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령이 가난한 자의 상태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마5:3).
‘심령이 가난한 자’는 하나님의 나라를 소유한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떠한 사람을 말하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문자적인 뜻은 금방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가난하다’라는 말은 헬라어 ‘프토코스’를 번역한 말인데, 원뜻은 ‘파산을 당하여 남의 도움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상태’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 앞에서 파산을 당하여, 하나님의 도움이 없이는 스스로 설 힘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상태’를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 같아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었지만, 마음으로 깨달아지지는 않아서 아쉬움이 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지인의 돌잔치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맛깔스런 뷔페음식을 접시에 담아 놓고 첫 번째 음식을 삼키는 순간, 그 즐거움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첫 술에 배부른 게 아니라, 첫 술에 식도가 막혀버린 것입니다. 곧바로 목 걸림과 호흡곤란으로 인해 고통이 시작되었고, 돌잔치가 마무리 될 때까지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잔칫집에 민폐를 끼치기 싫어서 겉으로는 웃었지만, 속은 타들어갔고 혼자 심각하여 여러 방법을 취했지만 모두 허사였습니다. 그럼에도 감사한 것은 ‘주님께서 이렇게 음식이 걸리게 하신 뜻이 있을 거야’라는 믿음의 고백을 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상태로 두어 시간 정도 흘러갔을까? 토요예배 준비 기도모임에 돌아와 감사기도를 드리는데, 갑자기 성령님께서 ‘그 음식은 내가 걸리게 했다’는 감동을 주셨습니다. 마음으로 여쭈었습니다.
‘주님, 왜요?’ 성령님께서는 ‘일용할 양식을 준 것에 대해서는 감사를 했지만, 목 넘김에 대해서 감사해 본 적이 있냐? 그리고 공기를 준 것에 대해서는 감사를 했지만, 숨 쉬게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해 본 적이 있냐? 나의 도움이 없이는, 목 넘기는 것도, 숨 쉬는 것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이게 바로 심령이 가난한 자의 상태다’라고 알려주신 것입니다. 깨닫는 순간, 거짓말처럼 목에 걸린 음식물이 쑤욱 내려갔습니다.
이 일을 통해, 어떠한 사람이 하나님의 나라를 소유할 수 있는 것인지 몸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온전히 낮아지지 못하고, 하나님 뜻이 아닌, 내 뜻대로 살아왔던 것을 회개하였고, 또 매일매일 심령이 가난한 자가 되기를 사모하고, 하나님께 낮은 자가 되기를 사모하며 기도하는 자리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셨고, 하나님을 향한 마음의 부흥을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되는 말로, 심령이 가난하지 않은 사람은 천국과 무관하다는 말에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심령이 가난하지 않은 사람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사람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소유하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잘난 사람은 쓰시지도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스스로 잘 났다고 말하는 사람은 쓰시지 않습니다. 그 자는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챌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하나님 앞에 매일 엎드려지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저를, 벌레만도 못한 저를’이라고 고백하며 써주심에 감사하는 자를 기뻐하실 것입니다.
“형제들아 너희를 부르심을 보라 육체를 따라 지혜 있는 자가 많지 아니하며 능한 자가 많지 아니하며 문벌 좋은 자가 많지 아니하도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라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고전1:26~29).
이 말씀을 지식층, 권력층, 상류층에 대한 경시사상으로 받아들여서, 세상의 학문 수양과 재력을 키우는 일을 등한시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식층, 권력층, 상류층의 사람을 쓰셨다면, 눈에 보이는 잘남 때문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심령의 가난함 때문이라는 것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나를 통해서 이루어지기를 사모하십니까? 천국을 소망하고 그 곳에 넉넉히 들어가기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매일 자신을 점검하여 심령이 가난한 자가 되기를 간구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주님의 도움이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단 한순간도 살 수가 없습니다. 매 순간순간 붙잡아 주세요!’
서울 중고등부 이창훈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