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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4호 목차 › 성경에서 배운다

민낯 신앙

784호 · 2015-03-06

5년 전, 호주의 한 여성이 임신 27주 만에 쌍둥이를 조산하고 한 아이의 사망 선고를 받게 되었다. 믿을 수 없는 슬픔 속에 아이에게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그녀가 젖가슴 위에 아기를 올려놓았는데 이게 웬일인가? 몇 분 뒤, 기적적으로 아기의 호흡이 돌아왔다. 이후 엄마와 신생아가 맨 살로 서로의 체온을 느끼는 일명 ‘캥거루 케어’가 특별하고도 효과적인 신생아 케어법으로 떠올랐으며, 계속되는 연구를 통해 ‘캥거루 케어’가 신생아의 면역력을 높여주고 패혈증을 40%까지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졌다. 이러한 ‘캥거루 케어’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생명의 근원인 엄마의 품에 맨 살로 안겼을 때 기적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와도 썩 닮았다.

지금의 시리아이자 성경 속 아람 국의 구국 공신인 나아만 장군은 왕과 백성에게 인정받는 그야말로 크고 존귀한 자였지만 한센 병으로 고통 받고 있었다. 전쟁터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길에 백성들의 환호와 칭송을 듣고도 집에서는 갑옷을 벗고 살이 썩어 흐르는 고름을 닦아야 하는 신세였던 것이다. 더구나 당시 한센 병은 죄의 대가로 걸린 병이라 하여 돌로 쳐서 죽이거나 멀리 격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니 그의 괴로움은 참으로 절망적이었다.

그런 그에게 아내의 계집종이 이스라엘의 선지자에게 가면 나음을 얻을 수 있다는 그야말로 뜬구름 잡는 소리를 했다. 하지만 너무나 간절한 그였기에 왕에게 자신의 상황을 고했고 그를 신뢰한 왕은 기꺼이 그가 이스라엘의 선지자에게 가서 병이 나을 수 있도록 이스라엘 왕에게 편지를 써주기까지 한다.

그리고 그는 참으로 장군다운 모습으로 선지자 엘리사에게 나아간다. 말들과 병거, 종들을 거느리고 갑옷을 위엄 있게 차려 입은 채로 말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맨 살을 원하셨다. 엘리사는 자신의 상상과 달리 두 팔 벌려 환영하지도 않았고 그럴듯한 안수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문 앞으로 종을 보내어 더러운 요단강 물에 7번 씻으라고 할 뿐이었다. 왕이 부탁의 편지를 써줄 만큼 인정받는 능력도, 엄청난 말과 병거를 거느린 위세도, 근엄해 보이는 갑옷으로 꾸민 육체도 모두 내려놓아야 가능한 요구였던 것이다. 이는 잘 화장된 겉모습이 아닌 지칠 대로 지치고 상할 대로 상한 그 심령 그대로를 드러내야 비로소 하나님의 본체와 맞닿아 하나님이 직접 위로하실 수 있고 깨끗하게 하실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나아만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요단강 물에 7번 몸을 씻으며 깨끗하게 나음을 입는 하나님의 기적을 맛본다. 상상컨대 그가 종들 앞에서 하나, 둘 갑옷을 벗고 고름 가득한 자신의 몸뚱이를 드러내며 더러운 요단강에 7번씩이나 몸을 씻을 동안 온 몸과 마음으로 울었으리라. 하지만 그 덕분에 그는 맨 살로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고 병 고침을 받자마자 여호와 하나님만이 유일한 하나님임을 절절히 고백하게 된다.

하나님은 우리의 민낯을 원하신다. 연예인들처럼 자신감이 넘쳐 자랑하고픈 민낯이 아닌 슬픔, 고통, 죄성을 오롯이 드러낸 우리의 참모습 말이다. 이제 하나님 앞에서 만큼은 온전히 벗겨진 진실된 모습으로 서자! 그러한 우리의 심령이 하나님과 맞닿을 때, 우리 안에 놀라운 생명력이 샘솟고 온전한 평안 속에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시51:17).

하인명

renmi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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