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부정을 하면 네 자녀가 망한다
뚝스테펙(Tuxtepec)은 우리를 가장 성대히 영접해주었다. 라파엘(Rafael) 목사의 교인들이 각 부족들의 전통의상을 차려입고 꽃다발을 들고 태극기와 멕시코 국기를 흔들며 우리를 환영해주었던 것이다. 에두아르도(Eduardo) 뚝스테펙 부시장이 대표로 나와 환영사를 해주었다.
“목사님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이 땅에 오셨으니 마음껏 축복해주시고 내 집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시길 바랍니다.”
라파엘 목사가 한국의 영성세미나에 다녀간 흔적이 역력했다. 그는 권력자들을 활용할 줄 알았고, 어떻게 대접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있었다. 시장을 접촉하여 집회장소를 무료임대하고, 국회의원 출마자를 활용하여 모든 숙박비를 해결해놓고 있었다.
에두아르도 부시장은 전형적인 관료이면서도 장수하는 비결을 터득하고 있었다. 점심식사에 초대하며 그가 들려준 이야기는 아주 평범한 진리지만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기에 소개한다.
그는 지금까지 4명의 시장을 섬겨왔다고 한다. 이제 그는 차기 시장에 출마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그에겐 그토록 장수하는 관료로 남아있는 비결이 있었다. 권력이란 늘 수많은 유혹에 노출되기 마련이다. 갖가지 청탁이나 이권 등이 난무하는 가운데서 그가 수많은 유혹을 이기고 그토록 장수하고 있는 비결은 다름 아닌 아버지의 가르침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70이 넘은 고령에 병들어 누워있지만, 그는 아버지를 깊이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30세에 홀로 되었지만 자식들을 기르기 위해 재혼하지 않고 지금까지 혼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그는 병들어 누워있는 아비를 찾아 조언을 구하곤 한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가 그에게 남긴 교훈은 모든 권력자들이 깊이 새겨야할 금언이 아닐 수 없었다.
“네가 부정을 저지르면 네 자녀가 망한다는 것을 명심해라.”
자녀가 귀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으랴? 그런데 권력이 있다고 스스로 눈앞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부정을 저지르고 세상과 타협하다보면 반드시 그 문제가 드러나게 되고 그로 인해 가족이 치명타를 당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가 역사를 통해, 또한 국내 정치를 통해 숱하게 보고 듣는 사건들이다. 에두아르도 부시장은 아버지의 교훈을 가슴 깊이 새기고 맡은 일에만 최선을 다하려 애썼다고 한다. 그런 그를 모두가 신임하였기에 시장이 4명이나 바뀌는 가운데에서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목사님은 그의 이야기를 듣고 ‘참으로 귀한 아버지를 두셨지만, 그 교훈을 듣고 지켜온 당신이 더욱 위대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위대한 말을 하는 자보다 그 말을 듣고 실천하는 자가 더욱 위대하다는 말씀이다.
첫날 집회를 마치고 집회 이튿날 째 아침, 시장이 목사님을 만나러 숙소로 온다는 전갈을 받았다. 시장은 8시에 온다더니 9시가 넘어서야 나타났다. 그는 매우 젊어보였다. 38세의 구스타보(Gustavo) 시장은 멕시코 전통상의를 걸치고 나타났다. 목사님은 거의 1시간을 기다린 셈이었다. 목사님의 성격상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목사님이 1시간이나 그것도 아들 벌되는 시장을 기다려준 것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이곳에서 목사님을 도와줄 자는 오직 시장뿐이었기 때문이다. 첫날 집회는 여러모로 참담했다. 목사님은 TV광고를 원했고, 집회장의 물웅덩이를 제거하는 작업도 필요했다. 집회장에 필요한 집기들도 많았다. 시장의 힘이 절실했기에 목사님은 목적을 위해 자존심을 버리신 것이다. ‘당장 전쟁의 승패가 달린 마당에 자존심이 무슨 소용인가? 전쟁의 승리를 위해서는 적과도 동침하는 것이 전략이거늘, 이 집회의 성공을 위해서 무엇을 못하겠는가’ 하는 것이 목사님의 솔직한 심정이었던 것이다.
목사님은 젊은 시장에게 정치의 노하우, 도시 발전을 위한 방안들을 설명하시고 그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주셨다. 그리고 장차 대통령의 꿈을 키우며 열심히 정진해 나가라고 격려해주셨다. 구스타보 시장은 목사님께 거듭 사의(謝意)를 표했다. 목사님께 완전히 매료된 듯, 그는 주일 아침에도 다시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목사님이 TV광고와 집회장 시설관계의 협조를 당부하자 그는 흔쾌히 수락하고 보좌관에게 즉시 이행을 지시했다.
하나님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으신다. 지난 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기도한 목사님께 하나님은 도시의 최고 권력자 구스타보 시장을 보내셔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