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성령을 부어주러 왔다
3개월 만에 떠나는 여정이라 또다시 새로울 뿐이다. 더구나 이번에는 미국 자동출입국 등록을 위해 미국 애틀랜타(Atlanta) 공항에 인터뷰 예약이 되어있어 이래저래 좀 긴장된 출발이었다.
중남미 선교를 위해 거의 매달 미국을 경유하다보니 출입국 수속이 늘 버거운 일이었다. 이민국 통과를 위해 1시간씩 줄을 서있다 보면 시작도 하기 전에 몸도 마음도 지쳐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한국인 여행객에 대해서 자동출입국등록을 통해 대면심사를 거치지 않고 쉽게 입국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사전예약으로 시간이 정해있기에 애틀랜타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1시간 이상을 입국장에서 기다려야할 형편이었다. 그런데 우리를 영접하러 나온 서 집사 부부를 만나자 목사님은 지금 당장 인터뷰를 하고 갔으면 좋겠으니 알아보라 하신다. 글쎄,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 인터뷰 인원을 조정하려고 20분 단위로 그것도 두 사람씩 시간을 정해서 예약하게 하는 나라가 중구난방으로 아무 때나 와서 해달라고 한다고 그들이 과연 해주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정말 믿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접수요원이 나와 접수계장에 이름을 적고 사인만 하라더니 여권을 받아 들어간다. 그리고는 안으로 들어오란다. 몇 가지 간단한 질문과 지문등록, 사진 촬영하더니 다 됐단다. 이제 앞으로 5년 간 자동출입국 시스템으로 편하게 입국할 수 있단다. 그게 다였다.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하면서도 과연 까다롭게 굴지나 않을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의외로 너무 쉽게 끝나버린 것이다.
알고 봤더니 목사님이 무려 한 달간이나 이 심사를 두고 기도를 해오셨단다. 정말 기도는 만사를 변화시킨다. 불가능을 가능케 한다. 정해진 시간에 가서 그런 간단한 절차를 통해 이루어졌다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예약시간도 아닌데 그냥 가서 해달라고 한 것이 바로 해결되니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서 집사 부부도 ‘역시 목사님이 하라는 대로 하니까 일사천리’라며 놀라워했다.
멕시코시티(Mexico City) 공항에서 탐피코(Tampico)로 가기 위해 기다리는데, 목사님의 몸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어지럽다고 하시며 땀을 흘리시는데 앉아있기조차 힘들어하시는게 역력했다. 역시 무리였나 하는 생각이 앞섰다. 전반기하고도 또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애틀랜타 공항에서 만난 김성자 전도사에게 목사님은 파라과이 집회는 어렵겠다고 말씀하셨다. 김 전도사 역시 파라과이는 갈 수 없겠노라 했다. 세월을 이길 장사가 누가 있겠는가?
그런데 탐피코 공항에 도착하니 산티아고(Ignacio Avila Santiago) 목사와 성도들이 마리아치를 앞세우고 국기를 흔들며 목사님을 환영하고 있었다. 피곤에 지쳐 목까지 잠긴 목소리였지만, 목사님은 그들의 환영에 감사를 표하셨다.
“여러분을 보니 모든 피로가 사라지고 새 힘이 납니다. 나는 성령을 부어주러 이 땅에 왔습니다. 또한 하나님과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살아 계시다는 것을 증거하러 왔습니다.”
공항이 떠나갈 듯이 모두가 아멘으로 화답하였다. 또한 그들은 저녁에 모든 목사들이 힘을 합하여 만찬을 준비하고 우리를 초대하였다. 목사님은 이런 일이 처음이라며 매우 기뻐하셨다.
그리고 이튿날 아침, 목사님은 어제의 목사님이 아니었다. 새벽 3시부터 기도하셨다는 목사님은 기도 중 아침 7시에 받은 말씀이라며 읽어주셨다.
“밤에 주께서 환상 가운데 바울에게 말씀하시되 두려워하지 말며 잠잠하지 말고 말하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매 아무 사람도 너를 대적하여 해롭게 할 자가 없을 것이니 이는 이 성중에 내 백성이 많음이라 하시더라”(행18:9~10).
몸이 너무 힘들어 도대체 언제까지 이 먼 여정을 계속할 수 있겠냐고 하나님께 기도하던 중 받은 말씀이라며 들떠있는 목사님의 모습에서 우리는 새로이 전의를 다지는 장군의 진한 포스를 느낄 수 있었다.
(다음 주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