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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있고 서글픈 에브라임 지파 이야기

686호 · 2013-04-19

이스라엘 12지파 중 에브라임 지파는 요셉의 아들로 그 당시 최고의 존망을 받던 지파임에 틀림없다. 애굽 생활 중에 가장 높은 자리, 은혜 베푸는 자리에 있었을 것이고, 출애굽해서 가나안땅에 들어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지도자 여호수아의 가문이었으니 말이다.

아마도 오늘 성경 이야기를 보니 이들 에브라임지파 사람들도 스스로 그렇게 생각한듯하다. 자신들이 이스라엘 12지파 중 가장 존경받고 머리가 됨이 마땅하다고.

사사기 7장 24절 ~ 8장 3절에 에브라임 지파사람들은 미디안과 전쟁에 승리한 기드온을 도와 끝물에 패잔병들을 죽이며 약간의 도움을 주었다. 나루턱을 지키고 있다가 동편 땅으로 도망치는 적을 쳐 죽인 것이다.그런데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이 느닷없이 패잔병들을 좇느라 정신이 없는 기드온에게 나와 시비를 건다.

“네가 어찌하여 우리를 무시하고 전쟁에 나갈 때 처음부터 우리에게 도와달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아마도 이스라엘 전체 지파 중에서 자신들이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기드온은 온유하고 겸손한 사람이다. 그의 대답이 그들의 시비를 그치게 하고 돌아가게 했는데, 기드온의 답인즉 이랬다. “에브라임의 끝물포도가 우리의 맛물 포도보다 낫지 아니하냐?” 즉, “너희 공이 훨씬 크다. 우리가 전쟁은 시작했지만 마무리는 너희가 지었으니 얼마나 큰일을 했느냐?”고 추켜 세워준 것이다. 기드온은 이 일로 인해 이스라엘 지파들 간에 분열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랬더니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이 으쓱해서 돌아간 것이다.

문제는 사사 입다 시대에 터졌다. 한번 재미를 본 에브라임 사람들이 사사 입다 시대에도 동일한 일을 저지른다. 암몬군대와 전쟁하여 승리하고 돌아온 입다에게 온 군대를 이끌고 와서 또 시비를 건다. “네가 어찌하여 우리를 무시하고 전쟁을 치르면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느냐?”고.

이때 입다는 서원한대로 자기 외동딸을 번제물로 드리는 큰 아픔을 겪고 난 뒤였다. 심정이 말이 아닌 상태인 입다를 건드린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천불이 끓고 있는 입다에게 에브라임 사람들이 기름을 부어댔다. 그리고 입다는 기드온과는 출생배경도 성장과정도 다른 사람이다.

그는 첩의 자녀로 태어나 모진 멸시를 받다가 형제들에게 쫓겨났다. 한을 품은 그는 비류들을 모아 마치 마적단처럼 부하들을 거느렸던 사람이었다. 잘못 건드린 것이다. 제대로 임자를 만난 것이다.

사사기 12장에 화가 치민 입다는 에브라임 군대를 쳐서 사정없이 다 죽였다. 뿐만 아니라 도망자들까지 추적하여 요단강 나루를 지키고, 통과하는 자들마다 ‘십볼렛이라 해보라’ 하여 ‘씹볼렛’이라하면 에브라임 사람으로 간주하고 모두 쳐 죽였다. 이날 무려 42,000명이 죽었다. 에브라임 성인남자 거의 대부분이 죽었다고 볼 수 있다.

민수기 1장에 광야생활 시작할 때 인구조사를 했는데, 그때 에브라임 성인남자의 수가 40,500이었고, 민수기 26장에 40년 광야생활 후 다시 인구조사 했을 때, 그들은 32,500명이었다. 따라서 그 이후부터 입다 당시까지 약 300여년이 흐르는 동안 각 지파마다 인구가 많이 증가했을 것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에브라임의 장정 42,000명이 한꺼번에 죽임을 당했다는 것은 에브라임 지파에 있어서는 치명타였을 것이다. 자기 조상들을 생각하고 더 겸손했어야할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이 우쭐하여 거들먹거리다가 만날 일을 만난 것이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넘어짐의 앞잡이다. 교만은 마귀의 뒤를 따르는 길이다. 교만이 오면 욕도 오고, 다툼도 온다. 옛 어른들이 “무엇이든지 자랑하지마라. 자랑 끝에 불붙는다.”고 하셨다. 돈 자랑하면 그 돈 때문에 어려운 일이 오고, 자식자랑하면 그 자식 때문에, 명예, 권력, 배경…….

압살롬이 자랑하던 머리가 상수리나무에 걸려 죽임 당한 것처럼, 사슴이 자랑스러워하던 뿔이 덤불에 걸려 맹수의 밥이 되듯이, 느부갓네살 왕도 사울왕도 모두 이 덫에 걸린 것이다. 교만하여 거만 떨고, 사람 무시하고, 안하무인인 사람은 곧 망할 사람이다. 그런 자의 곁에 머무르면 함께 망한다.

수년전에 어떤 정당이 자기들 숫자만 믿고 거들먹거려 대통령을 탄핵했다가 역풍을 맞고, 지금 대통령이 당시 대표로 나와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다니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런즉 (스스로)선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10:12).

“사람이 교만하면 낮아지게 되겠고 마음이 겸손하면 영예를 얻으리라”(잠29:23).

이시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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