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 같은 자가 되지 말자
때는 후한(後漢) 말, 위왕(魏王)에 등극한 조조(曹操)는 천하를 통일하기 위하여 한중(漢中)으로 진격하였다. 허나 이미 한중 땅은 당대 최고의 지략가 제갈량(諸葛亮)이 지휘하는 유비군에게 점령당한 뒤였다.
제갈량은 조조와의 정면충돌은 피하면서 끊임없이 조조군의 보급로만을 공략하였다. 보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배고픈 군대는 사기가 떨어지기 마련이고, 사기가 떨어진 군대로는 싸워보나 마나 그 결과는 명약관화한 것이었다.
유비군과 조조군 사이 지리한 대치상황이 계속되던 어느 날 밤, 조조는 암구호를 계륵(鷄肋, 닭갈비)으로 정하였다. 헌데 주부(主簿) 벼슬에 있는 양수라는 자는 암구호가 계륵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였다. 사람들은 영문을 몰라 그에게 물었다.
“아니, 양주부께서는 지금 전쟁이 한창인데 어찌하여 돌아갈 채비를 하십니까?”
그러자 양수는 웃으며 말하기를,
“지금 주공께서 암구호를 계륵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그것이 제가 짐을 꾸리는 이유입니다.”
사람들은 더욱 어리둥절하였다.
“아니, 대관절 계륵에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저희들은 도통 모르겠습니다.”
“계륵은 닭갈비지요? 닭의 갈비에는 분명 살이 붙어 있습니다. 허나 막상 먹으려 하면 그다지 먹을 것은 없고 먹는 사람의 품위만 상하게 되지요. 먹기도 어렵고 버리자니 아깝고….
저 한중 땅을 바라보는 주공의 심정이 마치 계륵을 바라봄과 같다는 겁니다. 주공은 결국 한중을 포기하고 철군하시겠지요. 그래서 미리 철군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과연 며칠 후 양수의 말대로 조조군은 한중을 버리고 본국으로 철수하였다.
우리는 계륵 같은 자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무엇을 하던 간에 그 태도를 확고하고 분명하게 하여야지, 누군가의 헤아림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회색분자는 기회주의자다. 맺고 끊음이 분명하지 않은 애매한 자들이다. 인생에 각을 세워야 한다.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차지도 아니하고 더웁지도 아니하도다 네가 차든지 더웁든지 하기를 원하노라”(계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