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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호 목차 › 선교기행

천국의 로열패밀리

430호 · 2008-08-25

온 가족이 하나님을 섬길 뿐 아니라 교회의 각 파트에서 헌신하는 가정보다 더 축복 받은 가정은 없을 것이다. 아버지는 목사로, 아들들은 행정 및 오디오 엔지니어로, 며느리는 찬양으로, 딸은 유치부 교사로 온 가족이 하나님께 헌신하는 가정을 보았다. 그야말로 천국의 로열패밀리가 아닐 수 없었다. 우크라이나 루츠크(Lutsk) 시로 우리를 초대한 알렉산드르 목사 가정이었다.

우리는 루츠크에 도착한 이튿날 점심에 알렉산드르 목사의 사택으로 초대를 받았다. 그의 집은 넓은 풀밭에 덩그러니 건물만 올라가 있는 듯이 보였다. 사정을 듣고 보니 집을 지은 지 3년이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 자금이 부족하여 완공을 하지 못하고 있단다. 그러나 건물 외관과는 달리 안으로 들어가니 드넓은 거실에 주방과 방들이 잘 꾸며져 있었다. 거실 소파에 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알렉산드르 목사의 가정사로 화제가 옮아갔다. 그런데 그의 가정사는 바로 공산주의와 기독교간의 비극을 담고 있었다.

그의 할아버지는 스탈린 치하에 종교탄압정책에 휘말려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시베리아 유형에 처해져 10년형을 언도받고 시베리아 감옥에 들어갔다. 기독교를 거세게 탄압했던 스탈린 치하에서 목회를 한다는 것은 거의 죽음을 무릅써야 하는 일이었다. 당시에는 교회를 세울 수 없어 가정마다 돌아가며 예배를 드렸고, 그것도 힘들어지자 새벽 5시경에 산 속에 들어가 예배를 드렸다고 한다. 경찰들이 자는 시간을 택했던 것이다.

그런 어려움 속에도 신앙을 잃지 않고 버티다 때론 죽음을 당하기도 하고 시베리아 유형에 처해지기도 하였다. 그의 할아버지는 10년형을 언도받고 시베리아에 7년 반을 갇혀 있던 중, 스탈린 사망 후 석방되어 고향에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 그의 할아버지는 철저한 신앙인이었고 공산주의를 절대 반대하는 사람이었다.

알렉산드르가 어린 시절부터 그의 할아버지는 ‘절대로 방송에서 하는 말들 믿지 말고, 내가 가르치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라’고 강조하셨다고 한다. 그의 할아버지는 워낙 건강해서 함께 감옥에 들어갔던 4명 중 유일하게 혼자 살아나왔을 뿐 아니라 81세까지 건강하게 살다 소천 했다고 한다. 알렉산드르 목사가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며 눈시울을 붉힐 때는 우리 모두도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순교자적 신앙의 뿌리가 이 가정을 지키고 있는 듯했다.

어린 시절,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선생님으로부터 비판을 받았고, 조롱과 멸시의 대상이 되었다.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던 날, 그의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하늘에 올라가 보았지만, 봐라, 하나님은 거기에 없다. 네가 신앙을 버리면 대학에도 갈 수 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공산주의가 무너지고 그 선생님은 몰락하여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다. 어느 날, 알렉산드르 목사의 천국 교회에서 구제 사업 차 가난한 자들에게 구제품을 나누어주고 있는데, 그 구제품을 받으러 온 사람 중에 어린 시절, 자기를 그토록 비판하며 괴롭히던 선생님이 있더란다. 그날, 집으로 돌아간 그 선생님은 너무 충격을 받아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하면서 다시 찾아와 사례를 하며 ‘너의 하나님은 살아계신다’고 고백하더란다.

알렉산드르 목사는 원래 침례교인이었는데 성령을 받고 방언하니 쫓아내더란다. 그때가 소련이 무너진 1991년이었는데, ‘나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그 후 그는 목회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구제 사업에 힘쓰며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고 있다. 현재 그는 루츠크의 본부 교회를 중심으로 22개 지교회를 이끌며 교회연합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교회 사무실 창고에 가보니 유럽 등지에서 온 구제품들이 가득 쌓여있었다. 구제에 힘쓰는 교회였다. 그가 구제에 힘쓰는 것을 본 한 부자가 땅을 내주며 집을 지으라고 했다. 그는 주머니에서 20그리브나를 내보이며 “나는 돈이 없다.”고 했더니 그때부터 모르는 사람들이 돕기 시작하여 집을 짓게 되었다고 한다. 교회도 7년째 건축 중이라며 목사님께 기도를 요청했다.

목사님은 건축현장에 가셔서 두 손을 들고 기도해주시고, 미국 및 유럽 등에서 하나님의 사람들이 찾아와 돕는 역사가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는 목사님이 집에 들어오시는 모습을 보고 할아버지가 생각났다며,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목사님의 사역이 이 나라에 반드시 필요하고, 또한 지금 그 열매가 나타나고 있다며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온 가족 5대가 한집에 모여 살며 자녀들이 각 파트별로 교회 일에 함께 헌신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워 보였다. 목사님은 마지막 날, 그의 집에서 온 가족을 위해 축복 기도해주셨다. 온몸에 땀이 날 정도로 할 수 있는 모든 축복을 다해주셨다. 세례 80주년을 맞이한 96세 할머니, 71세 된 딸, 그리고 알렉산드르 부부, 쌍둥이 아들과 며느리, 딸과 사위, 그리고 손자, 손녀들까지 총 5대가 오순도순 모여 살며 천국 가정을 이루고 있었다. 우리 송장로님네 가정을 떠올리게 하는 천국의 로열패밀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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