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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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땅에 불을 던지러 왔노라!

458호 · 2008-12-07

카라카스에 도착한 첫날 밤, 디에고(Diego) 목사는 이 선교사를 통하여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오는 주일 아침에 다른 도시로 가셔서 주일예배를 인도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바르시키메토(Barquisimeto)라는 도시의 세베리노(Severino) 목사가 목사님을 초청하여 집회를 갖고 싶어 합니다. 그는 성도 4,000여 명을 이끌며 그 도시에서 가장 큰 목회를 하고 있는 목사입니다.”

저녁집회를 앞두고 오전에 다른 도시를 다녀온다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오후 내내 집회를 위해 기도하시는 목사님의 스타일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오전에 다녀와서 오후에 쉬었다가 저녁에 집회에 나가시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그러나 목사님은 집회가 있는 날에는 거의 하루 온 종일 기도에 올인하신다. 오전에 세미나가 있는 경우, 시간을 재촉하여 식사를 마쳐야 한다. 바로 숙소로 돌아가 집회 시간이 될 때까지 기도하시기 때문이다. 집회를 앞두고 하루 7시간을 기도한다고 하면 모두가 혀를 내두른다. 그러나 바로 그러한 남모르는 노력이 있기에 성령의 강력한 역사가 나타나는 것이다. ‘기도 외에는 이런 유가 나가지 않는다(막9:29)’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왜 우리는 귀신을 쫓지 못했는지’ 묻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이 하신 말씀이다.

바리나스(Barinas)에서 진행된 집회는 세미나와 집회 일정을 합쳐 4일간 진행되었다. 그 마지막 날 집회를 앞두고, 오전에 다른 도시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전날 저녁, 목사님은 피곤에 지쳐 가능하면 취소할 수 없는지 물었다. 연일 세미나와 집회로 파김치가 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와 이런 일정을 소화한다는 것은 정말 초인적인 정신력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빅토르(Victor) 목사나 디에고 목사의 이야기로는 이미 광고가 다 나간 상태라 취소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목사님은 광고가 나갔다는 이야기에 어쩔 수 없이 아침 일찍 출발하기로 결정하셨다. 약속은 생명이기 때문이다. 또한 부르시는 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것이 종의 사명 아니겠는가. 피곤에 지쳐 있으면서도 누구한테 하소연 하나 못하고 ‘가야 한다’고 하시는 목사님의 모습이 그렇게 측은해보일 수가 없었다.

목사님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다.

‘난공사에 이익이 많다.’

남미 집회에서 자주 느끼게 되는 말씀이다. 유독 남미 집회는 영어권이나 러시아어권에 비해 힘든 과정을 많이 겪는다. 거리상으로 멀기도 하지만, 그 외에도 악한 마귀의 역사가 극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회는 대성황을 이룬다. 성령의 강력한 역사가 나타나 많은 영혼들을 추수한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들고 나가는 궁극적 목적이 여기에 있는 바에야 무엇을 더 바랄까?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우리는 쓰임 받음에 감사할 뿐이다.

이른 아침, 장비를 챙겨 내려가니 이미 바르키시메토로부터 3대의 차량이 도착해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운전자들이 군복을 입고 있었다. 준장 계급장을 단 사람도 있었고 베레모를 쓴 사람도 있었다. 가는 길에 그 까닭을 알 수 있었다. 주 경계를 넘어야 하는데다가 베네수엘라(Venezuela)의 치안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 검문소가 자주 나타났다. 검문 통과 등의 시간을 아끼기 위해 세베리노 목사가 성도 가운데 고위 장교들을 대동하고 온 듯싶었다.

바르키시메토까지 가는 길은 약 2시간 거리라는데 그들이 얼마나 재촉하여 달리는지 시속 180km를 넘기기 일쑤였다. 아찔아찔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목사님이 자주 쓰시는 표현대로 이는 정말 ‘사잣밥을 걸러 메고 다니는 형국’이 아닐 수 없었다.

바르키시메토는 바리나스보다도 더욱 크고 현대적인 도시였다. 시 외곽에는 코파아메리카 축구대회가 열릴 스타디움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도시에 진입하자 경찰 사이드카가 신호등을 통제하며 길을 안내했다. 교회에 도착하니 이미 성도들이 성전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역시 고생하며 달려온 보람이 있었다.

