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하지 않는 자, 망하기로 작정한 자다
이튿날 오전 실업인 세미나를 앞둔 전날 밤, 저녁식사를 마친 후, 목사님은 디에고 목사에게 물었다.
“내일 아침 세미나 준비는 잘 되어있는가?”
디에고 목사는 걱정 말라는 듯, ‘노 프라불럼(No problem)’을 외쳤다.
그러자 목사님은 세미나 장소를 한 번 가보자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모두 실업인 세미나가 열릴 컨벤션 센터로 향했다.
목사님은 가시는 길에‘지도자는 확인하고 점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세미나 장은 약 2천명은 족히 들어갈 넓은 장소였다. 그러나 우리 눈에 들어온 광경은 빈 공간뿐이었다. 의자도 단상도 보이지 않았다. 밤은 깊었고 당장 내일 아침 10시면 세미나가 시작될 터인데 말이다. 디에고 목사는 설명하기를, 이제 교인들이 기도회가 끝나면 400여명이 몰려와서 밤새 준비를 할 것이란다. 그러니 걱정 마시라는 거다.
목사님은 물으셨다.
“내일 몇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가?”
“약 4천 명에게 초청장을 보냈는데, 천여 명 정도가 꼭 참석하겠다고 회신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의자를 천개 정도 준비했습니다.”
“실업인 천명이 참석하는 세미나면 보통 규모가 아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아무 준비도 안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디에고 목사가 한국의 영성 세미나에 와보지 않아서 그렇다. 우리는 3, 4일 전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하루 전이면 최종 점검하는 수순만 밟는다.”
“목사님, 걱정하지 마세요. 밤을 새서라도 다 마쳐놓겠습니다.”
“그럴 줄 믿지만, 시간이 임박해서는 다 못해놓고 머리만 긁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다. 단 한 번의 세미나이다. 다음이란 말도 통하지 않는다. 실업인들이 와서 무엇을 보고 느끼게 할 것인가? 세미나 장의 준비상태를 보고도 그들이 배울 것이 있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단상의 데커레이션을 위해 아름다운 꽃도 준비하고 세미나 현수막도 뒤에 걸어야 한다. 깨끗한 천으로 쌓인 테이블도 준비하고 의자 세팅도 세심히 신경 써야 한다. 세상에서 하는 세미나보다 월등하다는 소리를 들어야 할 것 아닌가?”
이 대목에 이르러서는 그들도 정신이 번쩍 나는 모양이다. 즉시 전화로 급하게 지시하며 법석을 떤다. 아닌 게 아니라 남미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꼭 해주겠다고 약속해놓고서는 가보면 말짱 도루묵이다. 단지 그들은 두 손을 들며 어깨를 으쓱하고는 “마냐나(Maʼnana, 내일)” 하면 그만이다. 오늘은 못했으니 내일 해주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다음 날 가도 돌아오는 대답은 동일하다. 목사님의 우려가 결코 지나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목사님은 차에서도 일행에게 다시 점검해 보라고 지시하셨다.
아침 7시, 우리는 세미나 장으로 가보았다. 목사님의 우려는 현실이었다. 천여 개의 의자는 쌓여만 있고 의자를 까는 사람은 단 둘이었다. 단상은 견고하지 못하고 흔들거렸고, 음향 스태프들도 아직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그들을 도와 의자를 깔고, 아직 미비한 것들을 지적하며 독려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의 은혜였다. 부랴부랴 옷을 갈아입고 다시 돌아가 보니 아까보다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단상위에 카펫을 깔아 흔들림을 막았고, 단상 양쪽에 화환을 올려놓으니 세미나 장이 한결 밝아 보였다. 입장에 앞서 TV 방송인터뷰로 잠시 시간이 지체되긴 하였지만, 10시를 갓 넘은 시간에 세미나 장으로 입장하시던 목사님은 대체로 흡족한 표정이셨다. 우리는 절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김성자 전도사의 은혜로운 특송으로 세미나 장의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고, 천여 명의 실업인들은 목사님의 강의에 아주 진지한 자세로 경청하였다.
