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
해외선교 10년, 정말 감회가 새롭다. 지난 2000년 2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집회로 촉발되었던 우리 교단의 해외선교사역은 올해로 10년째를 맞는다.
그동안 우리 앞에 펼쳐진 하나님의 역사는 말 그대로 역사 그 자체였다.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고 꿈꿔보지도 못했던 역사적인 장면들이 우리 앞에 펼쳐져왔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을 이루신 분은 오직 한 분, 우리 하나님이시다.
우리에게 천배부흥의 약속을 주시고 우리를 세계로 보내신 그분이 기적과도 같은 일들을 이루어주셨다. 그 당시에는 얼떨떨한 기분에 그 실상을 파악하고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하나님이 아니시고는 할 수 없는 기적의 연속이었다. 지구 반대편의 나라, 아르헨티나에서 집회를 요청하는 사람이 찾아오고, 전혀 들어보지도 못했던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통역관이 준비되어 있었다.
저 멀리 아프리카 최남단,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힌두교의 나라 인도로, 무슬림의 중앙아시아 제국들로, 정말 우리가 거쳐 온 역사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린다. 또한 후방에서 끊임없는 기도로, 생명보다 귀한 물질로 아낌없이 후원해준 모든 성도님들께 주의 이름으로 감사를 드린다. 세계를 예수중심으로 이끄는 우리의 비전과 그 사역은 하나님께서 우리 교단에 맡기신 사명이다.
이 마지막 때에 하나님의 속을 시원케 해줄 충성스런 일꾼으로 우리를 부르신 것이다. 목사님께서 늘 말씀하시듯, 언젠가 우리는 모두 다 주 앞에 서야한다. 그분의 공의로운 심판대에 서야하는 것이다. 그날 우리 주님으로부터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고 칭찬받는 우리 모두가 되길 바란다.
단 한사람도 받아놓은 면류관을 빼앗기는 일이 없기를 바라고, 악하고 게을러서 어둠에 내쫓기는 비극을 맛보아서도 안 되겠다. 이기는 자에게 보좌에 함께 앉게 해주신다고 약속하셨다(계3:21). 아울러 끝까지 주의 일을 지키는 자에게 만국을 다스리는 권세를 주신다고 약속하셨다(계2:26). 모두가 이 약속의 주인공들이 되기를 바란다.
미국 텍사스 주 달라스로 향하는 목사님의 마음은 남다른 감회에 젖고 있었다. 빼앗겼던 교회를 10여년 만에 되찾게 되었으니 그 기쁨이 얼마나 크셨겠는가. 한 때 달라스 교회는 부흥 일변도로 질주하고 있었다. 그러나 양떼를 돌보아야할 담임목사가 양떼를 버리고 떠나버리는 사건으로 말미암아 양떼는 흩어지고 달라스 교회는 환난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말았다. 그 험난한 세월을 지나며 오로지 달라스 교회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며 영적 싸움을 계속한 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정용복 장로이다
목사님은 새로이 되찾은 달라스 교회를 이끌 신임목사로, 목회 초창기 시절 전국부흥회를 다닐 때 수족처럼 함께 했던 김근철 목사를 파송하셨다. 그리고 멕시코 집회에 앞서 봉헌예배와 함께 이틀간 집회를 인도하셨다. 10여 년간 흩어져있던 미국 내 회원들이 달라스 교회로 모여들었다. 모두가 감개가 무량한 표정이었다. 하나님을 찬양하며 그들 모두가 뜨거운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목사님을 통하여 성령을 받고 마음껏 기도하고 전도하던 그들이 10년 가까이 그 영적 갈급함을 참고 있었을 테니 그 기쁘고 벅찬 심정이 오죽했을까. 목사님은 그들 모두를 위해 일일이 기도해주시고 밤이 맞도록 그들의 이야기들을 들어주셨다.
10년이 넘게 목사님을 직접 만나지 못했던 회원들인지라 목사님은 이틀 내내 그들을 만나주시느라 여념이 없으셨다. 그들은 목사님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쫑긋 세웠고 목사님 곁을 떠나지 않으려했다. 멕시코로 떠나던 날, 그들은 눈물로 목사님과의 작별을 아쉬워했다. 오늘 헤어지면 또 언제 다시 뵐 수 있을까 하는 짙은 아쉬움이 그들 표정에 역력했다.
