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와 마르다
우리는 성경속의 마리아와 마르다에 관한 이야기를 잘 알고 있다. 분주했던 마르다보다 주님의 말씀을 경청했던 마리아를 칭송하는 많은 설교와 기록들을 듣고 읽어 왔다.
나사로의 집에 서로 다른 두 자매가 있었던 것처럼 우리의 가정에도 마리아와 마르다가 있다. 주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따르는 데에만 온전히 집중했던 마리아처럼 부모님의 말씀을 잘 듣고 한 가지 일에만 전념하는 아들딸들이 있을 것이고, 한편으로는 집안의 소소한 일을 감당하며 분주한 마르다와 같은 자녀들이 있을 것이다. 과연 성경 속의 마리아가 칭찬을 받았던 것처럼 우리 가정에서도 그들만 칭송을 받을까?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박사논문을 준비하는 딸이 있다. 그 딸은 성경 속의 마리아처럼 온전히 자신의 일에만 전념하고 부모의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하는 사랑스런 딸이다. 그러나 박사논문을 준비하며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보내는 지금의 딸아이의 모습을 예전 집안의 대소사를 함께하며 지내던 모습과 비교해보면, 마리아처럼 살아가는 지금의 모습도 아름답지만, 마르다처럼 어미 곁에서 어미의 손발이 되어 함께했던 그 시절의 딸아이도 참 많이 사랑스러웠다.
우리 집의 그녀처럼 요즘 공부에 전념하고 자기계발에 온전히 몰두하는 자녀들이 많다. 그런 자녀를 배려하기 위해서 부모들은 그들에게 일체의 가사 일을 맡기지 않을 뿐더러 소소한 대화의 시간도 가능하면 줄이려고 한다. 그러나 부모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마음 한편은 많이 서운하다. 가족 구성원이 각자 자신의 일에 몰두해서 꿈과 뜻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가정은 서로의 아픔과 기쁨, 슬픔, 행복을 나누는 지상의 천국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는 인간지정이 사라지고 대화가 단절된 가정에서 자녀가 성공한다면 그것은 별 의미 없는 성공이 되지 않을까?
자녀의 성공을 위한 발걸음을 막으려는 것이 아니다. 주님의 말씀을 따라 그 한 가지에 집중하는 마리아의 삶도 좋지만, 가정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서라면 때로는 마르다처럼 이것저것에 관심 갖고 분주할 수 있는 마음의 씀씀이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때와 시기에 맞는 역할이 사회를, 가정을, 교회를 밝고 환하게 만든다.
오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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