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順從)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전파되던 초창기에 침례교 선교사로 우리나라에 온 말콤 C. 펜윅이라는 분의 일화다.
어느 날, 펜윅 선교사는 그의 제자들에게 무를 하나씩 나눠주며 말했다. “무 잎을 땅에, 무가 하늘을 보게 심고 오세요.” 그러자 다들 서로 얼굴을 쳐다보았다. ‘선생님이 왜 저러시나?’ 하는 표정들이었다. 그들은 선교사가 나가기가 무섭게 한 마디씩 했다. “서양 무는 다른가?”, “무가 열매인 줄 아시나?” 그래서 그들은 결국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모르는 건 가르쳐드려야 해.” 하여 제자 모두는 밭에 가서 무를 제대로 심고 돌아왔다. 선생님의 지시를 무시하고. 그런데 한 제자는 조용히 밭으로 나가 선생님이 심으라는 대로 무가 하늘을 보게 심고 들어왔다.
펜윅 선교사가 다시 제자 앞에 섰다. “밭에 나가보니 한 사람만 내가 지시한 대로 심었더군요. 여러분은 스승인 내 말에 불순종한 것입니다. 내가 무 심는 법을 몰라서 그렇게 지시한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순종을 보고 싶어서였습니다. 여러분 안에 있는 지식을 빼내야 순종하는 하나님의 종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순종(順從)은 내 생각과 내 지식, 내 뜻을 다 빼낼 때 가능하다. 내 생각과 다르더라도, 내 지식으로는 수용되지 않더라도, 내 뜻과는 상반되더라도 순전하게 따르는 것이 순종이다.
무가 하늘을 보게 심는 것과 같은 일이 성경에는 많다. 때가 이르지 않은 무화과에서 열매를 내노라 하는 것, 갓 젖을 뗀 어린 나귀를 쓰시겠다 하는 것 등등…. ‘옳지 않다’, ‘때가 아니다’라고 토를 달고 싶어진다. 그러나 토 달지 않고 따르는 것, 그것이 순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