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은 이제부터 미가엘(Michael)!
금번 코스타리카(Costa Rica) 집회는 가브리엘(Gabriel Molina) 목사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최근 중미 집회를 열고 있는 과테말라(Guatemala)의 왈떼르(Walter) 목사가 연결시켜주었다.
산호세(San José) 공항에 도착하니 왈떼르 목사와 가브리엘 목사 가족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조금 늦게 도착한 이 선교사 일행과 만나 서쪽으로 약 1시간을 달려 산호세 근교에 위치한 뿐따레나스(Puntarenas)라는 곳에 도착하였다.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호수를 끼고 있어 매우 아름다웠다.
숙소에 여장을 푼 후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하자 가브리엘 목사가 목사님께 조용히 다가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곳 집회를 마치고 떠나시기 전에 다른 도시에서 하루 더 집회를 해주실 수 없겠습니까?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곳입니다.”
목사님은 아주 흔쾌히 답하셨다.
“좋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목회 30년을 해왔습니다. 이제 다시 새로운 30년을 시작하려 하는데 그 첫 집회로 방문한 곳이 이곳 코스타리카입니다. 나에게는 정말 큰 의미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나는 이곳에 오기 전에 분명히 기도한 것이 있습니다. 새로운 도시로, 새로운 나라로 복음의 문이 열리기를 기도했습니다. 기도의 응답입니다.”
물론 그 2시간이 결과적으로는 6시간이 되고 말았지만, 거기에는 하나님의 깊은 뜻이 숨어있었다(관련기사 1면).
이튿날 점심에 가브리엘 목사는 우리를 그의 자택으로 초청하여 정성스런 오찬을 제공해주었다. 거실 옆에 넓은 공간이 있기로 물어보았더니 사실은 이전 교회에서 시끄럽다고 쫓겨나 한동안 집에서 예배를 드렸다고 한다. 그 심정이야 오죽했겠는가? 그는 성도들과 함께 2년간 집에서 예배를 드리며 간절히 기도했다.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이전보다 더 좋은 곳으로 인도해주셔서 지금은 약 천 여명이 들어가는 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단다. 이 이야기는 현재 파라과이(Paraguay)에서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이 선교사에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응답이었다. 문제에 봉착하여 허둥대는 것은 하나님의 사람들이 할 일이 아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어떤 문제 앞에서도 의연한 자세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하는 사람이다. ‘기도만이 살 길이요, 기도의 부족은 모든 것의 부족’이라고 목사님은 늘 말씀하고 있지 않은가?
그날 저녁 가브리엘 목사 교회에서 집회를 가졌다.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 찬 성전에서 목사님은 설교하시던 중 계속해서 미가엘(Michael)을 불렀다. 몇 번이고 “미가엘, 미가엘” 하시기로 이 선교사도 누구를 부르는지 몰라 어리둥절하고 있었는데, 담임목사인 가브리엘 목사를 부르는 소리였다. 왜 목사님이 그를 ‘미가엘’이라고 불렀는지는 모르지만, 그 전에 공항에서 만나 이야기할 때, 언뜻 그런 언급을 하신 적은 있었던 것 같다.
“가브리엘 천사는 좋은 소식을 전하는 일을 맡은 천사이지요. 참 좋은 이름입니다. 그런데 하늘의 군대장관 미가엘 천사도 있지요. 이제는 악한 마귀의 세력을 쳐부수는 미가엘 천사처럼, 하늘의 능력을 받아 이 나라를 건지는 종이 되세요.”
그런데 가브리엘 목사의 자세가 놀라웠다. 그는 이튿날 숙소로 찾아와 자신의 이름을 ‘미가엘’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목사님이 ‘미가엘’이라고 부른 것을 우연이라 여기지 않고 믿음으로 받은 것이다. 성경에 많은 믿음의 선친들이 이름을 바꿔 하나님의 역사를 이룬 사건들이 있다. ‘아브람’이 ‘아브라함’으로, ‘사래’가 ‘사라’로,
‘야곱’이 ‘이스라엘’로, ‘사울’이 ‘바울’로,
‘시몬’이 ‘베드로’로 등등, 많은 예가 있다. 이제 가브리엘 목사는 미가엘 목사로서 코스타리카를 악한 세력으로부터 건지는 대역사의 주인공이 되리라 확신한다.
또한 자신의 아들 이름이 호엘(Joel)인데 목사님이 호수에(Josué)라고 계속해서 부르자 역사 아들 이름도 바꾸겠다고 말했다.
산까를로스(San Carlos)로 떠나는 아침, 교회협의회장인 프란시스코(Francisco) 목사가 찾아와 감사를 표했다. 목사님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자신에게는 큰 축복이라며 앞으로 모든 목회자들과 힘을 합하여 큰 집회를 열겠노라 말했다. 프란시스코 목사가 떠난 후 미가엘 목사는 조용히 목사님께 봉투를 내밀었다. 집회 헌금의 십일조라고 말했다. 사실 프란시스코 목사 교회에서도 목회자 및 실업인 세미나를 열고 헌금까지 걷어주었다. 그럼에도 그는 그냥 돌아갔는데, 미가엘 목사는 믿음의 기본이 되어있는 사람이었다. 목사님이 목회자 세미나에서 “목회자부터 먼저 심어야 목회에 물질의 어려움이 없을 텐데, 목회자들이 가장 인색하다.”고 하신 말씀을 그는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다.
집회를 다니며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들 모두가 하나님을 섬긴다는 사람이건만, 정말 하나님의 말씀대로 믿음은 모든 자의 것이 아니요, 내가 올 때 믿는 자를 보겠냐고 통탄하신 말씀이 새롭게 인식되는 순간이었다.
미가엘 목사는 우리가 떠나는 날, 공항까지 2시간이 넘게 걸리는 길임에도 온 가족이 공항까지 따라와 배웅해주었다. 믿음의 사람들은 의리 또한 확실한 걸 본다. 부디 미가엘이라는 그의 새로운 이름에 합당한 예수 그리스도의 용사로서 코스타리카에 우뚝 서는 하나님의 종이 되기를 소망한다.
한은택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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