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은 멸망으로 이끄는 악이다
한 때 세계 5위의 경제대국으로 한껏 자존심을 드높였던 아르헨티나(Argentina). 그러나 지금은 국가부도의 위기까지 몰리며 끝없이 침몰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몰락의 단면은 멀리 갈 것도 없이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의 거리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고풍스런 유럽풍의 건물들이나 조각들, 아름다운 공원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충분히 명품도시로 만들어줄 법함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한 도시 관리로 공원은 도처에 개똥천지고, 거리는 정말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시민의식도, 국가의식도 찾아볼 수 없다. 데모가 났다하면 고속도로를 점거한 채 타이어를 불태우기 일쑤고, 공권력은 그런 소요사태에 그저 무기력한 대응뿐이다. 그들 스스로도 우민(愚民)화정책의 결과라 고백한다. 목사님이 그토록 교육을 설파하시는 이유를 바로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국가가 교육에는 힘쓰지 않고 오히려 중우(衆愚)정치로 기득권만 유지하려 한다면, 단언컨대 그 나라의 미래는 없다.
아르헨티나 뽀사다스(Posadas)에서 파라과이(Paraguay) 엔까르나시온(Encarnacion)으로 국경을 넘는 다리위에 지체중인 차 안에서 목사님은 이 선교사에게 청소운동을 전개하자고 제안하셨다.
“아르헨티나를 보니 거리가 너무나 지저분하더라. 게으른 국민의식을 바꿀만한 리더십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키르기스스탄(Kyrgyzstan)에 갔을 때, 미래 대통령을 꿈꾸는 국영 텔레콤 부회장 자미르에게도 이 청소운동을 전개하라고 제안했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면서 그가 미국으로 망명하는 바람에 무산된 적이 있었다. 누군가 나서서 이러한 운동을 전개하면 깨끗해지는 거리를 보며 생각이 달라지고, 동참의식이 생기게 마련이다. 한국의 새마을운동이 대표적 사례였다. 우리 교회가 이 일에 앞장서야 한다. 어깨띠를 두르고 매주 월요일이나 한 번씩 아침에 모여 빗자루를 들고 거리를 청소하는 운동을 시작하면 거리도 깨끗해지고, 시민들도 동참하게 될 것이고, 언론이 관심을 보일 것이고, 시나 정부에서도 주목하게 될 것이다. 이는 한두 번하고 관둬서는 안 된다.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전국적 운동으로 확산되어 이 나라가 새롭게 개조되는 역사가 나타날 것이다. 또한 이 운동은 우리 교회를 알리고 전도에도 효과적인 운동이다. 오늘 이 생각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이 선교사는 즉시 빗자루와 쓰레받기 300개, 쓰레기봉투 등을 준비했다. 또한 한국에서 보낸 구호물품 중에서 조끼를 개조하여 성도들에게 입혔다.
우루과이(Uruguay) 성도들까지 참여한 청소운동은 약 200여 명이 두 조로 나뉘어 도시의 거리 및 공원주변을 청소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동참한 이 운동에 상가의 시민들이 나와 조끼에 적힌 교회 이름을 보고는 어느 교회인지 묻는 등 관심을 표하며 격려했고, TV 카메라 기자가 나와 청소운동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기도 하였다. 또한 목발을 짚고 있던 성도가 길거리에서 목사님의 안수를 받고 고침 받아 걷는 역사도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환성을 올리며 박수를 치는 광경이 참으로 이채로웠다.
약 1시간에 걸쳐 상가도로와 중앙공원 주변을 청소하며 비록 다리가 아프고 힘들었지만, 참석한 성도들 모두 큰 보람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목사님은 참여한 성도들, 특히 어린 성도들을 격려하셨다. 산교육이 따로 없었다.
“오늘 함께 청소하니 얼마나 깨끗하고 좋은가? 마음까지도 상쾌하고 보람을 느낄 것이다. 더러운 것은 게으르기 때문이다. 게으름은 곧 무책임이요, 반드시 제거해야할 악이다. 여러분이 지극히 작은 내 주변부터 깨끗이 하는 습관을 가지고 매사 부지런히 책임을 다한다면, 이 나라는 반드시 남미에 우뚝 서는 나라로 성장해갈 것이다.”
목사님이 그토록 TV 방송을 통하여 강조하셨던 교육이란 화두가 실질적으로 구현되는 현장이었다.
한은택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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