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모든 자의 것이 아니다
과레나스(Guarenas) 집회를 배설한 그레고르(Gregor) 목사는 성공적인 집회를 마치고 사석에서 이런 말을 했다.
“저는 이번 집회를 통해 하나님의 능력을 확실히 경험했고, 목사님의 그 능력을 저에게 주고 가셔야 합니다. 사실 야외집회가 불허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 저는 오히려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이는 온전히 나를 위한 집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듣고 있던 라구나(Laguna) 선교사가 그 말을 받아 이렇게 말했다.
“엘리사는 제 몫입니다. 목사님의 능력을 이어받을 사람은 처음부터 저입니다. 그건 탐내지 마세요.”
라구나의 발언에 모두가 함께 웃었지만, 사실 소름 돋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야외집회가 취소된 것이 오히려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기회를 주신 거라 믿은 그레고르 목사나, 목사님의 능력을 받을 사람은 오직 자신이라고 믿는 라구나 선교사나 그 믿음 자체가 놀랍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목사님도 그 부분을 매우 높이 평가하셨다.
“이것은 아무나 갖는 믿음이 아니다. 믿음은 모든 자의 것이 아니요,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믿음이다. 정말 대단하다.”
집회 후 이튿날 주일예배를 위해 카라카스(Caracas)로 이동했다가 다시 숙소가 있는 과레나스(Guarenas) 와서 자고, 또다시 이튿날 공항으로 간다는 말에 목사님은 공항 근처로 숙소를 옮기라고 지시하셨다. 아무리 경찰들이 에스코트를 해준다 해도 러시아워에 움직이려면 1시간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급히 방을 구하려하니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루이스 목사가 지혜를 발휘했다. 가르시아 주지사에게 부탁한 것이다. 그러자 바로 공항 근처에 방을 구할 수 있었다. 목사님은 루이스 목사가 내 설교를 제대로 들었다며 크게 기뻐하셨다. ‘영향력 있는 자를 활용하는 것이 지혜’라는 세미나의 설교를 루이스 목사는 그대로 실천한 것이다.
공항 근처 숙소로 옮기자마자 9월의 발렌시아(Valencia) 집회를 준비 중인 인사가 찾아왔다. 대형집회를 많이 해본 사람이고, 석유재벌을 끼고 있어 최소한 10만 이상의 대형집회를 열 수 있고, 목사님을 최고 일류로 대접한다는 말들이 이 선교사를 통해 들려오곤 했었다. 목사님은 그런 말이 나올 때마다 사람을 자랑해선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이곳만 해도 지난 1월에 뭐라고 했었는지 아는가? 바르가스 집회보다 더 큰 집회를 할 수 있다고 장담했지만, 야외집회가 불허되지 않았던가? 내일 일은 알 수 없는 거다. 그리고 나를 대접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나는 그런 일엔 관심이 없다. 오직 집회가 성공해야 한다.”
막상 그들을 만나 실상을 들어보니 떠돌던 말과는 많은 괴리가 있었다. 돈 많은 스폰서가 따로 있다는 것은 낭설이었고,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스폰서를 구하고, 세미나에 참가비를 받아 충당하려는 계획이었다. 목사님은 그들에게 허심탄회하게 말씀하셨다.
“나는 걱정하는 게 있다. 나를 불러 집회를 하고 나서 적자로 인해 시험 드는 일이다. 최소한 손해는 보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 집회를 배설한 사람이 진정 그날을 소망하며 돈에 상관없이 많은 영혼들을 구했다는 기쁨만으로 만족한다면야 금상첨화겠지만, 현실은 현실인 것이다. 따라서 집회에 소요되는 비용들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계획을 잘 세워야 할 것이다. 나는 기도할 수 있는 방 하나에 하루 두 끼만 먹여주면 된다. 나나 우리 일행을 대접하는데 돈 쓸 생각 하지 말고, 집회 성공에만 집중해주기 바란다.”
언제 우리가 내일 일을 알고 움직였던가? 오직 하나님의 도우심과 성도들의 기도가 있기에 이 길을 15년 째 가고 있는 것 아니던가! 뚜렷한 현실인식을 가지고 철저히 준비하는 자만이 단 열매를 따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은택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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