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알라
한 스무 해쯤 전일까? 어느 노부부에게 일어난 웃지 못 할 사건이다. 하루는 노부부의 집에 결혼한 딸이 놀러왔다.
딸은 찬거리와 과일이라도 몇 가지 사갈 요량으로 마트에 들렀다. 과일 코너에서는 키위를 팔고 있었는데, 그 당시만 하여도 수입과일은 값이 비쌀 뿐 아니라 물량도 많지 않아 구하기 힘든 아주 귀한 것이었다.
‘엄마가 요즘 이가 안 좋으시다 하니까 좀 비싸긴 해도 키위를 사다드려야겠다.’싶어 딸은 제법 큰돈을 들여 키위를 사가지고 부모님 집에 갔다. 부모님과 함께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다 저녁때가 되었다.
“엄마, 나 이제 가야겠어요. 부엌에 찬거리랑 과일 사다 놓았으니까 드셔요.”
“언제 뭘 그런 걸 사다 놓았니? 그래 잘 먹을게.”
딸은 제 집으로 가고, 어머니는 딸이 사다 놓은 찬거리를 정리하러 부엌으로 들어갔다. 그 때 검은 봉지에 담긴 키위를 발견하였는데, 문제는 어머니가 키위를 본 것이 이때가 생전 처음이었다는 것이다.
“이게 뭐지? 영감, 이리 좀 와 봐요. 딸애가 찬거리라고 사다 놓은 건데 이게 뭔지 도무지 모르겠어서 그래요.”
남편은 이리 저리 살펴보더니,
“감자 같은데?”
“무슨 감자가 털이 났대. 만져 봐요. 털 났잖아. 속도 파래. 씨도 보이고.”
“어, 그러네. 흠. 그럼 양감자인가 보다.”
“양감자? 이게 물 건너 수입해 들여온 외국 감자라는 거예요?”
“모양새가 그런데 뭘. 이따 저녁때 반찬으로 먹어 봅시다.”
“안 그래도 된장찌개 끓이려고 했는데 그 때 넣어 먹어야겠네.”
그날 저녁 노부부는 그 귀하디귀한 키위를 넣고 끓인 시큼한 된장찌개를 먹었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다.
우리는 종종 우리에게 주어진 것의 가치를 모른 채 살아간다. 가치를 모르면 귀한 것이 귀한 것인지 모르게 된다.
혹 우리는 주님이 주신 것들에 대해 노 부부처럼 하고 있지 않은가. 된장찌개에 키위를 넣어 된장찌개 맛도 버리고 키위도 버리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은가?
“내 백성이 지식이 없으므로 망하는도다”(호4:6).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 그들이 그것을 발로 밟고 돌이켜 너희를 찢어 상하게 할까 염려하라”(마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