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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과 구경

467호 · 2009-02-06

그림을 보더라도 감상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구경하는 자가 있다. 언뜻 생각하면 별 차이가 없는 듯 하지만 사실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감상은 느낄 감(感)과 생각할 상(想)자로 이루어져 있다. 즉 감상은 마음에 느끼어 일어나는 생각을 의미하지만, 구경은 영어에 ‘look over’로 표기된 것처럼 그냥 훑어본다는 의미에 가깝다.

감상하는 것과 구경하는 것은 자세부터 다르다. 감상하는 자는 느끼고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진지하고 신중한 반면, 구경은 주마간산(走馬看山)격으로 대략(大略)의 느낌이다. 그러니 그런 자에게 발전이나 성장은 있을 수 있겠는가.

영화를 본다고 하자. 구경하는 자는 보이는 부분까지만 본다. 그러나 감상하는 자, 곧 느끼고 생각하는 자는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입체적으로 보게 된다. 느끼고 생각해야 할 부분은 눈에 보이는 부분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상하는 자는 스크린 밖의 사람이나 사물까지 포괄적으로 보게 되는 것이다.

구경하는 것이 바닷가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이라면, 감상은 물에 젖어 보고, 바다에 뛰어들어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바다 표면만 보고, 즉 단면만 보고 바다를 절대 알 수 없다. 바다에 뛰어들어 바다 속을 봐야, 다시 말해 입체적으로 느껴야 바다를 온전히 알 수 있는 것이다.

수박 겉핥기식의 인생을 살지 말라. 인생을 구경하는 자가 되지 말라. 수박의 겉만 보고는 평생 수박의 시원하고 달콤한 맛을 알 수 없다.

모든 일에 깊이 생각하고, 깊이 느끼는 사려 깊은 자가 되라. 그래야 발전과 성장이 당신의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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