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해봅시다
“기도해봅시다.”, “생각해봅시다.”
이 말은 내가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게 부탁을 하거나 약속을 원할 때면 나는 이 말을 하곤 한다. 즉답을 피하는 나만의 방법이다. 예전에는 내 성격이 좀 급한 편인지라 나는 즉석에서 ‘하겠노라’, ‘해주겠노라’고 했었다.
한번은 딱한 사정에 ‘대신 빚을 갚아주겠노라’ 말해놓고 나중에 생각하니 아니다 싶어 번복하려 했지만, ‘목사가 그럴 수 있느냐’는 말에 어쩔 수 없이 돈을 물은 적도 있고, 누굴 아니까 소개해주겠다고 했다가 개망신을 당한 적도 있다. 나는 후에야 그것이 내 스스로 놓은 올무임을 깨달았다. 꽤나 비싼 수험료를 치르고 얻은 교훈인 셈인데, 그 후로 나는 즉답을 피한다. 충분히 기도한 후에, 충분히 생각한 후에 답을 하려 애쓴다.
즉답은 다분히 감정적일 수 있다. 당시 상황에 이끌려 이성을 잃고 감정적으로 대처하다가 큰 손해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더욱이 그것이 평생의 올무가 될 수도 있다. 정치가들이나 경제인들이 기자들이 던지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는 것을 많이 본다. 현명한 처사다. 기자들이 감정을 긁는다고, 아픈 곳을 찌른다고 발끈하여 기분대로 대답했다가는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기 때문이다.
마인드 컨트롤(mind control), 즉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것이 지혜다. 순간이 평생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을 이성으로 다스릴 줄 아는 자, 사람의 생각을 누르고 하나님의 생각으로 전환할 줄 아는 자가 되어야 한다.
“기도해봅시다.”, “생각해봅시다.” 이 말이 당신의 것이 되기를, 그래서 평생 올무에 걸리는 자가 없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