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세계 최대의 자동차 회사이자 미국 자동차 역사의 산증인 GM(General Motors)이 파산 위기에 처해 있다. GM이 파산할 경우, 미국 경제는 물론이요, 세계 경제계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현재 GM의 회생여부는 미 국민을 비롯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민감한 이슈이다.
사실 미국의 자동차 산업은 20세기 미국 경제를 견인해 온 미국 제조업 그 자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GM의 고급차 브랜드 캐딜락은 소유하였다는 것만으로 소유자의 경제적 지위를 가늠할 수 있는 부(富)의 상징과도 같다. 그 캐딜락을 만들어내는 회사가 파산 위기에 처하다니!
중국 송(宋)대 시인 양만리(楊萬里)의 시구에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구절이 있다.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뜻이다. 나는 새를 떨어트린다는 세도가라도, 돌덩이를 금덩이로 둔갑시키는 마이더스(Midas)의 손이라도, 당대 최고의 미모를 자랑하는 경국지색(傾國之色)일지라도 그 찬란한 시절이 언제까지나 계속되지는 않는다.
흥(興)할 때가 있으면 망(亡)할 때가 있는 법이고, 성(盛)할 때가 있으면 쇠(衰)할 때도 있는 법이다.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 같던 로마제국의 영광도 북방민족의 침공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고, 무적함대라 불리며 유럽 해상 무역의 패권을 장악하였던 스페인 역시 영국과의 해전에서 패하여 ‘해가 지지 않는 나라’의 칭호를 넘겨주어야 했다. 영국은 또 어떤가? 식민지 국가의 피와 땀으로 막대한 부를 이룩하였지만 두 번의 세계전쟁으로 몰락하지 않았는가. 이렇듯 인류 역사를 돌이켜 보아도 열흘 붉은 꽃이 없다. 우리는 칼과 전대로 건설되었던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의 균열을 목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생에 순풍을 만났다 하여 크게 웃을 일도 없거니와 한파에 주저앉아 울 것도 없다.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 아니겠는가. 근심과 염려로 머리털을 희게 할 수 있으랴. 키를 한 자 더할 수 있으랴. 그저 이 모든 역사 흐름의 주관자를 경배할 뿐이라.
“그들에게 일어난 이런 일은 본보기가 되고 또한 말세를 만난 우리를 깨우치기 위하여 기록되었느니라. 그런즉 선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10: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