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는 감사하는 자의 것이다!
라디오 DJ와 여러 예능을 통해 입담을 과시하며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개그우먼 김신영에게 뜻밖의 약점이 있는데, 그것은 책이나 대본 등, 글을 잘 읽지 못하는 난독증이다.
그녀가 어느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다. 그런데 청취자의 사연을 낭독해주는 코너에서 갑자기 난독증세로 사연을 한 줄도 읽지 못하게 됐고, 이 방송사고로 인해 몇 년간 방송 출연의 기회도 잃게 되었다. 이때 선배였던 정선희는 격려와 함께 용돈을 건넸고, 김신영은 그 돈으로 위인전집을 사서 큰소리로 읽으며 난독증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마침내 정선희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청자의 사연을 물 흐르듯 읽어냈을 때, 두 사람은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 그리고 훗날 정선희가 가정사로 사람들의 뭇매를 맞고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김신영은 연예대상에서 수상소감을 밝히며 자신을 여기까지 이끌어 준 정선희에 대해 당당하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자신의 이름을 말하기만 해도 오히려 비난의 화살을 받을 것이 뻔한 상황에서도 감사를 표했던 김신영에게 정선희는 되돌려 받은 사랑이 더 크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나는 이 사연을 들으며 묵묵히 생각해 봤다. 세상에 은혜를 베푼 자가 더 적을까, 아니면 그 은혜에 감사하는 자가 더 적을까? 물론 감사하는 자가 훨씬 적고, 그래서 자신이 받은 은혜를 누리는 자가 더 귀한 것 같다.
필자가 직장에서 업무를 통해 응급한 환자와 중국인 환자들을 상담한 건이 1만 건이라고 했을 때, 나에게 다시 연락을 취해 직간접적으로 감사를 표한 환자들은 10건 정도밖에는 안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서운하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하지만 다시 연락한 10명이 얼마나 대단하고 멋진 사람들이었나 하는 감탄의 마음은 크다. 10명의 문둥병자를 고쳐주신 예수님에게 다시 돌아와 감사를 표한 자는 고작 1명뿐이었고, 그런 그에게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가 임했다고 말씀하신다. 몸이 나은 것은 10명이지만 영혼의 구원까지 얻을 수 있었던 자는 마지막까지 감사를 잊지 않은 1명이었다는 것이니 이 얼마나 크고 비밀한 일인가 말이다.
돌아온 탕자의 비유에 첫째 아들, 동생을 반기는 아버지를 향해 “내가 여러 해 아버지를 섬겨 명을 어김이 없거늘 내게는 염소 새끼라도 주어 나와 내 벗으로 즐기게 하신 일이 없더니”(눅15:29)라고 불평한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의 모든 것을 허락 받은 은혜 안에 있었음에도 그것에 대한 감사가 없어 그것을 누리지 못한 것이다. 그가 과연 뒤늦게 아버지의 은혜를 깨달은 탕자보다 더 복되다고 할 수 있을까?
은혜는 주는 자도 중요하지만 받는 자의 감사에 따라 그 크기가 결정되는 것이다. 오늘 우리가 감사하므로 누릴 은혜의 크기는 과연 얼마인가?
하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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