첫날 집회에 하나님의 기사와 표적을 목격한 성도들이 목사님의 독려에 힘입어 전도에 힘쓴 결과 둘째 날부터는 완전히 일신된 분위기로 집회장의 열기는 더해갔고, 성령의 놀라운 역사가 이어졌다. 그 열기를 이어 둘째 날 오전에 열린 목회자 세미나는 “21세기의 회초리”라는 제목으로 광고되었다. 그동안 목사님의 집회와 세미나를 통해 정보를 얻게 된 조나단 목사가 목사님의 메시지를 그렇게 표현한 것이란다.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로 가서
그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잠6 : 6 )
조나단 목사는 그 타이틀을 설명하며 목회자 세미나를 통해 목회자들에게 하나님의 따끔한 말씀을 전해 주십사 요청하였다.
목회자 세미나는 홀리데이인 호텔 연회장에서 열렸다. 시간에 맞춰 등단한 목사님은 먼저 덕담부터 하셨다.
“세계를 다녀보지만 멕시코 사람들처럼 친절하고 순박한 사람들이 없다. 나는 정말 멕시코 사람들이 좋다.”
그러다 목사님은 작심하신 듯 이렇게 말씀하셨다.
“멕시코 사람들은 참 좋은 사람들인데, 그런데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좀 게으른 거 같다.”
통역하던 이 선교사는 웃음을 참지 못하며 통역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머뭇거렸다. 목사님은 단호히 통역하라고 주문하셨다. 그리고 목회 성공의 원칙들을 조목조목 성경을 찾아가며 가르치셨다.
“성경에 게으름은 악이라고까지 말씀하셨다. 성공하려면 먼저 부지런해야 한다. 또한 악하고 게으른 자는 절대로 써서도 안 된다. 게으른 참모는 국가를, 기업을, 교회를 무너뜨리는 주범이다. 그들은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지 않으며, 리더가 무슨 일을 하려하면 부정적이고 안일한 사고로 딴죽을 건다.
다음으로 목회자는 절대로 정직해야 한다. 거짓을 미워하고, 거짓을 죽여 무덤에 묻어버려야 한다. 지도자가 거짓을 일삼으면 어느 누가 따라가겠는가? 거짓말의 아비는 마귀거늘 마귀의 자식이 되어 어찌 하나님의 복을 받을 수 있겠는가? 끝으로 하나님의 능력을 받기 원하는가? 귀신을 좇아내고 병을 고치고 싶은가? 그럼 기도와 금식에 힘써야 한다. 이는 예수의 제자들이 능히 귀신을 쫓지 못하자 예수께서 처리하신 후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말씀이다(막9:25~29). 단적으로 기도하지 않기 때문에 능력이 없는 것이다.
여러분은 하나님의 종이다. 악하고 게으르다가는 그날 그 시에 바깥에서 슬피 울며 이를 갈게 될 것이다. 게으름을 버리고 부지런하며, 거짓을 미워하고 정직히 행하고 기도에 힘쓰면 하나님의 복이 여러분을 따라다닐 것이다. 모두가 목회에 성공하여 하나님께 칭찬 듣는 종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목사님의 가르침에는 추호의 온정도 보이지 않는다. 특히 주의 종들을 교육할 때는 더더욱 그러하다. 지옥을 만드신 하나님의 공의를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하나님은 분명 사랑이시지만, 또한 심판의 하나님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늘 그날을 준비하며 오늘을 살아야 한다. 준비하지 않는 자, 그는 기름을 준비하지 않은 다섯 처녀들처럼 문밖에서 후회의 쓴잔을 삼켜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준비하지 않는 자, 곧 망하기로 작정한 자다. 살아있을 때 부지런히 천국에 보물을 쌓는 지혜로운 자들이 되어야 한다.
