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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호 목차 › 나눔의 지혜

카더라 통신

450호 · 2008-10-12

21세기는 정보화 시대라고들 한다. 라디오나 신문, TV같은 고전적인 매체들은 물론이요, 인터넷, 위성, 휴대 전화로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 세계에서 단 하루 동안 제작된 뉴스를 전부 시청하는데 걸리는 시간만 해도 몇 년이 소요된다 하니 현대인들은 미디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헌데 범람하는 미디어 중에서도 유독 살인적인 파급력을 지닌 것이 있다. 다름 아닌 ‘카더라 통신’이다. ‘카더라 통신’이란 어떤 일을 전할 때 확실히 누가 말한 것인지 또는 그 내용이 명확하지 않을 때 ‘~하더라’ 식으로 말하는데, 경상도식 발음 ‘~카더라’에서 유래된 말이다.

중국에는 세 사람이 모이면 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거짓말도 참말로 만들 수 있다는 ‘삼인성시호’(三人成市虎)이라는 고사가 있다. 한 두 사람의 거짓말은 그저 헛소문에 지나지 않지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면 헛소문은 더 이상 헛소문이 아니게 된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 진평왕 시대 서동은 선화공주에 대한 유언비어를 동요로 퍼트려 일국의 공주를 나라에서 쫓아내었다고도 한다.

또한 중세 유럽에서는 흑사병의 원인이 그 마을에 숨어있는 마녀 때문이라는 소문이 퍼져, 애꿎은 사람이 마녀 사냥을 당하였다는 억울한 기록도 전해진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현대판 서동요, 현대판 마녀 사냥은 그 확산 속도와 파괴력에 있어서 과거의 그것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한 번 인터넷에 루머가 퍼지게 되면 이것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데에는 반나절이 채 안 걸린다.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였던 연예인 자살 사건의 이면에는 고약한 악성 루머가 있었다 한다. 놀라운 사실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갈 정도로 무서운 언어폭력 가해자는 자신의 말 한 마디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는지, 자신이 뱉은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는지에 대하여 단 1초도 깊이 생각지 않는다는 점이다. 성경은 이를 분명히 경고한다. “이와 같이 혀도 작은 지체로되 큰 것을 자랑하도다. 보라 얼마나 작은 불이 얼마나 많은 나무를 태우는가”(약3:5).

항상 세 치 혀를 조심하자. 무심코 던진 돌이 개구리를 죽이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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