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하여!
기성세대들이 자주 사용하는 ‘유도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은 일본말인데 그 뜻은 ‘융통성’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정작 일본인들은 ‘유도리’가 없습니다. 정해진 규칙과 기준을 철두철미하게 지키다 보니 우리나라 사람들 눈에 비친 일본인들은 속이 터질 정도로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한국인 유학생이 우동집에 가서 우동을 시켰는데 단무지가 세 쪽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금방 먹어치운 후에 단무지를 좀 더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다가온 종업원이 고개를 연신 조아리며 “죄송합니다. 저희 가게 규정상 단무지는 추가로 더 드릴 수가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유학생이 화를 억누르며 “돈을 더 드릴거니 조금만 더 주십시오.”라고 하자 또 고개를 조아리며 “죄송합니다. 저희 가게 규정상 단무지는 돈을 받고 판매할 수가 없습니다.” 했습니다. 화가 치밀어 오른 유학생이 우동 다섯 그릇을 더 시켜서 우동은 먹지 않고 따라 나온 단무지만 골라서 먹고 나왔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여름날 마당에 먼지가 나서 사장이 직원에게 마당에 물을 좀 뿌려 달라고 지시를 했습니다. 마당에 물을 뿌리고 있는데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그런데도 멈추질 않고 계속 뿌리고 있을 정도로 일본인들은 고지식하게 상사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을 시키면 그 일이 끝나기가 무섭게 담배부터 피워 뭅니다. 가까운 이웃나라지만 완전히 다른 모습입니다.
처음 일본 생활을 시작했을 때 신기한 광경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식당에서 밥을 푸는 직원이 그릇에 밥을 퍼서 계량저울에 달아서 정량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처음 그 일을 시작한 사람은 완전히 숙달이 될 때까지 2~3개월은 그렇게 실습을 한다고 합니다. 음식을 만들 때도 매뉴얼대로 기름의 온도를 맞추고 알람시계를 사용해서 정확한 시간까지 체크를 합니다. 모든 업무가 규격화 되어 있어서 일본 열도 어디를 가도 같은 프랜차이즈 식당에서는 똑같은 음식 맛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8년간의 일본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오니 유명한 김밥집들이 많이 생겨나 있었습니다. 한 집에 가서 김밥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동네에 있는 같은 김밥 집에 가서 김밥을 시켰는데 그 때의 실망감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일본에는 가업을 이어나가는 곳이 많습니다. 조상 대대로 그 일을 이어가니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양성 되고 명작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융통성은 없지만 정직, 정확한 그들에게 배울 점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재주가 많고 똑똑한 민족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우리가 배울 것은 정해진 규정과 기준을 철저하게 지켜가며 그 일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여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을 존경하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상화평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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