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Speed)+스마트(Smart)=스팸(Spam)?
스마트폰이 출시된 지 불과 몇 년 사이,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보급된 스마트폰만 해도 이미 천만 대를 훌쩍 넘어선지 오래다. 스마트폰 덕분인지 세상이 참 스마트(?)해졌다. 어디서나 손쉽게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음은 물론, 그 자리에서 문서 작성도 하고 동영상을 찍거나 또 이를 편집할 수도 있다.
스케줄 관리도 하고, 성경을 읽거나 일기를 쓸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심심하면 영화와 도서를 내려 받고 게임도 즐길 수 있으니 그야말로 마법 상자가 따로 없다. 참고로 지금 이 기사도 스마트폰으로 작성하고 있다! 참 물건 하나는 기가 막히게 만들었다.
날로 기술이 발전해지면서 다양하고 편리한 기능들 또한 하루가 다르게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때때로 그 편리함으로 인해 아쉬움을 느낄 때도 많다. 메시지 함을 확인할 때가 바로 그러하다. 메시지 전송 기능 가운데엔 단체 문자 전송서비스가 있다. 공지사항을 선택된 개개인들이나 그룹별로 한꺼번에 전송하는 기능이 그것이다. 나름 편리하긴 한데, 요 근래엔 이 기능이 너무나 남용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평소에는 연락 한번 없다가 어느 날 달랑 문자하나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도 성의없는 단체 문자로 말이다. ‘아무개의 결혼식이다, 돌잔치다, 회갑연이다. 언제 어디서 한다. 문의 전화는 000-0000으로. 끝.’
사실 축하할 일이긴 하다. 하지만 스팸문자들처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전달되는 소식들을(이쯤이면 공지사항이라고 해야 할까?) 대할 때에는 당혹스럽기만 하다.
마치 스팸문자를 대하는 느낌이랄까? 하루에도 메시지 함을 채우는 수십 통의 문자들…. 그들 대부분은 이런 저런 광고를 담은 스팸문자들이다. 귀한 소식들이 이렇게 스팸문자처럼 마구 뿌려져서야 어디 제대로 대접을 받을 수 있겠는가!
더구나 새해나 크리스마스, 스승의 날과 같은 특별한 날에도 단체 문자 하나로 ‘쓱싹’ 인사를 대신하는 이들도 있다. 스피드(속도)가 생명인 오늘날에 한방에 모두에게 안부를 전달하니 스마트(똑똑)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그나마 잊지 않고 먼저 연락을 전해오니 감사하다고 해야 할지. 하지만 왠지 입맛이 씁쓸한 것은 단지 본인의 수양이 부족한 탓일까? ‘스피드(Speed)+스마트(Smart)=스팸(Spam)’은 아닐 텐데….
누구나 그러하듯 필자 또한 스팸문자들은 여지없이 쓰레기통으로 보낸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메시지들은 상대에게 어떻게 취급되고 있을까? 아니, 나의 기도는 하나님의 메시지 함에서 어떤 취급을 당하고 있을까?’
필자가 아날로그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인들의 근황을 마치 공지사항처럼 전달받는 작금의 상황은 생경하기만 하다. 디지털(Digital)의 편리함과 더불어 아날로그(Analog)의 감성이 어우러진다면 어떨까? 우리 사회가 좀 더 정감이 넘치고 살만한 사회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이어령 교수가 ‘감성과 기술의 조화’를 의미하는 디지로그(Digilog)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리라.
우리 자신이 존귀한 만큼 상대를 대할 때도 좀 더 세심하게 배려해 주고 또 주의를 기울였으면 좋겠다. 내가 상대를 존중해줄 때 나 또한 존중받을 수 있다.
예수께서도 마태복음 7장 12절을 통해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고 말씀하셨다. 이제부터 단체 문자는 좀 자제하자. 회원들이나 구역식구들을 대상으로 단체로 공지사항을 전달해야 하는 경우야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다. 메시지 하나를 보내도 좀 마음을 담아 보자. 아니 이참에 직접 카드나 편지를 써보는 것은 또 어떨까?
예전엔 정성을 들여 카드를 만들고 여러 번 습작을 거친 후 글을 옮겨 적었었다. 필자의 필체가 거의 암호 수준인 탓에 근자에 들어서는 프린트로 출력해서 오려 붙이기도 한다. 번거롭다거나 불편함이야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역시 효과는 만점이었다.
상대방과의 친밀도는 문자 메시지나 메일을 주고받을 때와는 그 차원이 달랐다. 정성이 통하니 마음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니 뜻이 통하고, 뜻이 통하니 자연스레 함께 나아갈 길이, 비전이 통하게 되었던 것이다.
5월, 가정의 달이다. 또한 감사의 달이기도 하다. 감정은 표현할 때 비로소 확인된다지 않은가!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또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귀한 가르침을 주신 은사님들과 목사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가득 담아 직접 카드라도 한 장 써 보는 건 어떨까?
Joseph Sh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