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장점을 키우자고요
우스갯소리로 사람들끼리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학교에선 국영수를 잘 해야 사랑 받고, 사회에선 예체능을 잘해야 사랑 받는다고요. 무슨 말인가 하면, 직장에서의 인기비결은 회식 때 썰렁한 분위기를 재미나게 띄우는 엔터테이너 기질이나 동네 노래방을 한 순간 슈퍼스타K처럼 만들어버리는 노래 실력, 야유회에서 빅토르 안 선수마냥 뒤쳐진 우리 팀을 1등을 만드는 운동 실력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그 인기는 때론 윗사람에게 인정받는 지름길이 되곤 합니다.
워낙 타고난 음치라서 사람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걸 벌 서는 것보다 싫어했던 저로서는 신입생 때나 신입사원 때마다 거쳐 가야 하는 술자리, 노래방 코스가 불편하고 부담스러웠습니다. 차라리 술이라도 진창 마셔서 정신줄을 확 놓아버리면 좋으련만, 술 한 모금 안 마신 100% 맨 정신으로 버텨야 하는 그 시간들은 고문이 따로 없었지요. 앞에서 잘 노는 사람들을 보면 겉으론 안 그런 척 하면서도 속으로 엄청 부러워한 것도 사실입니다.
한 번은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혼자 노래방에 간 적이 있습니다. 18번이라도 만들어 놔야겠다 싶어서요. 아는 가요를 틀고 노래를 부르는데 그렇게 노력하는 제 모습이 기특해 보이기는커녕 엄청 초라해 보였습니다. 남에게 잘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들면서까지 이렇게 해야 하나, 이런 회의감이 들어 노래방 시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문을 열고 나와 버렸지요.
그 때 내린 결론이 있습니다. 노래를 잘하고, 분위기를 잘 띄우고, 운동을 잘하는 것도 토익이나 컴퓨터 자격증과 같이 사회생활에 있어 무척 중요하고 꼭 필요한 능력 중 하나라는 것을요. 그리고 그 하나를 저는 가지지 못했다는 것을요. 하지만 그 하나가 없다고 좌절하거나 그것을 가지려고 억지로 괴로워하면서 노력하는 대신, 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능력 하나를 더 크게 키워나가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저는 평소 엉덩이가 무거워서, 해야 할 일이 있으면 꼼짝 않고 몇 시간씩 집중하곤 하는데요. 어떤 일이건 제게 들어오면 무거운 엉덩이로, 그 이상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요. 전 그게 회식보다 노래방보다 몇 백배나 즐거웠습니다. 그 결과랄까요, 한번은 제 연차에선 받을 수 없는 최상의 인사고가를, 매번 남들보다 더 많은 보너스를 받았지요. 윗사람에게 사랑 받은 건 물론이고요.
흔히들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 되냐’ 라고 말하지요. 반대로 수박을 끓인다고 맛있는 호박죽이 되는 건 아닙니다. 호박은 호박의 맛을, 수박은 수박의 맛을 키우고 높일 때 빛이 나는 것이지요. 故스티브 잡스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생의 시간은 정해져 있다. 남의 인생을 사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마음과 직감을 따를 용기를 갖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토기장이 하나님이 만든 최고의 작품이지요. 남의 것이 아닌 나의 것을 갈고 닦을 때, 우리 인생은 더욱 더 빛이 날 것입니다. 아주 멋지게.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주인의 쓰임에 합당하여 모든 선한 일에 예비함이 되리라”(딤후2:20).
신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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