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Aka)족 마을에 핀 샤론의 꽃
하나님은 바둑의 대가이신 게 분명하다. 일의 결국을 위해 사전에 포석을 놓아두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전략에 찬탄을 금할 수 없다. 어떤 일이라도 우연이 없으며, 한 가지 일을 통해 여러 가지 일을 이루신다. 이번 태국(Thailand) 치앙라이(Chiangrai) 집회도 하나님의 치밀하신 계획과 전략을 읽게 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20여 년 전, 황종만 집사는 태국의 수도 방콕(Bangkok)에 여행사를 열었다. 당시 우리 교회 교구 전도사로 일하고 있던 권영화 전도사로서는 남편의 태국행이 일견 반갑기도 했다. 남편이 워낙 핍박을 해대는 통에 차라리 떨어져있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이것 역시 하나님의 포석이었다.
오늘의 황 집사가 유창한 태국어로 권 전도사를 돕는 중추적인 동역자가 될 줄 그 누가 알았을까? 그래서 우리 믿는 사람들은 늘 “하나님의 뜻이었어.”라고 말하곤 하는 것이다. 인간이 보기에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 같아도 하나님께서는 일의 결국을 위해 날줄과 씨줄을 잇듯, 수많은 인간사를 계획하시고 연결해 가신다.
권 전도사는 가끔 방콕을 방문하는 여행자들을 위해서 예배를 드려주곤 했다. 물론 당시만 해도 태국에 선교하리란 것은 꿈도 꾸지 못한 때였다. 그런데 참으로 가슴 아픈 사건이 발생했다. 아버지는 사업으로 바쁘고, 어머니는 교회 일로 바빠 미처 가정을 돌볼 새가 없는 속에서 어린 동생과 함께 집을 돌보던 큰 딸이 방콕에 왔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비극적인 일이 발생한 것이다.
지금이야 담담한 어투로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이게 어디 보통 일인가? 자식을 먼저 보내는 고통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할 수조차 없는 일이기에 말이다. 더구나 보듬고 살아온 자식도 아니고 사업으로 교회 일로 바빠 제대로 돌보지도 못했던 자식이니 그 아픔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사건은 황 집사 부부에게 커다란 전기가 된다. 하나님의 사람은 고통을 통해 더욱 강해진다. 악한 마귀는 어떻게 해서든지 하나님의 가정을 깨려고 훼방하지만, 하나님의 사람은 그 과정을 통해 더욱 견고해지고 더욱 하나님께 나아간다. 이것 또한 하나님의 은혜다.
황 집사는 사업터를 치앙라이로 옮겼다. 권 전도사는 남편과 막내딸을 위해 한국과 태국을 오가던 중, 거기서 아카(Aka)족을 만난다. 치앙라이 외곽에 위치한 이 마을은 뱀과 코끼리로 관광객을 끌고 있었다. 여행사를 운영하는 황 집사와 이 마을에 왔다가 아카족을 만나게 되었고, 그 후 목사님의 집회영상 비디오테이프를 들고 이 마을 저 마을을 돌며 복음을 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눈병이 나서 관광객을 태우지 못하고 있는 코끼리를 고쳐달라는 연락이 왔다. 참으로 황당한 주문이었지만,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 가축도 기도하면 병이 낫는다는 믿음으로 코끼리 등에 올라타 귀신을 쫓으며 방언으로 기도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코끼리가 깨끗함을 받는 역사가 나타난 것이다.
그들이 얼마나 놀랬을까 상상해보라. 멀리 한국에서 온 여인이 코끼리에 올라타 이상한 소리를 질러대더니 코끼리가 멀쩡해졌으니 말이다. 이 사건은 마을 전체를 발칵 뒤집어놓았고, 마을의 불상을 비롯한 우상을 다 태워버리는 역사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곳에 아카 예수중심교회가 세워졌다. 그 사건이후 마을에 개만 탈이 나도 기도해달라고 연락이 온단다.
이제 남편 황 집사도 완전히 선교사로 환골탈퇴(換骨脫退)했다. 사업으로 번 돈을 모두 선교비로 쏟아 부을 만큼 권 전도사의 사역을 전폭적으로 돕기 시작한 것이다. 주일이면 두 부부는 먹을 것을 바리바리 싸서 아카족 마을을 찾았다. 윗마을, 아랫마을 두 곳 모두에 교회를 세우고, 그들에게 한국어 찬양도 가르쳤다. 집회 시작 전에 아카족 성도들이 단상에 올라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찬양할 때는 소름이 돋는 느낌이었다.
너무도 순수한 아카족 성도들을 생각하면 입에 넣은 사탕이라도 물려주고 싶은 심정이라는 황 집사의 말을 들으며, 그들이 오랜 세월 아카족 마을에 뿌린 선교의 열정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권 전도사와 황 집사 부부의 오랜 기도가 목사님을 태국 치앙라이로 모셔와 집회를 여는 것이었다. 또한 이번 연초 뉴스타트 집회로 피곤에 지치신 목사님을 좀 쉬게 해드리자는 취지로 인천 장로님들이 목사님을 태국으로 모시려했다. 그러나 목사님이 단지 휴식을 위해 한국을 떠나실 리 만무했고, 집회를 계획해보라고 했는데, 마침 친지 결혼식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황 집사를 만나 일이 급진전된 것이다.
권 전도사의 오랜 눈물의 기도가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하나님은 한 여인의 열정과 기도에 응답하시기 위해 이런 장기간의 포석을 놓고 계셨던 것이다. 우리 모두가 아카 예수중심교회를 방문했을 때, 권 전도사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그 기쁨과 감격이야 권 전도사 본인만이 느끼는 절절함이었으리라.
하나님의 일을 이루는 사람은 기도하는 사람이요, 하나님을 사랑하는 순수한 열정을 가진 사람이다. 젊은 남자도 하기 힘든 일을 권 전도사는 아픔의 세월을 기도로 극복하며 이루어낸 것이다. 하나님은 그러한 권 전도사에게 하늘의 천군천사와 함께 뜨거운 박수로 감사하고 계실 것이 분명하다. 이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