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도둑질은 못한다
우리 장로 중에 음식점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가 한 말 중에 명언이 있다. “목사님, 음식이 맛있으려면 원재료가 좋아야 합니다. 김치찌개가 맛있으려면 김치가 맛있어야 하는 겁니다.”
그 말은 내게 예사로 들리지 않았다. 옷감이 좋아야 옷이 자르르 하게 나오고, 원목이 좋아야 좋은 가구가 나오는 법. 예전 어르신들이 며느리를 들일 때 친정어머니를 보고 들인 점이나 가문을 중시하는 이유를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 알게 된다.
피는 속일 수 없고, 씨 도둑질은 못한다. 충신 집안에서 충신이 나오고, 효자 집안에서 효자가 나오며, 재상 집안에서 재상이 나오는 법이다. 이 씨 집안에 이 씨 나지, 김 씨 나지 않는다. 사과 씨가 사과 맺지, 감이 열리던가.
그래서 나는 사람을 쓸 때 말 잘하고 똑똑한 사람보다는 뿌리를 보고 사람을 쓴다. 모든 사람을 사랑하지만, 사람을 쓸 때만은 뿌리를 본다. 종자가 좋으면 결국 좋은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21세기에 케케묵은 소리라고 욕해도 어쩔 수 없다. 집안을 본다니까 돈이 얼마나 있는지, 레벨이 어느 정도인지, 공부를 얼마나 했는지를 보는 걸로 착각하지 말라. 내 기준은 그 집안이 믿음의 뿌리를 갖고 있는가다. 내가 경험한 결과, 믿음의 뿌리를 깊게 내린 집안의 자손은 뭔가 달랐다. 부모가 진실하고, 믿음이 돈독하면 그 자손은 여느 사람과 다르다는 게 내 생각이다. 솔직히 근본이 어디 가겠는가.
“내세울 것 없는 집안 출신을 차별하느냐?”고 말하지 말라. 당신이 내린 깊은 신앙의 뿌리로 믿음의 가문이 되게 하라. 당신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집안을 세운다면, 당신으로 인해 당신의 자손이 실한 열매를 맺으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