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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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호 목차 › 옹달샘

바람 맞으셨군요!

438호 · 2008-07-20

“아주머니, 어딜 가세요? 어딜 가시기에 그렇게 성장을 하셨어요? 너무 멋있으세요.”

막 골목을 빠져나가려는데 슈퍼마켓 아줌마가 야단스럽다. 그런데 그 호들갑이 그리 싫지는 않다.

“아들 만나러. 아들이 오늘 데이트 신청했거든. 나 괜찮아 보여?”

“아휴, 괜찮기만 해요? 아주 멋있어요. 완전 딴 사람 같아요. 다른 때도 좀 그렇게 하고 다니세요.”

정말 모처럼 세상말로 때 빼고 광 좀 냈다. 아침에 아들 녀석이 출근하면서 퇴근시간에 맞춰 회사근처로 나오라고 했다. 엄마랑 둘이 데이트 좀 하잖다. 그 말이 얼마나 하루 종일 마음을 설레게 하는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아들과 데이튼데 처녀 적 그이 만나러 가는 것보다 더 설레네.’

거울 앞에서 이 옷, 저 옷을 입어 본다.

‘마땅히 입을 옷이 없네. 회사 근처에 가면 다른 사람도 보게 될 텐데. 아들 얼굴은 세워줘야 하는데 말야.’

그렇게 버스를 타고 아들이 일러준 대로 회사근처 커피숍에 들어갔다. 먼저 향기로운 커피 한 잔을 시키고 감미로운 음악을 감상하며 아들을 기다렸다. 모처럼의 행복이었다.

그렇게 40분이 흘렀다. 커피숍의 문이 열릴 때마다 혹시 아들 녀석인가 고개를 돌렸다.

‘회사에 무슨 일이 생겼나? 혹시 갑작스런 회의라도 하고 있을지 모르니 전화 해 볼 수도 없고.’

아무리 기다려도 아들에게서는 소식이 없다. 안 되겠다 싶어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무슨 일 있니? 왜 이렇게 안와?”

“나 지금 회사동료 아이 백일잔치에 왔는데, 이 시간에 엄마가 웬일로 전화를 다하고?”

아들 녀석은 아침의 약속을 까마득히 잊은 말투다.

“네가 오늘 엄마랑 데이트하자고 했잖어. 그래서 회사근처에 와서 1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는데.”

“아~. 맞다. 그랬었지. 내가 왜 이러지? 까맣게 잊고 있었네. 엄마 알지? 이 대리 말이야. 이 대리 딸이 오늘 돌이라고해서 아무 생각 없이 다 같이 여기로 와버렸어. 정말 생각도 못했네. 어쩌지? 엄마, 내가 지금 그리루 갈까? 한 30분 정도 걸릴 거야. 엄마, 내가 지금 갈게.”

“아니다. 밥 먹던 중이었나 본데 마저 먹어. 엄만 그냥 들어갈게.”

“엄마, 진짜 미안. 진짜로 죄송해요. 내가 돌았나봐. 생각도 못했어.”

“그래, 됐어. 그만 들어가라. 너무 늦지 말고.”

휴대폰을 끊고 한동안 그냥 앉아 있었다. 하루 종일 흥분되고 설레던 자신이 좀 우습게 여겨져서다.

‘나는 저 만나려고 하루 종일 신경 썼는데, 까맣게 잊었다고? 말이 되냐?’

커피 값을 계산하려고 하니 이게 왜 이렇게 비싼지 가슴이 아리다.

‘무슨 놈의 커피가 이렇게 비싸? 그 돈이면 하루 반찬값은 되겠다.’

애꿎게 커피 값에 화풀이를 하고, 버스를 탔다. 퇴근시간이 좀 지났는데도 길이 막힌다.

‘길은 또 왜 이렇게 막히고 난리야?’

우리 주님의 마음이 많이 상해 있다. 왜? 우리가 주님을 너무 많이 바람맞혀서다. 주님이 강바람, 바닷바람을 많이 맞으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바람을 너무 많이 맞혀서 마음이 많이 상하신 것이다.

‘언제 내가 주님을 바람 맞혔나?’ 하겠지만, 결혼식에 가느라 당신이 주일예배에 빠졌을 때, 주님은 기다리다 지치셨고, 당신이 돈 버느라 철야예배에 안 갔을 때 주님은 또 한 차례 바람을 맞으셨다. 당신이 텔레비전 보느라 기도하던 시간을 잊었을 때 주님은 먼저 와서 당신을 기다리다 수심에 잠기셨다.

‘정말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럴 사정이 있었다.’ 이렇게 변명한들 주님의 상한 마음이 위로될까? 그것 결국 핑계에 불과한 것을. 세상보다, 돈보다 쾌락보다 주님을 먼저 생각하고, 그 분을 사모했더라면 주님을 바람맞히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주님은 우리가 당신을 사랑하기 전에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당신을 죽이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기에 바람 맞으시고도 다시 기다리시고, 또 기다리시지만 언젠가 그 분이 노하시면, 그 때는 우리가 아무리 불러도 대답하지 않으실 것이고, 우리가 나가 기다려도 주님이 우리를 바람맞힐 것이다. 그러면 정말 끝장이다. 그러니 이제 주님을 바람맞히지 말자. 그 분과의 약속을 최우선으로 두자.

“너희는 여호와를 만날만한 때에 찾으라 가까이 계실 때에 그를 부르라 악인은 그 길을, 불의한 자는 그 생각을 버리고 여호와께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그가 긍휼히 여기시리라 우리 하나님께로 나아오라 그가 널리 용서하시리라”(사5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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