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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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진실한 자에게만 통한다

490호 · 2009-07-17

아우크스부르크(Augsburg)에서 다름슈타트(Darmstadt)까지 가는 길은 아우토반(Autobahn)을 통해 4시간이 걸렸다. 집회 기간 동안은 아주 맑던 날씨가 계속되었는데, 아침에 창밖을 보니 짙은 구름 아래로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독일의 날씨는 보통 변덕스러운 것이 아니다. 해가 나는가 하면 구름이 끼고 비를 뿌리다가도 금세 태양이 작열한다. 일기가 불순하다보니 사람들은 늘 두꺼운 옷과 우산을 준비하고 다닌다. 반소매 차림으로 다니다가 비가 오면 어느새 두꺼운 점퍼를 입고 있다. 해가 난다고 대책 없이 길을 나섰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피셔(Evald Fischer) 목사는 다름슈타트까지 직접 운전을 해주겠다고 나섰다. 왕복 8시간 거리를 마다않고 나선 그가 참으로 고마웠지만, 워낙 운전이 거친 걸 이미 경험한지라 나빈 목사가 운전하기로 했다. 4시간 동안 오금을 저리며 갈 생각을 하니 아득하기도 했고, 왕복 8시간을 운전하게 하는 것도 도리가 아닌 듯싶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 옆으로 펼쳐진 독일의 농촌 풍경은 정말 그림 같다. 길게 이어지는 노란 밀밭과 연녹색의 옥수수 밭, 짙은 녹색의 침엽수림, 그리고 그 사이사이로 가끔씩 보이는 빨간 기와지붕의 주택들이 어우러져 마치 동화 속의 이미지를 연상케 한다. 2차 대전의 패전과 혹독한 참화 위에 이런 아름다운 나라를 건설해낸 게르만족의 저력은 칭송 받아 마땅하다.

선진국의 잘 짜인 시스템이나 깨끗하게 마감되어 있는 건물과 조경을 보면 부러운 마음과 함께 우리도 저런 나라를 만들도록 힘과 지혜를 모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한정된 떡을 나누는데 골몰하다보니 누가 더 먹었네, 덜 먹었네 하며 다툼이 잦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한정된 떡을 나누는 일보다는 키우는 일에 더 신경을 써야 할 단계라고 본다. 사회안전망 구축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도 아끼지 말아야겠지만, 균형감을 잃고 집단이기주의에 빠져서는 결코 선진국으로 도약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운전하던 나빈 목사는 목사님께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목사님, 오늘 다름슈타트에 가서 잠시 들리셔야할 곳이 있습니다. 제가 비자를 내는데 도와주신 목사님인데 암이 걸려서 죽어갑니다. 온 성도들이 ‘이초석 목사님이 오시면 우리 목사님 살 수 있다’고 40일 동안 기도하고 있답니다.”

바로 다음날 집회가 있는지라 장거리 이동하는 하루라도 쉬면 좋았겠지만, 목사님은 제자를 위해 기꺼이 수락하셨다.

“너를 도와준 목사라고 하고 또 네가 여기서 잘 된다면 내가 무얼 못하겠니? 내 기꺼이 가마. 살리러 가자.”

나빈 목사가 들려준 이야기에 따르면 암에 걸린 그 목사, 그의 이름은 폴데마(Voldemar)이다, 그는 현재 독일 교회 중에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교회를 이끌고 있다고 한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마약을 하는 등 하도 속을 썩여서 하루는 아들을 앉혀놓고 이렇게 기도했단다.

“하나님, 제발 이 아들을 부탁드립니다. 차라리 저 녀석의 나쁜 것은 다 저를 주시더라도 제발 저 아이를 사람구실하게 해주세요.”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이튿날부터 아들이 정신을 차리더니 고분고분 말도 잘 듣고 교회 일에도 적극 나서 열심히 봉사하더라는 것이다. 아들의 회심으로 온 가족이 기쁨을 찾았지만, 그것도 잠시 얼마 후부터 정작 그 목사에게 문제가 찾아왔다.

자주 피곤하고 몸이 좋지 않아 검진을 받았더니 폐암이라는 것이다. 그 후로 몸이 급속도로 악화되어 복수가 차고 통증에 시달리며 고통 받던 중, 나빈 목사를 통해 목사님의 집회영상을 보게 되었다. 나빈 목사가 그 교회를 방문했을 때, 목사님의 집회영상을 보여준 것이다. 그의 사모는 그날 밤새도록 그 DVD를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나빈 목사에게 이초석 목사님이 독일에 오시면 꼭 모시고 와달라고 간청했다.

