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설정했으면 포기하지 말라
멕시코(Mexico) 팔렌케(Palenque) 집회 둘째 날 밤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하나님이 에스더와 함께 역전 드라마를 쓰셨듯이, 목사님과 함께 위기를 호기로 역전시키는 대반전의 드라마를 쓰고 계셨던 것이다.
비가 온다고 야구장을 떠나는 사람도 있었고, 야외스탠드로 급히 이동하는 사람도 있었다. 당장 우산을 펴서 쓰는 사람도 있었고, 그나마 아무것도 없는 사람은 플라스틱 의자를 뒤집어쓰거나 비닐, 수건 등으로 머리를 덮느라 부산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온 비를 다 맞으며 목사님의 설교에 집중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비가 오니까 집회를 마치려니 했을 것이다. 그런데 목사님은 쏟아지는 비에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더 열정적으로 설교하실 뿐이었다.
2001년 세계 목회자 영성세미나에서도, 2007년 우크라이나(Ukraine) 멜리토폴(Melitopol)과 가나(Ghana) 세콘디 타코라디(Sekondi-Takoradi)에서도 우리 선교역사에 기록될만한 사건이 있었다.
2001년 장성 예루살렘기도원에서 열린 세계 목회자 영성세미나 첫날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속옷까지 흠뻑 적셔버린 폭우 아래서도 목사님은 비가 그치고 해가 날 때까지 멈추지 않으셨다. 실질적인 첫 세계 목회자 세미나에 참석한 외국 목회자들에게 목사님의 캐릭터를 강렬하게 인식시킨 사건이었다.
멜리토폴에서는 빗속에 모든 성도들과 아이 빅토리아를 러시아어로 개사한 찬양을 2시간 내내 불렀다. 목사님은 러시아어 발음이 어려워 그저 ‘바바바바’만 외치셨다. 집회를 마친 후, 그들은 2시간 동안 ‘바바바바’ 소리만 들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성령의 역사를 체험하는 최고의 명설교였다고 흥분했었다.
세콘디 타코라디에서는 폭우 속에 단상에 있던 모든 목회자들이 단상 아래로 숨거나 집회장을 떠나는 중에도 목사님은 성도들과 함께 찬양하며 운동장을 뛰어다니셨다. 지도자가 위기를 만났을 때 어떠해야 하는지를 온몸으로 보여주신 것이다.
목사님은 이날도 비가 그칠 때까지 설교를 멈추지 않으셨다. 반드시 하나님께서 비를 그쳐주신다는 믿음이 있기에, 그리고 목표를 설정했으면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목사님의 철학이기 때문이었다. 이날 그 모든 과정을 함께 했던 팔렌케 시민들은 그들 일생에 지울 수 없는 기억을 간직하게 된 셈이며, 아주 중요한 인생의 모토를 발견했으리라 믿는다.
목사님은 자주 말씀하신다.
“내가 결심하면 마귀도 결심한다.”
그러기에 우리의 싸움을 중도에 포기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결심 하나만으로도 마귀를 떨게 만들려면, 우리의 결단과 행동이 어떠해야 하겠는가.
“포기는 곧 자살행위다. 하나님은 분명히 살아계신다. 목표를 설정하면 분명히 위기가 온다. 그러나 목표를 설정했다면 절대 포기하지 말라. 우리가 포기하지 않는 한,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위기가 호기로 바뀌고 말 것이다. 흔들림이 없는 자 앞에 마귀도 두 손 들고 떠나갈 수 밖에 없다.”
집회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팔렌케 시민들은 목사님의 차량에 몰려들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느라 아우성이었다. 그들을 겨우 벗어나자 이번에는 집회장에서 도심으로 빠져나가는 길이 차량들로 막혀 꼼짝하지 않고 있었고, 그 와중에 차에서 내린 시민들이 목사님께 기도를 받으려고 몰려들었다. 결국 그들을 다 안수해주시고 목사님이 직접 나서 교통정리를 하고나서야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 (잠 16:9)
전쟁을 승리로 이끈 후의 식사는 음식이 어떠하든 산해진미(山海珍味)가 부럽지 않다. 햇반에 컵라면, 그것도 목사님이 고추장에 비벼 접시에 나눠주시는 기름이 좔좔 흐르는 밥, 컵라면에서 조금 덜어주시는 불어터진 라면이 왜 그리 꿀맛인지…. 그래서 그런지 목사님이 밥을 비비실 때면, 컵라면을 포크로 저으실 때면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가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
모두가 기쁨으로 식사하는 중, 자연스럽게 다음 달 집회에 대한 문제로 화제가 흘러갔다. 원래 베네수엘라(Venezuela)에서 집회를 하기로 했는데, 그쪽 목회자가 갑자기 포기했다는 것이다. 이 선교사는 안타까움에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럴 거 없다. 우리는 그저 하나님이 열어주시는 대로 가면 되는 거야. 바울도 아시아로 가려다 성령이 마케도니아로 인도하시니 유럽으로 가지 않았니? 우린 항상 성령의 인도하심만 받으면 되는 거야.”
