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글씨 크기 보통16
653호 목차 › 내가 매일 기쁘게

노하기를 더디 하시는 하나님

653호 · 2012-08-31

살다보면 실수는 누구나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실수도 반복이 되면 습관이 되고, 습관은 그 사람의 인생을 바뀌게 한다.

나에게도 안 좋은 습관이 하나 있었다. 그 습관은 과속 단속 카메라가 있다는 표지가 있어도 무시하고 기준 속도를 초과하여 운전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미처 표지판을 보지 못해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었지만, 그 몇 번의 실수는 내가 인식하지도 못한 사이에 습관이 돼버렸다. 아주 사소한 실수가 잦아지면서 버릇이 되고 습관으로 굳어져 버린 것이다. 고쳐야 된다는 생각만 갖고 행동으로는 옮기지 않았었는데, 결국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내 작은 실수에 책임을 물게 되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있다. 큰 일이 닥치기 전에 미리 수습을 해놓아야 하는데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더 큰 일로 수습해야 하는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경고 표지를 무시하고 다니던 습관을 고치지 않아서 많은 벌금을 내야만 하는 내 모습에 딱 알맞은 말이었다.

한두 장이 아닌 벌금 고지서를 보면서 문득 ‘노하기를 더디 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자하고 자비로우신 하나님은 용서와 긍휼을 베푸시기 때문에, 내가 비록 부족하고 못나서 악을 행할지라도 그 죄를 시인하고 하나님께 돌아가면 언제든지 용서해주신다. 하지만 하나님이 주위 사람들과 내 삶의 일상을 통하여 몇 번의 경고를 하심에도 그 경고를 무시한다면 결국 그에 대한 대가가 돌아오게 된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여러 왕들도 내가 경고판을 무시한 것처럼 하나님의 경고를 무시했었다. ‘나 이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하지 말라는 우상을 만들고, 목상을 세워 놓고 제사를 지낸 왕들은 결국 죽임을 당하였다. 대표적인 예가 므낫세와 그의 아들 아몬이다.

히스기야의 아들인 므낫세는 아버지 히스기야가 헐어버린 산당을 다시 세우고 일월성신을 섬기는 등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치 않은 온갖 우상숭배를 일삼았다. 결국 진노하신 하나님은 앗수르 왕의 군대를 보내어 므낫세를 결박하셨다. 그제야 깨달은 므낫세는 하나님 앞에 겸손한 모습을 보이고 다시 왕위에 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아들인 아몬은 우상 숭배하던 아버지의 모습만을 따르다가 결국 신하의 반역으로 죽게 된다(역대하33장).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혼이 난 성경 속 왕들의 모습은 과속 단속 표지를 무시하다가 벌금을 낸 내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이제라도 한없이 긍휼과 용서를 베풀어주시지만 영원히 참지 않으시는 하나님, 다만 노하기를 더디 하시는 하나님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시는 하나님은 나의 죄를 회개하고 돌아올 때를 기다리시며 노하기를 더디 하시는 것이다. 하나님이 노하시기 전에 최대한 빨리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전훈지

653호 다른 글

커버스토리
Text 주일설교
Q & A
지혜의 말씀
귀를 기울이세요
Cartoon
붕우칼럼
객원컬럼
성경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