하나님의 아들이 나타나신 것은 마귀의 일을 멸하려 하심이니라 (요일 3:8)

다름슈타트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고 나니 빅토르(Victor)라는 목사가 우리를 점심식사에 초대했다고 한다. 나빈 목사가 독일에 와서 집을 구하기 전, 3주간이나 침식을 제공해준 목사라고 한다. 꼭 목사님을 대접하고 싶다고 집회 전부터 간청을 했다고 하여 그의 교회로 찾아갔다.

교회 안에 마련된 아담한 식당에 독일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기름밥이 기다리고 있었다. 기름밥이란 중앙아시아나 우크라이나에서 목화기름이나 해바라기 기름으로 쌀을 볶아 양고기나 소, 돼지고기 등을 섞어 만드는 전통음식이다. 목사님이 기름밥을 좋아하신다고 하자 빅토르 목사가 직접 요리를 한 것이다.

빅토르 목사와 함께 식당에서 우리를 맞아준 노부부는 얼마나 기뻐하는지 목사님을 얼싸안고 입술에 뽀뽀까지 하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정말 전심을 다해 하나님의 종을 대접하는 마음이 넘쳐 흘러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 번 만나보지도 못한 사람에게 이토록 정성스럽게 대접을 하는 모습을 보니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야 가능한 일일까 싶었다. 목사님은 정성스런 기름밥에 뜨거운 포옹과 키스로 환영해주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감동된 표정이 역력하셨다.

“참 놀라운 일이다. 한 번 만난 적도 없는 사람에게 이토록 온 마음을 다해 대접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구나. 정말 아름다운 대접이다.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아는가? 아름다움이란 바로 부족함이 없다는 뜻이다.”

빅토르 목사와 노부부를 보면서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서든 이웃을 돕고 대접하려는 마음이 흘러넘치는 모습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잠시 쉬려했지만, 교통체증으로 빨리 떠나야한다는 말에 바로 베츨라(Wetzlar)로 출발하였다. 나빈 목사는 목사님을 모셔가려는 욕심에 엎어지면 코 닿을 곳이라고 했지만, 막상 길을 나서보니 고속도로에 들어서 시속 130km 이상을 달려서도 1시간이 넘게 걸렸다.

목사님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도착하시자마자 목사관으로 들어가 폴데마 목사를 안수해주셨다. 예수 이름으로 귀신을 쫓으려하자 귀신이 드러나 소리를 지르며 요동하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암으로 죽은 그의 아버지가 들어와 병을 일으켰던 것이었다. 손자에게 들어가 마약으로 못쓰게 만들더니 다시 아들에게 들어와 암으로 죽게 하려던 것이다.

귀신은 이처럼 악한 마귀의 지령을 받아 어떻게 해서든 믿는 자를 죽이려고, 망하게 하려고 발버둥치는 존재다. 살아있을 때나 할아버지요, 아버지일 뿐이다. 죽고 나면 귀신이 되어 믿는 자와 원수가 되어버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살아계실 때 주 앞으로 인도하는 것이 가장 큰 효(孝)’라고 목사님이 누누이 말씀하시는 것이다.

귀신이 떠나가자 새 힘을 얻은 폴데마 목사는 단상에 올라가 성도들에게 우렁찬 목소리로 목사님을 소개하였다. 사모와 함께 목사님께 꽃다발을 선사하자 목사님은 그 꽃다발을 다시 볼데마 목사에게 전달하며 암에서 고침 받은 것을 축하해주셨다.

모든 성도들도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보냈다. 얼마나 자신들의 목자를 사랑하는지 그들의 표정에서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목사님은 폴데마 목사에게 이제 하나님께서 고쳐주신 것을 믿고 날마다 입으로 시인하며 몸을 잘 돌보라고 권면해주셨다.

성도들은 매우 뜨거웠다. 영적 비밀의 세계를 알게 된 그들은 더욱 신령한 것을 사모하고 있었고, 설교를 마치신 목사님이 교회 식당에서 식사하시는 시간에도 그들은 교회를 떠나지 않고 몰려와 목사님께 안수해줄 것을 간청하는 것이었다. 목사님은 이튿날 집회를 위해 다름슈타트로 떠나시며 슬라바 목사와 나빈 목사가 남아 성도들을 안수해주고 오라고 당부하셨다.

슬라바 목사와 나빈 목사는 온몸을 땀으로 적시며 모든 성도들을 일일이 안수해주었다. 귀신이 드러나 소리를 지르며 요동하고 방언을 말하는 등, 성령의 역사가 이어지자 모인 모든 무리가 하나님께 박수로 영광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폴데마 목사가 하나님의 은혜로 반드시 완쾌되어 나빈 목사와 함께 독일을 성령으로 뒤엎는 역사가 나타나길 바라마지 않는다.

이제 독일에 깊이 뿌리를 내릴 김나빈 목사와 유럽 복음화를 위해서 모두가 합심으로 기도해줄 것을 주님의 이름으로 부탁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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