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대를 세우기 전에
얼마 전 추석 연휴를 맞이하여 제주의 해안 길을 걷고 싶어 여행을 떠났다. 멋있는 제주 해안 길을 따라 백리 길을 걷는 동안, 주님과의 속닥거리는 대화 가운데 남아있는 인생의 주제를 찾아보고 싶었다.
설렘으로 도착한 여행지의 아침은 생각보다 기온과 습도가 높았고, 바람 한 점 없는 따가운 햇볕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목표를 세우고 온 여행이니 당연히 트래킹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걷기 여행을 시작하고 한 시간여가 지났을 즈음,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해안가의 돌길과 산길을 걷는 동안 더운 열기와 따가운 햇살 때문에 몸에 이상 징후가 찾아왔고 하는 수 없이 트래킹을 접어야했다.
계획한대로 해안 길을 걸을 수 없어서 우울하고 슬펐지만, 모처럼 얻은 여행의 기회를 그냥 버릴 수 없었기에 렌트카로 제주의 아름다운 관광지를 다녔고 결과적으로는 계획했던 걷기 여행보다 더 좋은 여행을 즐기면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몸 상태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닌 걸 알면서도 감히 백리 길을 걸어보겠다는 무모한 여행 계획을 세웠고, 그 때문에 결국 쉽게 막을 내렸지만 주님께서 허락하신 교훈 한 가지는 얻고 돌아왔다.
자동차로 해안 길을 달리는 동안 검게 그을린 건강한 모습으로 씩씩하게 트래킹을 하는 그들과 나를 비교해보았다. 그리고 이번 여행을 통하여 깨닫게 된 것은 아무리 좋은 꿈과 목표가 있더라도 그 꿈을 이루고 실천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미리 준비하고 계획하고 철저하게 계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생각과 마음만으로 원대한 꿈과 계획을 세워도 그에 따르는 실천과 노력이 없다면 사상누각이 될 뿐이다. 앞으로 남아있는 인생의 주제를 찾기 위해 떠난 이번 여행을 통해, 나의 이루고자하는 꿈과 계획하는 일이 마음과 생각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님을 깨달았다.
나의 한계를 벗어난 도전은 오히려 화가 될 수도 있다. 도전 정신과 함께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는 것은 끊임없는 노력과 준비와 실천을 향한 계산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망대를 세우기 전에 철저한 사전 준비와 계산이 없어서 실행치 못하면 비웃음을 당하게 된다는 주님의 가르침을 새롭게 새길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여행을 통해 깨달은 주님의 소중한 가르침은 남아있는 나의 인생이 반드시 주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는 삶의 푯대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