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글씨 크기 보통16
526호 목차 › 내가 매일 기쁘게

돌아온 탕자

526호 · 2010-03-26

십대 청소년들 중에는 부모님의 가르침에 순종하며 착실하게 살아가는 아이들도 많지만, 가출을 하는 등 부모의 속을 새까맣게 태우는 아이들도 있다.

가출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는 부모의 통제에 부담을 느끼거나 자기만의 세상 속에서 나름 자유를 찾아보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들로 그들은 무작정 가출을 행한다. 며칠은 넘치는 자유 속에서 흥분된 시간을 만끽하면서 보낸다. 그러나 집 나온 생활의 즐거움도 잠시, 각박한 세상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배고프고 잘 곳이 없게 되고 결국 일주일도 채 못가서 집으로 돌아온다.

신앙생활을 하다가 곁길로 흘러나간 가출 청소년처럼 엉뚱한 곳에서 서성거리며 길 잃은 양으로 살아온 시절이 있었다. 십년 이상의 세월을 가마솥처럼 뜨거운 곳에서 신앙생활을 하다가 세상으로 나가보니 처음엔 오랜만에 만난 세상 앞에 어리둥절했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한 고대 철학자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세상이라는 노리개 배에 승선하여 ‘에헤라디야’ 장단을 맞추며 놀다보니 몇 날은 즐거웠다.

그러나 즐거움도 잠시였고 뜨거운 가마솥 같은 아버지의 집이 미치도록 그리웠다. 집 나갈 때 한 자루 둘러매고 나갔던 아버지의 재산이 그만 바닥이 드러나니 좋다하던 벗들도 떠나버리고, 당신 없인 못살겠다던 사랑도 떠나버렸다.

세상의 노래와 장단이 나를 위로하지 못했고, 세상의 쾌락이 하나님의 말씀처럼 달고 맛있지 못했다. 뒤척거리는 책속에서 튀어나오는 얄팍한 지식의 글자로 굶주린 영혼을 배불릴 수 없었다. 그런 건 탕자가 먹는 쥐엄 열매와 다를 바 없었다.

뜨거운 가마솥에서 우려낸 하나님의 말씀이 날이 갈수록 그리웠고, 예수님의 자녀는 고사하고 그저 밥상에서 떨어지는 밥풀이라도 얻어먹으려는 죄인의 심정으로 주님의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탕자의 생활을 청산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 순간, 아버지는 세상의 온갖 죄를 다 저지르고 돌아오는 나를 위하여 밤마다 문 열어두고 기다리셨다가 맨발로 달려 나와 목을 안고 입을 맞추어주셨다.

뿐만 아니라 손에 가락지와 발에 신발을 신겨주시고 살진 송아지를 잡아 배불리 잔치를 베풀어주셨다. 따뜻한 아버지의 환대는 세상의 어느 것과도 비길 수 없다. 아버지의 소중한 이 사랑을 당신의 품속에서는 깨닫지 못하고 살았다.

모든 죄와 허물을 숨겨주시고 탕자인 동생을 왜 챙겨 주느냐며 툴툴거리는 형의 눈치를 보면서까지 덮어주고 감싸 안아주시는 소중하고 살가운 사랑을 함께 지내는 동안에는 정말 몰랐다. 그러나 세상의 온갖 방랑과 고생을 등에 업고 다시 돌아와 보니 측량할 수 없는 그분의 사랑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었고,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아버지의 품안에서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복임에도 불구하고 복이 복인 줄 모르고 살았던 나를 회개했다. 그러나 영적 가출은 아버지의 소중한 품을 단 한순간도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소중한 교훈을 내게 가르쳤고, 다시는 집을 나가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하게 했다.

오늘도 무한한 아버지의 사랑 앞에 어찌 할 바를 몰라 몰래 혼자 돌아앉아 꺼이꺼이 감사의 눈물을 닦고 있다.

526호 다른 글

커버스토리
Text 주일설교
지혜의 말씀
귀를 기울이세요
Cartoon
붕우칼럼
선교기행
세상을 보는 창
금주의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