그러다 파라과이(Paraguay) 예수중심교회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가 옮겨졌다. 이 선교사는 목사님이 다시 파라과이에 오셔서 집회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집회 이후 성도들이 폭발적으로 몰려들어 1,500명이 출석하고 있다며 목사님이 자주 와주시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파라과이가 어딘가? 교통이 좋지 않은 관계로 아르헨티나(Argentina)까지 가서 다시 국경도시 포사다스(Posadas)로 이동 후 국경을 넘어야 파라과이 예수중심교회가 있는 엔카르나시온(Encarnacion)에 도착할 수 있다. 지구 반대편도 모자라 거기서 한나절이나 더 가야하는 곳이다. 목사님은 작심하신 듯 조건을 제시하셨다.
“1차 집회했던 체육관을 너희가 예배처소로 사용한다면 가마. 그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서 가는 것인데 어찌 체육관집회만을 위해 가겠니? 그곳에서 집회를 하고 그 다음 주일부터 체육관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선포하는 거다. 지난 집회 후 3배로 부흥했다고 하지 않았니? 그곳은 밭이 좋다. 물오를 때 고기 잡는 거고 바람 불 때 연 날리는 거다. 1,500명이 1명씩만 전도해도 체육관은 금방 채울 수 있다. 한번 해보겠니? 그렇다면 내가 다음 달에 가마.”
너무 갑작스럽고 시일이 촉박하단 생각에 이 선교사는 망설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미 베네수엘라 쪽은 물 건너간 상태고, 지난 집회의 경험도 있었기에 그녀는 라구나(Laguna)와 상의하더니 결심한 듯 말했다.
“예, 목사님. 하겠습니다. 대신 1년에 한 번 이상은 와주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자신 있습니다.”
“그래. 내가 널 왜 좋아하는지 아니? 너는 하나님의 일이라면 올인하는 자세가 있어. 베네수엘라 집회가 무산되었다고 가슴 아파하는 것이나 새로운 곳에 집회가 열리게 될 때 기뻐서 펄펄 뛰는 너를 보면, 하나님이 너를 쓰시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너 같은 제자가 10명만 있다면 좋겠구나.”
승리의 밤이었다. 혹독한 전쟁을 치른 밤이었지만, 전쟁도 승리로 이끌었고 새로운 도전의 흥분으로 들뜬 밤이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날 집회는 그야말로 대성황이었다. 팔렌케 집회는 마치 하나님께서 종합선물세트로 준비하신 느낌이다. 집회 전에 닥쳤던 많은 문제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계속된 위기상황, 그런 문제들을 기도로 하나하나 헤쳐 나가며 돌파해나가는 목사님, 그리고 대역전의 드라마. 마지막 날, 야구장을 가득 메운 인파를 보며 우리는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넘쳐나는 기쁨과 감동으로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호세(Jose) 목사는 입을 귀에 걸고 있었다. 비야에르모사(Villahermosa) 공항에서 돌아간 입으로 심각한 표정을 짓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입도 거의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고, 집회가 대성공이라 흑자를 기록했다며 싱글벙글 이었다. 도시가 생긴 이래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인 적도 처음이며. 이번 집회에 나타난 역사는 전무후무한 일로 말 그대로 ‘히스토리(History)’라고 기뻐했다.
결과만이 과정을 대변한다는 목사님의 말씀이 이처럼 절실한 때도 없었다. 이번 집회를 위해 금식하며 기도해주신 모든 성도님들과 땅끝예수전도단의 모든 회원님들께 이 지면을 빌어 주의 이름으로 감사를 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