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목사님
처음 이초석 목사님을 만난 것은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였다. 부모님을 따라 갔었던 올림픽공원은 어린 나에게 너무 넓은 곳이었고, 예배 시간은 또 너무 길고 지루한 시간들이었다. 매주 역도경기장 곳곳을 헤매며 시간을 보내던 나는 어느 이름 모를 선생님의 안내로 유초등부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그것을 계기로 내 안에는 믿음의 씨앗이 뿌리를 내렸고, 언제부터인가 부모님을 따라서 가는 곳이 아니라 손꼽아 주일을 기다리는 믿음의 자녀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평소 잦은 감기로 고생을 했었는데, 감기가 잘못되어 편도선 수술을 해야만 했다.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내게 수술은 감당하기에 너무 무섭고 끔찍한 일이었다. 그 때 나는 그동안 부모님을 따라 보아왔던 이초석 목사님의 ‘성령의 역사’가 떠올랐던 것 같다. 주기도문도 제대로 외우지 못했던 그 때, 나는 정말 간절히 기도하며 목사님께 편지를 썼었다.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지 않아도 내 편도선이 나을 수 있도록 목사님의 기도와 안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어찌어찌하여 부모님의 배려로 목사님을 만날 수 있었고, 편지를 읽으신 목사님께서는 선뜻 안수 기도를 해주셨다. 그리고 나에게 걱정하지 말라며 달콤한 초콜릿 한 상자를 선물로 주셨다. 나는 수술을 받지 않았고, 더 이상 편도선 약도 먹지 않았다. 하나님이 내 기도에 응답해주신 것이다. 그 때의 기도 응답은 20년이 넘은 지금도 나에게 소중한 밑거름으로 남아있음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게 믿음이 훌쩍 성장한 것 외에 또 나에게 찾아온 큰 변화는 이초석 목사님에 대한 나의 마음이었다. 어린 마음에 목사님은 너무나 무섭고,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었다. 이제는 목사님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감사한지 알지만, 그 시절에는 목사님과 눈만 마주쳐도 내가 뒤로 나가떨어질까 봐(^^) 목사님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었다. 하지만 목사님께서 그 날 주신 초콜릿 한 상자는 일종의 ‘사랑의 묘약’이었다. 그 날 이후, 목사님은 더 이상 무섭고 엄한 목사님이 아니었다. 그 시절의 나에게 목사님은 아버지보다 더 다정하고, 산타클로스보다 더 만남이 기대되는 멋진 분이셨다.
하지만 복이 복인 줄 알아야 그 복을 계속 받을 수 있는 법이다. 생명의 은인과도 같은 목사님과 넘치는 사랑과 은혜를 주신 예수님을 뒤로 하고 사춘기 시절과 대학 시절, 잠시 방황했었다. 그러다 문득 예수님의 품과 목사님의 인자하심이 떠올랐다. 그렇게 8년 만에 다시 찾아가 뵌 목사님은 그대로셨다. 낯설도록 훌쩍 큰 나를 두 팔 벌려 안아주시던 목사님은 부모님만큼 날 걱정하시고 날 위해 기도하시는 아버지이자 참된 목자이셨다.
대학 졸업 후, 진로 문제로 고민하던 나에게 목사님의 말씀은 삶의 등대가 되었고, 머뭇거리는 발걸음에 박차를 가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목사님의 응원은 어린 시절의 그 초콜릿처럼 다른 어떤 것보다 달콤하고 힘이 나는 ‘사랑의 묘약’이었다. 다시 돌아온 나에게 목사님은 롤모델(role-model)이자, 영적 아버지, 늘 사모하는 나의 목자 등 내 인생의 중요한 멘토가 되어 주셨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지지부진했던 나의 대학원 생활은 목사님의 말씀에 따라 움직이는 순간,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것처럼’ 속도가 나기 시작하였고,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목사님의 넘치는 기도와 응원에 부응하기 위해 목사님의 자랑스러운 ‘훈지’가 되겠다고 다짐해왔었다. 하나님은 한 번도 우리를 실망시키신 적이 없으시다. 특히나, 하나님이 아끼시는 이초석 목사님이라면 더욱 말할 필요도 없다. 목사님께 자랑이 되겠다던 나의 다짐과 기도가 일정 부분 응답받게 되었다. 봄부터 나는 강의를 하러 간다. 그것도 공군사관생도들에게 스피치 실습 강의를 하러 간다. 나의 학력과 능력으로는 얻을 수 없는 기회가 온 것이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은혜와 목사님의 기도 덕분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욥8:7)’는 말씀을 심비(深秘)에 새겨본다. 그리고 부족한 것 많은 나에게 기도와 말씀으로 응원해주신 목사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국문학교수 전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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