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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 없는 설교는 에너지 낭비다

521호 · 2010-02-19

두 번째 방문하는 바르키시메토(Bar-quisimeto)는 카라카스(Caracas)보다 더웠다. 짙은 검정 선글라스를 쓴 리빙스턴(Livingstone) 목사는 환한 미소로 우리를 맞아주었다.

리빙스턴 목사 아들과 교회 중직들을 비롯한 일꾼들이 공항 세관 안쪽까지 들어와 짐을 챙겨주었다. 전통복장을 입은 율동팀이 컨베이어벨트 사이에서 춤을 추었고, 입국장에는 교회에서 나온 많은 청년들이 베네수엘라 국기를 흔들며 환영해주었다. 공항을 나서자 검은색 포드 왜건 4대가 기다리고 있었고, 오토바이를 탄 군인들이 선도에 서서 길을 인도했다. 최상의 대접이었다.

그런데 공항에서 스케줄 표를 보던 라구나(Laguna) 선교사가 안색이 달라지며 리빙스턴 목사에게 이의를 제기했다. 너무나 빡빡하게 잡아놓은 일정을 보고 ‘왜 사전에 아무 조율도 없이 이런 계획을 세웠는지’ 따지고 나선 것이다. 리빙스턴 목사의 안색도 급격히 경직되었다. 목사님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 목사님은 그들을 불러 안돈시키고, 리빙스턴 목사에게 ‘모든 스케줄대로 따를 테니 걱정 말라’고 말했다.

사실 스케줄을 보니 공항에 도착한 시각이 오전 9시인데 1시간 후인 오전 10시부터 리더 교육이 잡혀있었다. 저녁에는 집회, 이튿날은 더 심했다. 오전 세미나에 오후에는 실업인 세미나와 집회를 4시부터 연달아 잡아놓은 것이다. 하루에 3번이나 설교하라는 것인데, 정말 큰일이었다. 카라카스에서 이미 대접전을 치르고 녹초가 되다시피 한 목사님이 이 스케줄들을 어찌 소화해내실지 걱정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목사님은 아주 평화로운 표정으로 모두를 안심시키셨다.

“나도 생각을 바꿨다. 나이가 들어 힘들다는 생각에서 30대의 기력으로 다 해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바꿨다. 걱정하지 마라. 우리는 지금 베네수엘라에 주춧돌을 놓는 중이다. 감정에 흔들려 망쳐서는 안 된다. 그저 감사함으로 열심히 맡겨진 일에만 충성하자.”

숙소에 여장을 푼 목사님께 무리한 스케줄을 잡아놓은 리빙스턴 목사도 좀 계면쩍은 듯, 이렇게 말했다.

“오늘 낮에는 잠깐 리더들을 위해 기도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점심을 드시고 저녁집회까지 쉬실 수 있습니다.”

목사님을 몰라도 너무나 모른다. 목사님이 어디 대충하시는 분인가. 더구나 집회를 앞두고 목사님이 얼마나 기도에 매진하는지 그는 몰랐다.

15분 정도 간단히 설교하시고 기도해주시라는 주문에 목사님은 알았다고 하시더니, 단에 올라 1시간 넘게 불을 뿜으셨다. 온몸은 땀으로 흥건해졌지만, 성전에 모인 교회 리더들과 일꾼들은 성령으로 충만하여 어쩔 줄을 몰랐다. 단 한 번의 설교를 해도 감동을 시켜야 한다는 목사님의 말씀이 바로 이것이구나 싶었다.

사실 저녁 집회를 위해 잠시 격려만 해주고 끝내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 없었겠지만, 목사님은 먼저 하나님을 감동시켰고, 리더 및 일꾼들을 감동시켰다. 리빙스턴 목사조차 깊이 감동된 모습이었다. 그가 먼저 목사님께 다가와 사의를 표하며 내일 아침 세미나는 자신이 할 테니 오전에는 쉬셔도 좋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목사님은 기도의 응답이라고 기뻐하셨다. 하루 세타임을 소화한다는 것은 사실 무리였기 때문에 간절히 기도하셨다고 한다. 그러나 먼저 지극히 작은 일이라도 가볍게 여지기 않고 주 예수께 하듯 충성을 다했기에 하나님을 움직였다고 믿는다. 감동이 없는 설교는 시간 낭비요, 에너지 낭비라는 목사님의 말씀이 그대로 확인된 사건이었다.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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