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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것으로 주시는 하나님

721호 · 2013-12-20

“하나님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 없으시고, 언제나 공평과 은혜로 나를 지키셨네.”

지난 한달 간, 내 입에서 가장 많이 흘러나온 찬송이다.

작년 가을, 우연한 계기로 참가했던 축제가 있었다. 제주도 올레 걷기 축제였는데, 트레킹이 지겹지 않게끔 곳곳에서 공연과 연주회가 열려 눈과 귀와 마음이 가벼워지는 축제였다. 좋은 것은 함께 나누고 싶은 게 인지상정.

그래서 올해 1월부터 20여 명이 축제에 참가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시작했다. 회비도 걷고, 올레 코스를 사전답사도 하고, 좀 더 저렴한 비행기 티켓을 구하기 위해 저가 항공사 사이트를 하루 간격으로 들여다보았다. 제주도의 맛집을 뒤지고, 안락하면서 교통 환경이 좋은 숙소를 물색하고, 렌터카와 버스 대절 요금을 비교하면서 어느 것이 더 경제적이고 편리한지 고민을 하고, 등등등.

축제가 다가올수록 내 마음은 소풍가기 전의 어린 아이처럼 붕붕붕 설레기 시작했다. 축제에서 즐길 수 있는 간식거리를 미리 사두고, 첫 단체 여행을 기념하기 위한 수건도 제작하고 이제 출발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근 6개월 동안 준비해 온 여행이 취소되었다. 이런저런 사정들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결정된 사항이라 이해할 수 있었다. 솔직히 화가 많이 났었다. 화가 난 이유는, 여행 취소의 이유들이 이해가 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납득이 되지 않아야 덜 억울할 텐데 이해가 되고, 납득이 되니 더 속이 상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방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한참을 울고 일어났더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언제부터 내 뜻대로 살았나?’ 하는 생각이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16:9)”는 말씀도 기억이 났다. 항상 주님 보시기에 합당한 자녀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으면서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자리에서 바로 모든 억울함과 아쉬움을 털어내었다. “주님, 주님이 보시기에 합당한 시기와 때에 꼭 다시 떠날 수 있도록 인도해주세요. 더 좋은 상황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하고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리고 며칠 뒤, 나는 여행을 가게 되었다. 더 좋은 사람들과 더 좋은 장소에서 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그 여행을 통해서 위로와 안식을 얻으며 마음의 평강을 얻을 수 있었다. 어디로 갔었는지, 누구와 갔었는지는 비밀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은 ‘정말로’ 더 좋은 것으로 주시는 분이라는 사실이다.

인간적인 생각으로 잠깐 동안 속상해했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내 믿음의 나무는 한 층 더 자라날 것이라 확신한다.

전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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