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네 고객이다!”
성령의 음성이 그의 전신을 파고 들었다“내가 너를 고용했다. 내가 너에게 용역을 맡겼다.”
통역을 담당한 임윤석 사장은 이번 집회를 앞두고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었다. 도대체 집회에 집중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일들이 얽히고설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였다. 목사님은 그를 철야에 단으로 불러올려 전 성도가 그를 위해 합심으로 기도해줄 것을 선포하시기까지 했다.
일에 쫓기다보니 비자도 간신히 받을 수 있었고, ‘회사가 위기에 처한 이 어려운 시기에 혼자 어디를 가냐’는 직원들의 따가운 시선을 뒤로하고 떠나야 했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일일이 설명할 수도 없었고 설명한다고 해도 그들이 이해하지도 못할 것이었다. 그렇게 그는 아프리카(Africa)로 떠났다.
가나(Ghana)에 도착해서도 그의 휴대폰으로는 수시로 전화가 걸려왔다. 통역을 담당하는 그가 자꾸 전화에 매달리자 목사님은 정신을 차리고 일에 집중하라고 질타까지 하셨다. 게다가 집회 파트너로 함께 진행해야할 나나(Nana) 목사가 교통사고 건으로 경찰에 구속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집회에만 집중해도 모자를 판에 그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돌이켜보건대 정말 성도들의 합심기도가 없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싶을 정도였다.
드디어 첫날 집회에 목사님과 함께 단상에 올랐다. 목사님의 기도가 시작되었다. 그 때 성령의 음성이 그의 전신을 파고들었다. 강력한 사로잡음이었다.
“내가 너를 고용했다. 내가 너에게 용역을 맡겼다. 내가 네 고객이다.”
하나님의 음성은 단문에 불과했지만, 그 순간 임 사장은 소름이 끼치는 것 같았다. 이런 저런 일들로 정신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단상에 오른 그였지만, 정신이 번쩍 났다. 그리고 통역에 혼신을 다했다. 이전에 그는 통역할 때 뭔가 어색하고 주저하는 모습이었지만, 오늘은 달랐다. 온몸을 불사르고 있었다. 목사님이 온몸을 흔들며 외치시면 그도 온몸을 흔들며 동일한 제스처로 외쳐댔다. 목사님도 만족해 하신 듯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은 성령께서 “내가 네 고객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이 너의 고객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하고 해라’는 차원이 아니라 아예 명령형의 정의를 내려버리신 것이다.
“내가 네 고객이다!”
어르고 달래며 일을 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하나님이 너의 고객이니 잔소리 말고 확실히 하라’는 강제적 명령이었다. 하나님은 임윤석 사장의 생각과 그의 성격까지도 낱낱이 꿰뚫어보시고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신 것이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할 것인가? 그는 집회 때마다 목이 터져라 외쳤다. 집회를 앞두고는 더욱 부르짖어 기도하는 모습이었다. 집회를 마치고 아크라(Accra)로 돌아오는 날, 그의 목은 완전히 쉬어있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를 정도로 목이 잠겨있었다.
아크라 공항에 도착을 앞두고 여권을 찾는데 그의 여권만 보이지 않았다. 정신없이 일에 몰두하다보니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여권이 없인 출국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한 전도사와 아크라에 남았다.
미 대사관에 분실신고를 하고 수니야니 경찰에 현상금을 걸고 수배령을 내렸다. 아크라 라디오 방송에 광고까지 내었다. 나나 목사와 모세 목사, 경리를 담당했던 벤(Ben)까지도 임 사장을 위로하며 자기 일처럼 도와주었다. 수니야니 목회자들은 통역관이 여권을 분실하여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함께 모여 4시간을 기도했다고 한다. 그들의 첫 기도회를 임 사장이 주선한 셈이었다.
많은 사람의 기도 덕분에 여권은 찾게 되었다. 그러나 미 대사관 측에서는 이미 분실 신고한 여권은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임시여권을 내주려면 본국에서 승인이 나야하는데 워싱턴(Wash-ington)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무작정 기다리라고 한다. 회사문제로 빨리 돌아가야 하는 그를 오히려 주위상황은 더욱 지체시키고 있었다.
금요일, 오늘을 지나면 주말을 허송하게 된다. 그는 찾은 여권을 들고 미 대사관에 다시 들어갔다. 영사는 분실한 여권을 다시 찾은 사실에 매우 놀라며 1시간 만에 1년짜리 임시여권을 발행해주었다. 기적 같은 일이었다. 여권을 되찾은 것도 기적이지만, 본국의 아무런 응답이 없는 상황에서 영사가 임시여권을 발행해준 것은 더 큰 기적이었다.
혹독한 경험을 치른 그였지만, 그의 전의는 조금도 상실되지 않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더욱 강한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그는 가나를 떠나며 이렇게 말했다.
“위기가 올 때마다 나의 뇌리를 스치는 생각은 ‘이래도 할 것이냐?’는 질문이었다. 그러나 나는 할 것이다. 정말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 억울해서라도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서 목사님이 대형집회를 하실 수 있도록 하고야 말겠다.”
분명 그는 이번 집회를 통하여 한 단계 도약한 모습이었다. 기도의 위력으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분명한 표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