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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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눈 팔지 맙시다!

526호 · 2010-03-26

결승선을 통과한 후, 선수는 자신의 기록부터 확인했다. 그리고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승리를 자축했다. 최고 기록이었다. 그것도 2위와는 4초 이상이나 차이가 나는 완승인 것이다.

올림픽 금메달, 이를 위해 그 얼마나 이를 악물고 훈련에 임했던가!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경기장 분위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관중들의 환호성이 도무지 들리지 않는다.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낄 무렵 어리둥절해 있는 그에게 코치가 뒤따르며 그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아니, 뭐라고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지난 2월 24일 오전,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10,000m 남자부 경기, 네델란드의 스벤 크라머가 경기장에 들어서자 관중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 부문 세계 기록 보유자였다. 드디어 출발을 알리는 총성이 울리고 기대에 부응하듯 그의 힘찬 레이스는 시작됐다. 25바퀴를 도는 이 경기에서 그는 이미 다섯 바퀴도 돌기 전에 이전 기록들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창 2위와의 격차를 벌여 나가고 있을 때, 그의 코치가 터무니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그는 경기에 집중하지 않고 잠시 한 눈을 팔다가 때마침 자신을 지나치는 선수에게 황급히 신호를 보낸다는 게 착각하여 그만 엉뚱한 길로 안내해 버린 것이다. 아웃코스로 빠지려던 크라머를 오히려 인코스로 유도해버린 것이었다.

크라머도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허겁지겁 지시에 따라 코스를 바꾸는 우를 범하고 만 것이다. 대회 규칙상 선수들은 아웃코스와 인코스를 번갈아 가며 바꾸어 타야 했다. 하지만 실수로 인코스를 연이어 두 번이나 타고 말았으니…. 규칙에 의해 크라머는 순위와 상관없이 자동 실격 처리되고 말았던 것이다.

이 얼마나 어이없는 실수란 말인가! 이 뼈아픈 실수로 인해 금메달의 꿈은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한 눈만 팔지 않았다면, 오로지 자신에게 주어진 레이스에 최선을 다했다면 없었을 불상사였다. 뒤늦게 통한의 눈물을 흘려보았지만 이미 경기는 끝이 나버린 후였다.

우리는 때때로 한눈을 팔다 인생 경주에서 실격 처리되는 인물들을 대한다. 가장이, 한 조직의 지도자가, 국가 전체를 이끄는 수장이, 또 영적 세계를 이끌어 가는 리더가 한 눈을 팔다가 실격 당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사울이 그랬고, 다윗이 그랬으며, 솔로몬이 그랬다. 또 롯은 어떠했으며, 게하시는 어떠했는가! 그리고 웃시야는….

방심하는 순간 사고는 나게 되어 있다. 그래서 고속도로에 쓰여 있는 글귀에 타당성을 둔다. “다 왔다고 방심 말고, 끝까지 정신 차리자.”

제아무리 유력한 우승 후보도 해이해지는 순간 당한다. 아무리 영적 거장이라도, 아무리 어느 분야에 베테랑이라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도 한 눈을 파는 순간 넘어지고 실격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 눈 팔지 말라! 주어진 길을 가라! 목적을 향해 전진하라! 자기 자리를 지켜라!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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