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옷장 정리
문자 그대로 완연한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때다. 한낮의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잔잔하며, 이제 곧 이곳저곳에서 연둣빛 새싹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한낮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두꺼운 점퍼 대신 입을 만한 옷을 찾기 시작한다. 장롱 여기저기에 넣어둔 옷들을 꺼내어 본다. 그리고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겨우내 묵었던 먼지를 털어내고, 화사한 봄기운이 젖어들 수 있도록 구석구석 닦아낼 것이다. 그래서 3월은 봄맞이 옷장 정리의 계절이고, 봄맞이 대청소를 하기에 좋은 시기이다.
올해 초, 우리는 복 받는 한해가 되기 위해 노력하자는 다짐을 했었다. 그리고 많은 계획을 세우고, 실천에 옮기며 복 받는 한 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시간 동안 계획을 세우면서 숨고르기를 했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몇 가지 점검과 확인, 그리고 정리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먼저 계절에 맞고, 활동하기에 좋은 옷들을 다시 꺼내는 것처럼, 그동안 덮어 두었던 신앙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하나님을 향한 나의 믿음과 사랑은 변함이 없는지, 주님의 말씀을 주야로 묵상하며 무시로 기도하겠다는 나의 작은 계획들은 계속해서 지켜지고 있는지, 내가 언제 어디에서 어떤 일을 당할지라도 주만 바라보고 진심으로 감사할 수 있는지,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사람으로 살 수 있는 신앙 상태로 준비되어 있는지 점검해봐야 하는 것이다.
봄이 시작되기 전에 옷장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기억 저편에 있던 옷을 입어 보지도 못하고 한 계절이 끝나버리게 된다. 마찬가지로 신앙 상태의 점검 없이 일상에 몰입하다보면, 하나님 중심으로 살고자 했던 내 믿음의 기도들이 퇴색될 수 있고, 자칫 하나님께 간절히 갈구했던 믿음의 기도들이 기억 저편으로 잊어지고 삶에 찌들어 무감각해질 수 있다. 그러니 봄맞이 옷장 정리를 하듯이 우리의 신앙 상태를 재확인하면서, 묻어뒀다 잊은 기도는 없는지, 주님을 향한 내 첫사랑은 그대로 있는지, 주님과의 약속은 지키고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할 것이다.
신앙 상태의 점검이 끝났다면, 그 다음은 무엇을 해야 할까? 구습과 타성에 젖어 묵은 먼지 쌓이듯 나태해진 내 믿음의 상태를 청결하게 하는 대청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점검 과정에서 빠진 부분, 잊었던 부분들을 차곡차곡 정리하고 채워 나가며, 버릴 것은 버리고, 회개할 것은 회개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주님 앞에 온전한 믿음의 소유자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굳건한 믿음으로 주님께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내 영혼의 상태를 깨끗하게 청소해보자. ‘큰 자가 되기 전에 깨끗한 자가 되라’고 하신 목사님의 말씀을 새삼 되새기면서, 주변 환경을 청소하는 것처럼 우리의 신앙 상태도 청결하게 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그러면 아마도 봄날의 따뜻한 햇살을 온 몸으로 느끼듯이, 하나님의 크고 놀라우신 사랑을 온 몸과 맘으로 느끼는 충만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전훈지
ppjee@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