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불복(福不福) 인생관
모 방송국에서 몇 년 째 인기리에 방영되는 주말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식사와 잠자리를 두고 치열한 게임을 펼친다. 게임의 종류와 상관없이 결과는 복불복이다.
MC들은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게임에 임한다. 한겨울에 입수를 하는 것도, 맨 주먹밥을 먹는 것도 이 사람들은 나만 아니면 된다. TV를 시청할 때에는 함께 웃느라 정신이 없지만 내 주변을 돌아보면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 복불복 정신은 마냥 웃을 일만은 아니다.
며칠 전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갔다. 영화가 끝나고 어두운 상영관을 빠져 나오는데 누군가 음료수가 가득 든 컵을 떨어뜨렸다. 사람들은 뒤에서 밀려오고 컵 속의 내용물은 상영관 바닥에 흩어졌다. 그 앞에 있던 나의 동행인은 바지 전체에 음료수가 묻어 옷이 엉망이 되었다.
그런데 음료수를 쏟은 사람은 미안해하는 기색도 없이 키득거리면서 극장 밖으로 나갔다. 상영관 밖에서 그 사람을 불러 동행인의 바지를 보여줬다. 그리고 나는 상영관 안을 치우던지 극장 직원에게 사과할 것도 요구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어이없다는 표정이다. 내 집, 내 옷이 아니니 음료수쯤 흘려도 상관없다는 태도였다.
사람들은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불행한 일을 당한 사람들이나 각종 사건사고들을 볼 때, ‘강 건너 불구경 보듯’ 한다. 인생은 복불복이니, 내가 관련된 일이 아니면 더 이상 신경 쓸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는 그런 복불복 인생관을 버려야 한다.
마음이 완악했던 바로는 출애굽하려는 모세를 방해하였다. 모세는 출애굽이 하나님의 뜻임을 바로에게 여러 이적을 통해 보여주었지만, 바로는 그 일들에 관심도 가지지 않았다. 결국 바로는 자신의 장자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애굽 전체에 큰 부르짖음이 일게 했다. 나일 강이 피로 변하고, 개구리 떼와 메뚜기 떼가 덮쳐서 백성들이 힘들어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그였다(출7장~12장).
복불복 인생관은 마음이 완악한 바로의 태도와 다를 바가 없다.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어도 최소한의 관심과 배려는 하나님의 자녀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소양이다. 타인의 일에 오지랖 넓게 간섭하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 주변의 이웃들이 어려운 일을 당하거나 힘든 상황에 닥쳤을 때, 관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작은 관심이 이웃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관심들이 모여 이 세상이 좀 더 화목하고 따뜻해질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하나뿐인 자신의 아들을 희생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의 은혜에 작은 실천으로 보답할 수 있는 길이다. 나부터, 우리부터라도 복불복 인생관을 버리고 우리 주변을 돌아보는 사랑의 인생관을 세우면 좋을 것 같다.
전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