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진 김에 쉬었다 가라
얼마 전에 어느 성도가 상담을 청해왔다. 사업을 하다 부도가 났다는 것이다. 그는 “목사님, 마음이 바쁩니다. 어서 재기해야 하는데 생각대로는 안 되고, 정말이지 마음이 타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라며 안절부절 했다.
나는 그에게 “이봐요, 집사님. 옛말에 넘어진 김에 쉬었다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참에 좀 쉬세요. 당신을 보니 심신이 다 지쳐 보이는데, 무엇보다도 먼저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게 좋겠어요. 여행을 떠나 봐요. 때론 목적 없는 여행이 필요할 때도 있거든요.” 라고 말해줬다.
나는 후에 그가 내 말대로 하지 않았다고 전해 들었다. 듣지도 않을 거면서 왜 상담을 하러 오는 건지….
음악에서 조가 바뀔 때는 한 마디 이상 쉬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음높이가 달라지니 좀 넉넉히 쉬어줌으로 충분히 준비해서 다음 음높이로 오르는데 무리가 없게 해주기 위해서다.
동일하게 인생에 있어서 몇 번의 전환이 있다. 그 때 반드시 쉼이 필요하다. 말 그대로 그냥 쉬는 것 말이다. 그것은 절대 시간 낭비가 아니다. 에너지 재충전의 시간이다. 잘 쉬면 안 돌아가던 머리가 돌아가고, 안 보이던 길도 보이고, 안 들리던 소리도 들리게 된다.
기계도 계속 돌리면 고장이 나는데 하물며 사람일까. 부도가 났는가? 지금은 다른 사업을 구상해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을 것이니 이참에 좀 쉬어라. 시험에 낙방했는가? 바로 책 들고 씨름해봐야 머리에 안 들어간다. 이참에 좀 쉬어라. 병이 났는가? 모든 것을 놓고 이참에 좀 쉬어라. 인생의 길에서 넘어졌는가? 넘어진 김에 좀 쉬어라.
넘어진 까닭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쉬면서 천천히 찾아봐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