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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호 목차 › 나눔의 지혜

세 번의 만류

438호 · 2008-07-20

어느 대재벌그룹의 총수와 그의 오른팔과도 같은 참모의 이야기다. 부당한 정치에 환멸을 느낀 회장은 기업 경영을 그만두고 정계에 입문할 뜻을 세웠다. 헌데 그의 참모는 정계 진출을 강력히 만류하였다. 언제나 회장의 편에 서서 어떤 무리한 요구에도 ‘No’라 답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던 참모가 이번에는 완강하게 자기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것이었다.

“회장님께서 직접 정치를 하시는 대신 유망하고 정직한 정치인을 지원하도록 하십시오. 정치는 그에게 맡기고 회장님께서는 국가의 경제 원로로서 자리하신다면 궁극적으로 회장님의 뜻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허나 회장의 반응은 시큰둥하였다.

“필요 없는 얘기 꺼내지도 마시오. 내가 직접 정치를 하겠소.”

“회장님께서 직접 정치를 하시면 앞으로 기업의 경영에도 어려움이 많을 것입니다. 우리 기업이 어려워지면 이는 국가 경제에도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정치를 하셔야 한다면 우선 무소속 인사들을 지원하시고 그들을 주축으로 하여 총선이 끝난 뒤 여당에 대한 불만세력을 결집시켜 정당을 만들어도 늦지 않습니다.”

“아니오. 나는 보다 공격적으로 대응할 생각이야.”

“그렇다면, 회장님. 지금까지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적이 한 번도 없었던 순수한 젊은이들을 모아서 당을 만드십시오. 비록 이번 총선에서 패하더라도 다음 총선, 또 그 다음 총선이 있습니다. 기존 정당과의 차별성을 지닌 참신한 정치 세력은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보게. 자네 왜 이리도 사사건건 반대만 하는가? 그냥 나만 따라오면 될 것 아냐. 무슨 말이 그리 많은가?”

이 사건을 계기로 회장과 그의 참모는 결별을 하였고 결국 회장은 정계에 진출하였으나 그 뜻을 이루기는커녕 막대한 정치 자금을 낭비하였음은 물론, 그 동안 경제인으로써 쌓았던 명예만 실추시키는 꼴이 되고 말았다.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다. 혹시라도 나를 위하여 바른 말을 하여 주는 소중한 사람을 무시하거나 변변치 않게 여기지는 않았는자 자신을 돌아보자. ‘훈계에 착심하며 자식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라’(잠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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