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글씨 크기 보통16
431호 목차 › 커버스토리

인맥은 무형의 인생자산이다

431호 · 2008-06-01

루츠크(Lutsk) 집회를 힘겹게 마친 우리는 남쪽으로 70km를 달려 인구 7만의 작은 도시 코벨(Kovel)에 도착했다. 코벨 집회를 배설한 알렉(Oleg) 목사는 목사님과 우리 일행을 모시기 위해 루츠크의 알렉산드르(Oleksandr) 목사 사택까지 달려왔다. 겉보기에도 그렇지만 대화를 해봐도 알렉산드르 목사와 알렉 목사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알렉산드르 목사와 알렉 목사는 나이차도 거의 20년이나 되지만, 성장배경도 판이했다. 알렉산드르 목사는 순교자적 신앙의 뿌리를 가진 가정에서 순탄하게 성장해왔다면, 알렉 목사는 암흑가의 어두운 과거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새로운 삶을 찾은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삶에 대한 치열함이 벌써 다르다.

알렉산드르 목사는 교회를 7년째 건축하고 있다. 말이 건축 중이지 사실상 자금문제로 중단상태인 셈이다. 그의 사택도 3년째 짓고 있다지만 내부만 거의 완성되었을 뿐, 건물 외부나 정원은 여전히 방치된 상태다. 그러나 그는 서두르는 법도 없고 느긋하다. 목사님을 초치하여 교회건축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하였지만, 그리 갈급해보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목사님은 건축이 중단된 건물을 보시고 마음이 무겁다고 말씀하셨다.

“교회가 짓다 말고 있으니 사람들이 얼마나 비웃을까? 더구나 규모도 작지 않d은데 말이다. 그래서 예수님도 준공하기까지 예산이 얼마나 들지 따져보고 달려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거다(눅14:28). 은행을 두드리고 권력과 재력 있는 자들과 인맥도 형성하고, 해외의 자금이 들어올 수 있도록 기도하며 다각적으로 구하고 찾고 두드려야 한다.”

반면 알렉 목사도 교회를 건축 중인데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는 도시의 시장부터 권력 있는 자, 재력 있는 자들과 인맥을 쌓고 그들을 활용하여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인생에 있어 인맥이라 함은 성공으로 가는 징검다리요, 급할 때 돌려쓸 수 있는 현금이요, 갈아탈 수 있는 말이라고 목사님은 누누이 말씀하신다. 그래서 잠언에도 지혜로운 자는 사람을 얻는다고 말씀하신 거다(잠11:30).

목사님은 루츠크를 찾아온 키르기스스탄의 나빈 선교사에게도 이 점을 강조하셨다.

“내가 너에게 키르기스스탄의 권력자들과 재력가들로 인맥을 형성해준 이유를 망각해서는 안 된다. 이는 네가 그 나라에서 너의 꿈을 펼쳐감에 있어 엄청난 자산인 것이다.”

나빈 선교사는 곧 키르기스스탄의 종교법이 개정되어 그 나라를 떠나야할 것 같다고 보고했다.

“3년이 된 선교사는 일단 이 나라를 떠나라는 것입니다. 곧 새로운 종교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저는 더 있을 수가 없습니다.”

목사님은 키르기스스탄 국적을 취득하면 어떠냐고 말씀하셨다.

“그렇지 않아도 시민권을 주겠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러면 결국 한국국적을 포기해야 해서 그럴 수 없었습니다.”

갑자기 목사님의 언성이 높아지셨다

“나빈아, 복음을 위해서라면 시민권을 따야지. 네 가족 때문에 주저하는 이유는 알겠다만, 우리의 시민권이 어디 있는가? 우리는 천국의 시민권자 아닌가? 주를 위하여 목숨까지 내놓고 가는 길인데 한국 국적이 무어 그리 중요하단 말이냐? 너의 꿈과 비전이 중앙아시아를 복음화 하겠다는 것 아니었느냐?”

