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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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호 목차 › 옹달샘

그 녀석 때문이야!

480호 · 2009-05-08

“엄마, 성적표.”

웬일인지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성적표를 내민다. 성적표를 받아본 엄마가 탄성을 지른다.

“와! 아들. 왜 이렇게 잘한 거야? 성적이 진짜 많이 올랐네. 엄마가 잘못 본 건 아니겠지? 엄마 좀 꼬집어 봐.”

“내가 공부 좀 했거든. ”

“맞아. 너 요새 오락도 별로 안하고 공부하더라. 공부체질이 아니라고 절대 안 하던 공부를 왜 저렇게 하나 싶었어.”

“사실은 엄마, 좀 자극 받은 일이 있었거든. 얼마 전에 번호 뽑기를 해서 짝꿍이 바뀌었는데, 내 짝꿍이 나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거야. 툭하면 ‘너는 키도 작고, 싸움도 못하고, 공부도 못하고 뭐 내세울 것도 없고 참 한심하다.’ 이러는 거야. 그 자식은 키도 크고 덩치도 있거든. 그러니 내가 덤빌 수도 없고 그래서 내가 결심을 했지. ‘키는 내 맘대로 못하는 거고, 싸움 못하는 것도 어쩔 수 없으니 공부로라도 너를 이겨보겠다’고. 그래서 공부한 거야.”

“그랬단 말이야? 내 아들한테? 네가 어때서? 고등학교까지 자랄 킨데. 그리고 싸움 잘 하는 게 이상한 거지. 나쁜 친구네. 남의 귀한 아들을 왜 무시해?”

엄마는 흥분되어 난리다.

“엄마, 흥분할 거 없어. 나도 처음에는 화나고 분하고 그랬는데, 내가 생각을 바꿨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겠다고 말이야. 키야 내가 어쩔 수 없는 거니까 공부로 승부하기로 결심했지. 그래서 공부했더니 진짜 성적이 쑥 올라갔어. 선생님이 성적표 주시면서 칭찬도 하셨어. 그래서 그 녀석 얼굴 한 번 쳐다봤지. 더 열심히 해서 그 녀석 코를 납작하게 해 줄 거야.”

“우리 아들 대단하네. 그런 결심을 하고 말이야. 그런 자극을 받고도 의기소침한 게 아니라 의기충천했으니. 그 녀석 나쁘다고만 할 게 아니네.”

“나쁜 건 나쁜 거지. 자기 짝꿍을 깔보는 그 녀석이 좋은 녀석이라고 할 수는 없지. 엄마 아들이 똑똑한 거야.”

“그럼, 그럼. 누구 아들인데.”

“엄마, 나는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하니까 되더라고요. 고 녀석이 내 잠재된 능력을 깨닫게 해준 셈이야. 고 녀석 때문에 노력하게 되었고, 좋은 결과를 얻었으니 고 녀석을 이뻐해줘야 하는 건가?”

“글쎄다. 엄마도 아리송한데? 암튼 우리 아들 성적도 많이 올랐는데, 맛있는 거 해줘야겠다. 뭐 먹고 싶니?”

“음, 피자나 한 판 부탁해요.”

“분부 받잡겠슴다!”

한나는 브닌나 때문에 속이 무척 상했다. 브닌나가 보란 듯이 자식을 자랑하며 잉태치 못하는 한나를 비웃었기 때문이었다. “여호와께서 그로 성태치 못하게 하시므로 그 대적 브닌나가 그를 심히 격동하여 번민케 하더라”(삼상1:6). 그래서 한나는 기도했다. 먹지 않고 울면서 하나님께 매달렸다.

그 결과 하나님이 그에게 사무엘을 주셨다. 브닌나 때문에 기도한 것이다. 브닌나 때문에 억울하고 속상해서 한 기도가 하나님이 닫아놓으셨던 태의 문을 열게 한 것이다. 고로 브닌나 없는 한나는 생각할 수 없다.

느헤미야가 예루살렘 성벽을 쌓으려고 할 때 산발랏과 도비야가 그들을 향하여 비웃었다. “자기 형제들과 사마리아 군대 앞에서 말하여 가로되 이 미약한 유다 사람들의 하는 일이 무엇인가, 스스로 견고케 하려는가, 제사를 드리려는가, 하루에 필역하려는가, 소화된 돌을 흙무더기에서 다시 일으키려는가 하고 암몬 사람 도비야는 곁에 섰다가 가로되 저들의 건축하는 성벽은 여우가 올라가도 곧 무너지리라 하더라”(느4:2~3).

그들 때문에 느헤미야와 유대 사람은 더욱 격동하여 한 손으로 일하며, 다른 한 손으로는 병기를 잡고 동이 틀 때부터 별이 나기까지 일했다. 그래서 52일 만에 예루살렘 성벽을 완공할 수 있었다. 또 다윗에게 사울이 있어 그가 더욱 겸손히 하나님을 섬길 수 있었던 것 아니겠는가.

누구에게나 브닌나가 있다. 누구에게나 산발랏과 도비야가 있고, 사울이 있다. 그러나 그들로 인해 각성할 수 있고, 분발할 수 있다면 그들을 마냥 악의 축이라고만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들을 통해 심기일전하기를 바라신다. 와신상담(臥薪嘗膽) 하기를 바라신다.

잡은 청어를 장시간 살리기 위해 물탱크 안에 작은 상어를 넣는다. 청어를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리기 위한 주인의 배려다. 브닌나로 인하여 축 쳐지지 말고, 입을 악물고 뛰어라. 반드시 사무엘 같은 축복을 얻을 것이다.

“한나가 기도하여 가로되 내 마음이 여호와를 인하여 즐거워하며 내 뿔이 여호와를 인하여 높아졌으며 내 입이 내 원수들을 향하여 크게 열렸으니 이는 내가 주의 구원을 인하여 기뻐함이니이다”(삼상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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