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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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호 목차 › 객원컬럼

헌신은 의지의 문제다!

780호 · 2015-02-06

필자가 섬기는 교회의 부주방장은 올해로 17세. 이제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조우빈 군이다. 그가 주방 봉사를 시작하게 된 것은 2013년, 청소년 연합수련회가 그 계기가 되었다. 당시 중3이던 우빈군에게 ‘자기 것을 찾으라!’는 총회장님의 메시지는 진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선택한 것이 바로

‘일류 요리사’의 꿈이었다. 그 꿈을 이뤄나가기 위해 취득한 자격증만도 벌써 여럿. 그런 그를 예의 지켜보던 필자는 이런 제안을 했다.

“조 쉐프, 이왕 시작한 거 현장 일도 배우고 하늘나라 상급도 쌓게 교회에서 주방 보조가 되어보는 것은 어때요?”

어린 친구는 곧바로 ‘아멘’으로 화답했다. 학생이기에 주일 오전에 국한된 주방 보조의 일이지만 그렇게 시작된 봉사가 벌써 1년을 훌쩍 넘기고 있다. 어설프기만 했던 칼질도 이젠 제법 자세가 나온다. 반찬도 맛깔스럽게 척척 담아낸다.

어지간한 성도들도 부담스러워하는 주방일. 여름엔 온 몸이 땀에 절고, 겨울엔 손발이 오그라드는, 결코 쉽지 않은 그 일을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묵묵히 감당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아주 쬐~끔 늦은 결혼을(아직은... 40대니까) 준비하기 위해 한 주간 자리를 비워야 했던 주방장 자매님 대신, 부주방장으로서 그 빈자리를 부족함 없이 메워주기도 했다. 기특하기 그지없다. 어리지만 자기가 속한 소속감과 애정이 남다르고, 나아갈 삶의 방향 또한 분명하다. 그러고 보니 믿음과 헌신은 나이와, 또 직분과는 무관한가 보다.

충북 음성에 있는 꽃동네 입구엔 웬 남루한 옷차림을 한 할아버지의 동상이 서 있다. 고(故) 최귀동 할아버지다. 동상 옆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다.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

일제에 강제 징용당해 어디 성한 곳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몸이 망가진 최 할아버지. 귀향해 보니 부자였던 고향집은 폐가가 되어 있었고, 가족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져 생사조차 알 수 없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하루하루를 연명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병들어 구걸조차 나가지 못하는 십 수 명의 거지들에게 밥을 얻어다 먹였다고 한다.

그렇다. 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남을 도울 수 있다! 헌신은 의지의 문제지 결코 여건의 문제가 아니다. 헌신할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지, 시간이 어떻고, 능력이 어떻고 하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비단 봉사뿐만이 아니다. 기도도 그렇고 전도 또한 마찬가지다.

바쁘다는 이유로, 먹고 사는 게 팍팍하다는 이유로 점차 은혜의 자리, 헌신의 자리에서 멀어진 영혼들을 간혹 대한다. 스스로 자신의 삶의 방향은 제대로 설정되었는지 자문자답해 보라! 은혜의 자리, 헌신의 자리를 사수하라!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느니라”(눅16:10).

신현명 목사

yeddo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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