자녀이면 또한 후사

곧 하나님의 후사요 (롬 8:17)

세베리노 목사는 바리나스로부터 바르키시메토까지 운전하며 직접 목사님을 모셨다. 그는 성령으로 충만해 있었다. 가는 내내 어떻게 하면 목사님 같은 능력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 하고 질문에 질문을 거듭했다. 성장하는 사람은 역시 자세부터 다르다. 그들은 배우는데 부끄러움을 개의치 않는다. 성공자를 모방하려 애쓰고 하나라도 더 배우고 익히려 몸부림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세베리노 목사의 소개로 단에 오르신 목사님은 성령에 붙들리신 것이 분명했다. 그 어느 때보다 넘치는 에너지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셨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신 분입니다. 그런데 그 하나님이 바로 우리 아버지입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함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를 수 있는 특권을 얻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지식이 없어 멸망합니다. 하나님을 몰라 멸망하는 것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이 가난하고 병들고 고통당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입니다.

하나님은 부자 중에 부자이십니다. 부자 아버지를 둔 자녀들은 동일하게 부자입니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고 못할 것이 없으신 분입니다. 그런데 왜 병들고 고통당하고 있어야 합니까? 이는 하나님이 아버지가 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신분을 똑바로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왕의 자녀요, 예수 그리스도의 형제입니다. 무엇이든지 그분께 구하면 응답해주신다는 약속을 받은 자들입니다.

왜 구하지 않습니까? 왜 찾지 않습니까? 왜 두드리지 않습니까? 하나님은 무엇이든 하실 수 있는 전지전능하신 분이지만 그분도 못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하나님은 거짓말을 못하십니다. 목발을 버리고 걷게 해 달라 구하세요. 눈을 뜨게 해 달라 구하세요. 각색 질병을 고쳐달라고 구하세요. 하나밖에 없는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내어주신 분이 무엇을 안주실까봐 의심합니까? 지금입니다. 지금입니다. 간절히 예수를 부르며 통성으로 기도합시다!”

성전을 가득 메운 성도들은 두 손을 높이 들고 간절히 부르짖으며 기도하였다. 하나님은 성령으로 임재 하셨고, 처처에서 더러운 귀신들이 소리를 지르며 요동하였다. 마치 회중 가운데 포탄이 터진 듯 쓰러져 요동하는 성도들로 아수라장이었다. 목사님은 세베리노 목사에게도 귀신을 쫓으라고 명령하셨다. 그도 그의 사모도 목사님의 명령에 따라 귀신들을 쫓기 시작했다. 동일한 역사가 나타났다. 바르키시메토에 성령의 불이 떨어져 뜨겁게 불타고 있었던 것이다. 한차례 회오리가 지난 후, 모두가 두 손을 들고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찬양했다. 정말 천국이 따로 없었다. 모두가 성령으로 충만하여 눈물을 흘리고 기쁨으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었다.

예배를 마치고 바리나스로 돌아가기에 앞서 사무실로 한 기자가 찾아와 목사님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발렌시아(Valencia)에서 4시간을 달려왔다며 목사님을 보자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그는 발렌시아 신문의 편집장인 로돌포(Rodolfo) 박사였다. 그는 목사님의 손을 꼭 잡고 목사님께서 이 나라를 변화시켜줄 것을 간절히 요청했다. 목사님은 그의 머리에 손을 얹고 간절히 기도해주셨다. 그는 온몸을 떨며 울부짖듯 기도하였다. 정말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모든 집회 일정을 마치고 바리나스 공항을 나서는데 가슴에 훈장을 가득 달고 있는 한 늙은 군인이 목사님의 손을 꼭 잡았다. 그의 복장은 매우 엄격해보였지만, 그의 얼굴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너무도 아쉬워하며 울먹이는 표정으로 목사님을 배웅하고 있었다. 베네수엘라를 떠나며 그동안 쌓였던 모든 피로가 그 노병의 해맑은 미소 하나로 다 풀리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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