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은 다 썩었네!
“여보, 저 감나무 잘라버리자.”
“왜요? 멀쩡한 감나무를 왜 잘라버려요? 저 정도 키우려면 몇 년이나 걸리는 데요.”
정원에 있는 감나무가 요즘 부쩍 신경이 쓰인다. 딱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예감이 좋지 않다. 그래서 없애는 편이 낫겠다 싶어 말을 꺼냈는데, 아내는 예상대로 펄쩍 뛴다. 사실 감나무에 대한 나의 애정도 아내만 못하지 않다. 그래서 이사를 올 때도 감나무만은 가지고 왔었다. 그 감나무가 시원치 않으니 내 맘인들 편하겠는가.
“내 생각으로는 저 감나무가 좀 이상하단 말이야. 뭔지 모르지만 감(感)이 좋지 않아.”
“당신 감(感) 믿다가 가을에 감 못 먹어요. 저 감나무의 감이 얼마나 달고 맛있는데요.”
“내가 괜히 자르자고 하겠어? 정말 감이 안 좋다니까. 꼭 무슨 일 날 거 같아.”
“감나무가 일을 내면 무슨 일을 내겠어요?”
“참, 이 사람아, 아니면 내가 왜 그러겠어.”
“암튼 안 돼요. 자르지 마세요.”
아내와 더 이상 이야기해야 아무 소용이 없겠다 싶다. 사실 내가 보기에도 감나무는 멀쩡하다. 멀쩡한 감나무를 자르겠다고 하니 아내 입장에서는 반기를 드는 게 옳다. 그렇다고 나는 마냥 찜찜한 기분을 묵과할 수 없어서 아내가 없는 틈을 이용해 감나무를 잘라버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겉은 멀쩡하게 보였던 감나무가 속이 다 썩어 있는 것이 아닌가? 내 감(感)이 맞았던 것이다. 저 감나무를 그냥 뒀더라면 이번 강풍에 넘어져 담이 무너졌을 수도, 누군가 다쳤을 수도 있었다. 마침 집에 돌아온 아내를 황급히 불렀다.
“이봐, 내 감이 맞았잖어. 이 감나무 속이 다 썩었어. 큰일 날 뻔 했어.”
“세상에, 겉은 멀쩡했는데.”
아내도 놀란 모양이다.
“겉이 멀쩡해도 속이 썩었으니 언젠가 넘어지고 말았을 거야. 요새 그런 놈들도 많지. 겉은 명품으로 뒤집어쓰고 다니지만, 속은 썩은 놈들.”
“많지요. 그런 놈들을 바라다보면서 감이 언제 열리나 기대하고 있는 부모들이 있잖아요. 속 썩은 줄도 모르고.”
“나무나 사람이나 속이 건강해야 하는 거야. 그게 진짜 실한 것이지. 나처럼 말이야.”
“호호호… 그러게요.”
“화 있을찐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잔과 대접의 겉은 깨끗이 하되 그 안에는 탐욕과 방탕으로 가득하게 하는도다 소경된 바리새인아 너는 먼저 안을 깨끗이 하라 그리하면 겉도 깨끗하리라 화 있을찐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회칠한 무덤 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도다 이와 같이 너희도 겉으로는 사람에게 옳게 보이되 안으로는 외식과 불법이 가득하도다(마23:25~28).
겉은 그야말로 율법 안에서 경건했으나 그 속은 시꺼먼 탐욕으로 가득했던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에게 주님이 하신 말씀이다. 주님이 속이 썩은 자들에게 경고하신 것이다. 그들은 속이 썩은 감나무가 결국 잘리듯 그들도 주님에게 아웃 당했다.
우리 주님은 속을 보신다. 속이 썩었는지 안 썩었는지를 보신다. 사람들도 MRI 검사로 속을 다 들여다보는데, 어찌 하나님이 사람의 속을 못 들여다보실까? 그래서 속이 썩은 자를 버리시고, 속이 튼튼하고 깨끗한 자를 쓰신다. 사울이 그 샘플이고, 다윗 역시 그 샘플이다. 그러므로 중심에 하나님이 있는 자, 속에 믿음과 그리스도의 사랑이 있는 자를 하나님은 사랑하신다. “중심에 진실함을 주께서 원하시오니 내 속에 지혜를 알게 하시리이다”(시51:6).
또 하나, 속이 썩은 인간들이란 ‘나는 할 수 없어.’, ‘그건 안 돼.’ 하는 식의 부정적인 자들, 열등의식에 사로잡힌 자들이다.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때.’ 하며 선이 분명하지 않은 회색분자들이다. 그리고 속은 텅 빈 깡통들도 여기에 해당된다 하겠다. 그들에게서 무슨 열매를 기대할 수 있을까?
요즘은 유독 겉을 중시하는 풍조가 짙다. 그래서 성형공화국이라는 불명예스런 타이틀까지 달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현주소다. 겉이 아름다운데다 속도 건강하고 아름답다면야 금상첨화겠지만, 겉만 번지르르 하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 창조적인 사고에서 성공이라는 열매를 딸 수 있음을 잊지 말라. 속 빈 강정, 속이 썩은 나무같은 신세가 되지 마라.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막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