부디 어느 곳에 있든지 처음 가졌던 그 뜨겁던 첫사랑을 잃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의 아름다운 향기를 발해주기 바랄 뿐이다. 목사님은 김근철 목사와 정용복 장로, 나금숙 전도사를 중심으로 달라스 교회 모든 성도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달라스 지역에 우뚝 서는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하셨다.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사 55: 9)
달라스 집회에 이어 멕시코 포사리카(Poza Rica)로 가는 길은 녹록치 않았다. 아침나절에 나선 길은 밤이 깊어서야 포사리카에서 약 20km 떨어진 파판틀라(Papantla)에 도착하는 것으로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더울 것이라 예상했던 날씨는 잔뜩 찌푸린 하늘과 선선한 바람으로 오히려 추위를 느끼게 했다. 달라스로부터 동행하게 된 뉴욕의 이윤주 권사, 마이애미의 김진경 전도사, 필라델피아의 김성자 전도사를 비롯한 우리 일행은 예상치 못한 날씨로 적잖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짙은 먹구름은 하루가 가도 이틀이 가도 떠날 줄을 모르고 안개비를 뿌려댔다.
도착 이튿날 아침, 우리는 포사리카 방송국 출연을 위해 빗속을 달려야했다. 목사님은 짧은 메시지를 통해 이 땅에 온 목적을 밝히시고 방송을 듣는 자마다 집회장소로 나와 예수 그리스도의 현재성을 직접 목격하고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길 바란다고 역설하셨다. 돌아오는 길에 집회 장소에 들렀다. 비가 내리는 야구장에 마련된 단상에 올라 목사님은 간절히 기도하셨다. 전쟁은 하나님께 달렸고, 이 비가 멈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첫날 집회는 빗속에서 진행되었다. 집회장에 도착해보니 대부분이 우산을 쓰고 있거나 천막 속으로 숨어들어가 있었다. 더러는 저 멀리 스탠드에 앉아 있기도 하였다. 게다가 전기사정이 여의치 않은지 수시로 앰프가 나갔다 들어왔다를 반복하였다. 목사님은 숙소의 커튼도 열지 않으시고 몸부림치며 기도하셨다고 한다.
링 위에 오르는 사람은 결국 목사님이고 일단 링 위에 오르면 아무도 도와줄 자가 없다는 것을 잘 아시기에 더욱 끌탕을 하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검은 하늘은 계속 비를 뿌리고 있었다. 비와 추위로 모여든 성도들은 잔뜩 움츠려있었다.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인 것이다. 여느 사람 같으면 아마도 집회를 포기하고 말 것이다.
그러나 목사님은 ‘하나님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살아계시며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분임’을 강력히 역설하시며 혼신을 다하셨다. 구름으로 태양을 가리고 쏟아지는 비를 멈추게 하시는 능력의 하나님을 증거하고 싶은 것이 목사님의 항구여일한 마음이지만, 이날 하나님은 ‘나의 생각과 너의 생각은 다르다’(사55:8)는 말씀처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역사하셨다. 비에 아랑곳하지 않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성도들에게 하나님은 놀라운 기적으로 역사하셨고, 그 역사를 통하여 당신의 사랑하는 종을 넘치도록 위로해주신 것이다.
눈물을 흘리며 올라온 한 소녀가 있었다. 귀머거리에 벙어리였다. 목사님은 귀머거리, 벙어리 귀신을 예수 이름으로 추방하시고, 예수님처럼 그녀의 입에 손을 넣고 ‘에바다’를 외치셨다(막7:34). 그리고 일으켜 말을 시키자 귀와 입이 열려 말을 따라하는 것이었다. 장내는 큰 박수와 환호성이 터졌고, 그 소녀와 함께 올라온 어머니는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높이 들며 하나님께 눈물로 감사했다.
감동의 도가니였다. 하나님의 넘치는 위로가 임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연이어 소경된 할아버지가 올라오자 목사님은 동일하게 예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았고, 예수님처럼 침을 뱉어 눈에 바르며 기도하셨다(요9:6). 또 다시 성령의 역사가 나타났다. 소경이 눈을 뜬 것이다. 비록 비와 추위 속에서 진행된 집회였지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살아 역사하시는 표적을 분명히 나타내 보이셨다. 목사님의 입술을 통해 증거된 메시지처럼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성령의 역사를 통해 당당히 드러내 보이신 것이다.
하나님의 생각과 우리의 생각은 다르다. 그분은 언제나 살아 역사하시고 영광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이다. 비가 멈추지 않았다고 그분의 영광이 가리는 것도 아니요, 우리의 기도가 속히 응답되지 않는다고 그분이 돌아가신 것도 아니다. 어찌되었든 하나님은 당신의 영광을 위해 몸부림치며 기도하는 사람들을 통하여 일하시고 영광을 받으신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위로의 하나님을 만난 기쁨의 날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