목사님의 말씀은 추상과도 같았고 성령의 음성처럼 강력했다. 나빈 선교사는 들어가는 대로 다시 추진해보겠다고 말했다. 목사님의 주님을 향한 불같은 열정은 정말 혀를 내두르게 했다. 주를 향해 나아가는 길에 거추장스런 모든 짐일랑 훌훌 내던질 수 있는 분명한 목표의식이 오늘의 목사님을 만든 힘이라 생각되었다.

알렉 목사는 목사님을 대접함에 있어서도 매우 지혜로웠다. 교회의 사업가들을 불러 목사님을 대접하게 하는 것이 분명 무슨 정보를 얻은 것 같았다. 다음날 찾아온 벨로루시(Belarus)의 레아니드 목사를 보고서야 그 비결을 알 수 있었다. 한국에 다녀 갔던 레아니드 목사가 한국의 경험을 낱낱이 알렉 목사에게 알려준 것이 분명했다(관련기사 4면).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수양의 기름보다 나으니라 (삼상15 : 22 )

루츠크 집회와는 달리 코벨 집회는 매우 뜨거웠다. 알렉 목사 주변에는 암흑가 출신들도 많았지만, 그의 교회는 젊고 매우 활력에 넘쳐보였다. 알렉 목사 자신이 매우 활달하고 친화력이 있었고,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 때문인지 매우 겸손했다. 목사님의 말씀을 늘 경청했고, 목사님을 성심성의껏 모시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벌써 재력가들을 들어 우리 숙소도 마련해놓았고 식사도 미리미리 준비해놓는 것이었다.

알렉 목사는 가장 먼저 이 작은 도시를 찾아주신 목사님께 사의를 표했다.

“목사님처럼 큰 사역을 하시는 분들은 대도시만 찾는데 이렇게 작은 도시까지 손수 와주신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목사님의 사역은 우크라이나 구석구석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목사님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예수님을 매우 사랑하고 친구라고도 말하지만, 나는 그분이 또한 두렵다. 그래서 나는 그분이 가라고 하는 곳이면 크든 작든, 사람이 많든 적든 달려간다. 왜냐하면 그날 나는 그분 앞에 서야하기 때문이다.”

좌중이 숙연해졌다. 가는 곳마다 목사님을 만나는 사람들이 목사님께 감화되는 것은 물론 목사님의 능력 있는 사역이 밑바탕에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 목사님의 순수한 열정에 있다. 모든 삶을 던져 주님께 헌신하는 자세가 말뿐이 아니라 생활자체로 묻어나는 것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루츠크 집회의 냉랭함과는 달리 코벨 성도들은 매우 뜨거웠다. 그들은 열정적으로 찬양했고 표정도 매우 밝았으며,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자세도 매우 진지했다. 통성으로 기도할 때는 알렉 목사부터 정말 간절한 자세로 하나님께 매달리는 모습이었다.

목사님은 병자들을 단으로 불러올려 일일이 안수해주셨다. 더러운 귀신이 드러나 소리를 지르며 요동하며 떠나갔고, 각색 병자들이 예수 이름으로 고침을 받는 역사가 이어졌다. 특히 휠체어를 타고 올라왔던 여인이 고침을 받아 목사님을 태우고 행진할 때는 장내의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알렉 목사는 마치 초대교회의 열기와 흥분을 느낄 수 있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목사님은 모두의 안수를 마치고 집회를 마치시면서 코벨 성도들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남기셨다. 어느 집회를 가건 마지막에 꼭 당부하는 말씀이기도 하였다.

“사랑하는 코벨 성도 여러분, 이제 나 이초석 목사는 떠나가지만, 오늘 여러분에게 임한 주의 성령께서는 세상 끝 날까지 여러분을 떠나지 않으시고 여러분과 함께 하실 것입니다. 부디 성령의 충만함을 잃지 말도록 늘 깨어 기도하며 하나님 자녀의 권세를 누리는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모두가 아쉬운 작별을 표했다. 언제 그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부디 천국에서 만나는 그날까지 하나님의 도우심이 늘 그들과 함께 하기를 기도한다.

431호 다른 글

Text 주일설교
지혜의 말씀
귀를 기울이세요
Cartoon
붕우칼럼
선교기행
나눔의 지혜
구원의 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