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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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2호 목차 › 성경 에세이

낭비는 죄다

602호 · 2011-09-11

아들아

문득 네게 들려줄 이야기가 생각나는구나. 우리 기도원을 신축할 때의 일이니까 꽤 오래된 이야기겠구나. 그 때 많은 성도들이 공사를 도와주러 바쁜 틈을 내어 기도원을 찾았었지. 더불어 전국 지교회의 성도들이 쌀을 비롯해서 많은 부식재료와 과일들을 보내주기도 했단다. 잘 먹고 힘내서 기도원 지으라고 말이다.

그런데 어느 날 아비가 식당을 둘러보러 갔는데, 주방에 있는 쓰레기통에 고등어 대가리가 잔뜩 버려져 있는 게 아니니? 어느 성도가 고등어를 몇 박스 보낸 모양인데, 식당에서 일하던 봉사자들이 이것을 손질하면서 대가리 부분을 다 잘라 버린 거야.

아비가 그냥 넘어갈 사람이니? 그래서 바로 식당 봉사자들을 불러 이걸 왜 버렸냐고 물었더니, 그들 말이 고등어 대가리는 별로 먹을 게 없다는 거야. 그래서 내가 고등어 대가리에 김치를 넣고 끓이면 그게 얼마나 맛있는지 아냐고 하면서 다 수거하라고 지시했단다. 그들이 그것을 다 꺼내 깨끗하게 씻어서 내 말대로 조리했는데 정말 얼마나 맛있던지….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깜빡 모르겠더라.

너는 아비가 지금 무슨 말을 하려는지 감을 잡았을 거다. 낭비는 죄란다. 둑이 개미 한 마리로 인해 무너질 수 있듯, ‘그 까짓 것 고등어 대가릴 가지고’ 하는 자의 자산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지.

아들아,

예수님의 경제수칙 중에 하나는 절약이란다. 누구나 알듯이 예수님의 오병이어 사건 중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남은 음식을 다 모으라고 하신 것 아니니? “저희가 배부른 후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남은 조각을 거두고 버리는 것이 없게 하라 하시므로 이에 거두니 보리떡 다섯 개로 먹고 남은 조각이 열 두 바구니에 찼더라”(요6:12~13).

보리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장정만 5천 명을 먹이신 분이 뭐가 부족해서 남은 부스러기를 모으라고 하셨을까? 깊이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겠니? 아비는 그 분이 몸소 우리에게 절약의 본을 보이신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나친 것은 문제가 있지. 성경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니라”(잠11:24)고 언급하고 있단다. 이는 자린고비 같은 자들에게 하신 말씀이란다. 손에 쥐고 아까워서 못 쓰는 사람들 말이다. 절약이란 절대 굶어가며 저축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란다. 100원으로 족할 것에 200원을 쓰지 않는 것이고, ‘까짓 100원?’ 하지 말라는 뜻이란다.

돈을 써야할 때는 써야 한단다. ‘부자로 살 것인가, 부자로 죽을 것인가’란 명제를 돈을 막 쓰고 빈손으로 죽으라는 뜻으로 곡해해선 안 된다. 이는 돈을 써야할 곳에는 아낌없이 쓰라는 뜻이란다. 돈이란 잘못 쓰면 일만 악의 뿌리가 되지만, 쓰일 곳에 쓰이면 일만 선의 뿌리가 되기 때문이지. 쓰일 곳에 돈을 쓰기 위해서는, 쓰지 않아도 될 돈은 쓰지 말아야 하지 않겠니? 이것이 정확한 절약의 개념이란다.

아비는 근검절약이 몸에 배었단다. 그러나 아비더러 아무도 자린고비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써야할 때에, 써야할 곳에는 계산하지 않고 쓰기 때문이지.

아비가 너희에게 충분한 용돈을 주지 않은 것과, 또 각종 아르바이트를 시킨 이유를 이제 알았으면 한다. 돈의 귀중함을 알아 낭비하지 않고 옳은 곳에 쓰기를 바라는 아비의 마음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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