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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3호 목차 › 선교기행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823호 · 2015-12-04

하나님은 약속을 기업으로 받는 자들에게 그 뜻이 변치 아니함을 충분히 나타내시려고 그 일에 맹세로 보증하셨나니 (히브리서 6:17)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은 상대에 대한 진실과 배려다. 무슨 큰 물질이나 비싼 선물보다도 지극히 작은 배려라도 그 진심이 느껴질 때, 더욱 깊은 인상을 준다.

우리는 우루과이(Uruguay) 몬떼비데오(Montevideo)까지 독일과 아르헨티나(Argentina)를 거쳐 비행기로, 또 배로 옮겨 다니며 무려 사흘 만에야 도착할 수 있었다. 몸과 마음이 파김치가 될 만큼 지쳐있었다. 숙소는 도심 중앙에 위치한 래디슨(Radisson) 호텔 프레지던트룸을 실업인 협의회에서 준비해놓고 있었다. 그런데 숙소에 들어간 순간, 거실 벽에 걸려있는 대형액자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보통 호텔 거실 벽에는 그림이나 풍경사진이 걸려있기 마련인데, 놀랍게도 목사님의 사진이 크게 걸려있는 것이 아닌가? 그 사진에는 ‘핍박과 순교가 와도 예수는 증거되어야 한다’고 스페인어로 쓰여 있었다. 목사님이 얼마나 기뻐하셨는지 이 선교사나 라구나 목사가 어리둥절할 정도였다.

“이야, 모든 피로가 싹 사라지는구나. 어떻게 이런 생각을 다했니? 아주 내 사무실을 꾸며놓았구나. 너희들이 나를 아주 감동시켰어!”

목사님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방에 들어오셨을 때, 무엇으로 기쁘게 해드릴까 고민한 흔적이 배어있기에 그 배려가, 더구나 아주 탁월한 준비에 대견한 마음까지, 한 마디로 기쁨을 줄 수 있는 모든 요소로 목사님을 감동시킨 것이었다.

저녁에는 우루과이 교인들이 목사님 생신파티를 해드린다고 자신들은 1년에 한번이나 올까 말까한 고급음식점으로 준비해놓고 있었다. 부모가 온다고 저렇게 할까 하는 생각에 너무나 고맙고 감사했다. 그러나 그들은 목사님을 보고, 모시고, 함께 식사하는 것만으로도 1년의 행복을 맞바꿀 만큼 들떠있었다. 예쁘게 만든 케이크만큼이나 그들의 사랑과 배려가 정말 아름다웠다.

우루과이의 구스타보(Gustavo) 목사 부부가 목사님의 대형브로마이드 사진을 선물했다. 그리고 이어서 젊은 청년 둘이 벤츠마크가 선명하게 찍혀있는 골프세트 하나씩을 들고 들어오더니 목사님과 필자에게 선물했다. 상상할 수 없던 일이었다. 아니 상상조차 못한 일이었다. 드라이버나 퍼터 하나 정도가 아니라 풀세트로, 그것도 필자에게까지 준비한 것은 정말 몸 둘 바를 모를 정도였다.

이튿날 점심에는 우루과이 상공회의소장 파비안(Nestor Fabian, 44세)의 초청으로 몬떼비데오의 한 고급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그런데 약속시간이 좀 못되어 파비안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갑자기 쏟아진 비로 교통체증이 심해져서 집에 들러 의복을 갖추고 오려면 30분 정도 더 걸리겠다는 메시지였다. 목사님은 그의 말이 왔으니 그가 온 것이라며 역시 약속이 뭔지 아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채 5분이나 지났을까? 노타이에 재킷을 걸친 중년신사가 레스토랑 입구에서 두리번거리더니 우리 쪽으로 걸어왔다. 그였다. 30분 늦는다던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 어리둥절해있는데 그가 말하기를 집에 들려 의복을 갖추고 오려했는데 너무 늦을 거 같아 바로 달려왔다는 것이다. 목사님은 이런 그의 자세에 깊이 탄복하셨다.

