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만 섬기는 가정
드네프로페트롭스크(Dnepropetrovsk)에 폭탄테러가 났다는 소식을 접한 우리는 스케줄을 변경하였다.
원래 드네프로 예수중심교회를 먼저 방문하여 집회를 하고 키로보그라드(Kirovograd)로 가려했는데, 테러사건으로 드네프로페트롭스크에 집회가 불허되고 있다는 소식에 키로보그라드 집회만 하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모스크바(Moscow)를 경유하여 키예프(Kiev)를 통해 키로보그라드로 가려했다. 키로보그라드는 키예프와 드네프로페트롭스크 사이에 있는 도시인지라 키예프에서 차로 이동해도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목사님은 통역관 슬라바(Slava) 목사가 그동안 교회 이전문제로 힘들었을 텐데 집회 후, 키예프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드네프로페트롭스크까지 돌아가려면 얼마나 힘들까 하시며, 경유지를 키예프에서 드네프로페트롭스크로 변경하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목사님을 애타게 기다리는 드네프로 예수중심교회 성도들 얼굴도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목자의 심정이었다.
그런데 드네프로페트롭스크 공항에서 성도들과 기쁨의 해후를 한 후, 슬라바 목사의 집에 도착해보니 그의 작은 딸 빅토리아(Victoria)가 나와서 인사를 하는 것이다. 지난 해 남편이 떠나고 혼자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목사님도 그녀를 생각하며 많은 기도를 하셨다고 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녀는 큰 상심 속에 있었음이 역력해보였다. 목사님은 집에 들어서시자마자 빅토리아를 안고 그녀를 위로하며 격려하셨다.
“나는 누구보다도 네 심정을 잘 안다. 나 또한 지난 시절 너와 같은 경험을 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항상 더 좋은 길로 인도하신다는 것을 잊지 마라. 나를 봐라. 지금 하나님께서 나를 세계적인 부흥사로 쓰고 계시지 않니? 너도 더욱 크게 쓰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이다.
어찌 보면 그 전에 네 앞에 걸림돌이 될 것들을 제거해주신 것일 수도 있다. 이전 일을 기억지도 생각지도 말아라. 그러면 하나님께서 너를 들어 더욱 크고 아름다운 새 일을 행하실 것이다. 지난 일은 다 잊고 뉴스타트 하면 된다. 그러면 반드시 하나님께서 너를 네 아비 슬라바 목사보다 더 크게 쓸 수도 있다. 힘을 내라.”
빅토리아는 비로소 미소를 지으며 아멘으로 화답했다. 목사님은 빅토리아의 미소를 보시더니 “내가 스케줄을 바꿔 이곳으로 먼저 온 이유가 바로 너 때문이었구나. 하나님의 뜻이 있었어.”라고 말씀하셨다.
드네프로페트롭스크를 떠나 키로보그라드에 도착, 집회를 성황리에 마친 우리는 다시 드네프로페트롭스크로 갔다. 목사님은 이전한 드네프로 예수중심교회를 방문하여 일일집회를 인도하시고, 성도들을 격려하셨다. 그리고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떠나기에 앞서 슬라바 목사의 동생, 블라디미르(Vladimir) 장로의 집에서 만찬을 대접 받았다. 지극정성으로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목사님은 만찬을 준비한 여인들에게 감사를 표하셨다. 그러자 블라디미르의 아내 잔나(Joan-na)가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예수님을 영접하는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목사님이 말씀하셨죠? 주의 종을 대접하는 것은 곧 예수님을 대접하는 것이며, 상을 잃지 않는다고요.”
목사님은 크게 기뻐하시며, “정말 듣기 힘든 말을 들었다. 그러니 너희 가정이 복을 받는 거지.”라고 말씀하셨다. 잔나는 이에 더하여 한 가지 간증을 하였다.
“저는 목사님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키로보그라드에 갔다가 그만 숙소에서 발에 못을 찔렸어요. 제대로 걷기도 힘들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았어요. 어제 밤에 돌아오면서 기도했어요. 하나님, 내일 목사님을 대접하려면 준비할 것이 많은데 이래서는 준비할 수가 없으니 고쳐주세요. 그리고 오늘 낮에 시장을 보고 음식을 준비하는데 아무 이상이 없었답니다.”
정말 그 순수한 믿음과 사랑에 절로 머리가 숙여졌다. 언제나 갈 때마다 지극정성으로 대접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렇듯 믿음을 가지고 한다는 것 자체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임을 잘 알기에 역시 복 받는 사람은 생각부터 다르다는 것을 체감했다.
우크라이나 선교가 벌써 12년째다. 처음 왔을 때만해도 블라디미르 장로는 믿음이 없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 그가 장로가 되고, 그의 아내가 이 같은 믿음의 고백을 하는 것을 보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목사님이 피땀 흘려가며 뿌린 씨들의 열매를 보는 것 같아 더욱 기뻤고, 늘 변함없이 믿음을 지키며 우크라이나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 슬라바 목사와 가정, 드네프로 예수중심교회가 더욱 자랑스럽기만 하다.
목사님은 우크라이나를 떠나며 그들 모두를 불러 일일이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해주셨다. 가족 모두가 기쁨으로 주를 섬기며, 주의 종을 대접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복은 이렇게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가정이나 문제가 없을 수 없고, 누구에게나 시련은 오지만, 그러나 하나님 안에 확실히 뿌리를 내리고 하나님만 의지하며 섬기는 가정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
하나님은 분명히 살아계시고, 그 하나님은 결코 거짓말을 하시지 않는 분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