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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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호 목차 › 붕우칼럼

효도하라

468호 · 2009-02-13

조선 제17대 왕인 효종의 일화다. 왕이 민정 시찰 중에 길거리에서 어떤 젊은이가 팔순이 넘은 노모를 업고 서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임금님이 그를 불러 물었다. “왜 너는 노모를 업고 서 있느냐? 날도 찬데.”

그러자 그가 대답하기를 “우리 어머님의 평생소원이 임금님의 용안을 뵙는 것이어서 제가 십리 길을 어머니를 업고 왔습니다.”라고 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임금님은 그의 효행을 기특히 여겨 그에게 금 백 냥과 쌀 한 섬을 상으로 내렸다.

이 소문은 널리 퍼져 어느 망나니에, 불효자인 녀석의 귀에까지 들렸다. 그러자 그는 억지로 노모를 들쳐 업고는 임금이 행차하는 길옆에 서 있었다. 왕은 이번에도 그 모습을 보고 “너는 어찌하여 여기에 와 있느냐?” 물으니, 그는 각본대로 “저의 어머니가 하도 임금님을 뵙고 싶어 하셔서 제가 먼 길을 걸어서 이렇게 업고 왔습니다.”라고 했다.

이 때 같은 동네 사람 하나가 갑자기 뛰어나와서는 “아닙니다. 임금님, 저 놈은 천하의 불효막심한 놈인데 상금이 욕심나서 저리 한 것입니다. 벌을 내려야 옳습니다.”라고 고했다. 그런데도 임금님은 이렇게 말했다. “효도는 흉내라도 내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 아니겠느냐? 저에게도 후한 상을 내릴지어다.”

효종은 지혜로운 왕이었다. 효란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서 행하는 것이어야 한다. 허나 그렇지 못하다면 불효하는 것보다 효를 흉내라도 내는 것이 좋다. 흉내 내다 보면 닮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맹자가 글 읽는 것을 흉내내다 깊은 학문에 들어가지 않았는가. 또한 악은 그 모양조차도 좋지 않다 하신 맥락에 비추어 효는 그 흉내 내는 것조차도 아름다운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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