“이야, 역시 성공자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전화로 메시지를 주었으면 그의 할 일을 다한 것인데도 약속을 지키고자 달려온 그의 생각이 멋있다. 약속을 생명으로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자세다.”

겉모습보다 내면의 약속을 중시하는 자세, 당신이라면 어떻게 했겠는가?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소책자 하나를 건넸다. 그런데 그 표지에 놀랍게도 베네수엘라(Venezuela)의 전 재무장관 겸 중앙은행총재였던 에드가르(Edgar), 목사님이 데이빗(David)이라 부르는 그의 얼굴이 크게 실려 있었다. 우리는 즉시 데이빗과 목사님이 함께 찍었던 사진을 휴대폰에서 찾아 보여주었다. 그러자 그의 표정과 자세가 급전환되기 시작하더니 여기저기 전화하고 난리가 났다. 데이빗은 현재 공직에서 물러나있지만, 남미 전역을 돌며 실업인 세미나를 개최하며 간증사역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 모임의 수장으로서 책자 표지를 장식하고 있었던 거다. 파비안이 놀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자신도 몸담고 있는 조직의 수장이 목사님께 아버지라 부르고, 기도 받는 관계라는 것을 알았으니 말이다.

그는 갑자기 말이 많아지며, 간증하기 시작했다. 목사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늦게 들었는데, 오시지 못할 거 같은 감이 와서 산에 가서 기도를 했단다. 우루과이의 많은 목회자들은 사업가를 키울 생각은 않고 사업가의 주머니만 쳐다보고 있어 답답하며, 생각이 작아 대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목사님은 나라와 민족을 살리는데 최우선의 사업은 교육 사업이며, 정치인보다 당신 같은 기업가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격려하셨다.

“나는 정말 여기 오지 않으려했습니다. 당신의 얘기를 듣고 보니 당신의 기도가 나를 여기로 오게 했군요. 내가 보니 우루과이는 지금 모든 것이 침체되어있습니다. 비록 작은 나라이지만, 싱가포르(Singapore)처럼 일류국가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교육 사업에 눈을 돌려 인재를 키우고, 몬떼비데오 항구를 남미 물류산업의 허브로 키워야 합니다. 외자(外資)뿐 아니라 민자(民資)를 적극 유치하는 겁니다. 당신의 위치면 대통령도 자주 만날 수 있을 것이니 이런 조언을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나라를 살리는 건 경제인들입니다. 당신처럼 믿음이 좋은 기업가들이 하나님께 기도하며 꿈을 키워간다면 반드시 이 나라가 도약하는 역사를 보게 될 것입니다. 라구나 목사도 함께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이 나라와 민족을 살려봅시다.”

또한 목사님은 따로 라구나 목사에게 조용히 말씀하셨다.

“파비안이 너에게 돈을 대준다고 해도 너는 단호히 말해야 한다. ‘나는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나는 이 나라와 민족을 살리기 원한다. 함께 힘을 모아 국가를 살리는 일에 매진해보자.’ 이번 집회가 너를 한 단계 격상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가 말한 것처럼 목사들이 돈이나 바란다는데, 너는 돈이 아니라 국가를 살리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그러면 파비안 뿐 아니라 많은 뜻있는 기업가들이 나타날 것이다. 꿈을 크게 가져라.”

식사를 마치고 함께 나와 광장을 지나는데, 파비안이 목사님께 요청했다.

“이 광장이 이 나라의 중심입니다. 여기서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목사님은 크게 감동한 표정으로 그의 머리에 손을 얹고 간절히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해주셨다. 광장을 지나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정말 역사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파비안이 주는 감동 역시 지극히 작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배려하는 진실이었다. 또한 국가를 사랑하는 애국심이 아니면 벌건 대낮에 광장 한가운데서 기도해달라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참으로 감동적인 몬떼비데오의 하루하루가 지나고 있었다.

한은택 전도사

henry88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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