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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 아흔아홉보다 귀한 나무 한 그루

839호 · 2016-03-26

여보게!

얼마 전 기도원에 있었을 때의 일이네.

내가 기도원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주변 지교회의 내 제자들과 성도들이 낙지며, 아구며 요즘 제철이라며 주꾸미, 심지어는 사슴까지 가지고 나를 찾아왔네. 생각해보면 나는 참 행복한 목사지.

마침 그날은 우리 기도원 식구들이 정읍으로 나무 한 그루를 실으러 나간 날이었네. 정읍교회 이은실 전도사가 10년 전에 하나님께 드린 나무인데, 이제는 가져올 때가 됐다고 해서 나간 거라네. 그런데 소식이 오기를 나무가 너무 커서 2.5톤 트럭으로도 안 된다는 거야. 나는 “이 차가 안 되면 다른 차는 될 것이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헬기로 하면 되지.”라고 말해줬지. 내가 경험이 있지 않은가. 애틀랜타 골프하우스에서 디스플레이 해놓은 앤틱을 그날 안 판다고 해서 다음 날 가서 산 경험 말일세.

그런데 아무래도 내가 가봐야 할 것 같더라고. 그래서 나를 찾아온 성도들에게 다녀와서 파티를 하자고 양해를 구하곤 정읍으로 갔네. 가봤더니 정말 어마어마하고 잘 생긴 나무였네. 한 뿌리에서 세 나무가 나와 거목이 된 대단한 나무였네. 그 상태로 운반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아 전문가인 집사님에게 나무를 좀 다듬으라고 해서 좀 성형을 했더니, 트럭으로 운반이 가능해졌지.

그런데 그때부터 일이 생겼지 뭔가. 나무가 있던 땅 주인이 노발대발하는 거였네. 이 땅을 팔 때 이 나무는 가져갈 거라고 약속한 거라 내주기는 해야 하지만, 그동안 가꾼 것은 이 사람들이었거든. 내가 그들이 운영하는 떡집에 간식을 사러 들어갔을 때, 그 부부가 기분이 많이 상해 있다는 것을 짐작했네. 그런데 10년 만에 교회로 다시 돌아온 함 집사 부부는 나에게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이 집 어머니가 우리 정읍교회 성도였다. 내가 업고 다니면서 기도 받으러 다녔다’고 전해줬네. 그 어머니는 5형제가 교회에 다니기를 평생 기도하다 돌아가셨다는 거였네. 나는 그들의 말을 듣고 땅 주인 부부를 만났다네. 내가 인사를 건네고 대화를 시작하자 그들 부부는 나에게 그간 맘이 상했던 이야기를 털어놨네. 예전에 다른 나무를 캐어가면서 뒷정리를 해주지 않은 일, 예수 믿는 사람들이 언행일치가 안 된다는 등등…. 그들은 이은실 전도사에게 몇 백만 원을 줄 테니 이 나무를 가져가지 말라고 했었나보네. 그런데 이 나무를 캐간다고 하니 그간의 불만이 봇물처럼 터진 거지. 나는 잠시 생각했네. 다른 사람들은 내가 너무 바빠서 이 현장에 못 올 거라고 했지만 함 집사의 아내는 무슨 일이 터져서라도 내가 정읍에 올 거라고 말했다는데, 하나님이 그 입을 주장한 것이라고. 이것은 당초부터 하나님이 이 나무를 통해 5형제를 구원하려고 만든 드라마였던 거지. 나는 그들에게 “이 나무는 당신들 것이요. 나는 가져가지 않겠소.” 하며, “씨를 뿌리면 알곡만 열리는 것이 아니라 가라지도 있는 법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 중에도 덕이 모자란 사람도 있지요.”라고 말했지. 그리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줬더니 그들이 내 손을 덥석 잡더군. 나는 “어머니의 뜻대로 예수 믿으라.”고 하고 밖으로 나와 나무를 원상복귀하고, 뒷정리도 깔끔히 할뿐더러 내일 와서 물도 주라고 지시했네.

나무 전문가인 집사는 이 나무를 서울로만 운송하면 1억은 족히 받을 수 있겠다고 안타까워했네. 또 이은실 전도사는 하나님께 드린 것이라며 속상해 했지만 이 나무를 통해 영혼구원이 되었음을 알고 기뻐했지. 이 나무 한 그루로 5형제를 구원했으니 이보다 더 감사한 일이 또 어디 있겠나.

여보게!

천하보다 귀한 것이 영혼인데, 그깟 나무 한 그루가 대수겠는가. 그 날 밤 나는 기쁨에 잠을 설쳤다네. 너무 기뻐서! 이건 부활절에 주님께 드린 나의 선물이었네. “죄인 하나가 회개하면 하늘에서는 회개할 것 없는 의인 아흔 아홉을 인하여 기뻐하는 것보다 더하리라”(눅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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